2023년 7월 18일 연중 제15주간 화요일
<심판 날에는 티로와 시돈과 소돔 땅이 너희보다 견디기 쉬울 것이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1,20-24
20 그때에 예수님께서 당신이 기적을 가장 많이 일으키신 고을들을 꾸짖기 시작하셨다.
그들이 회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1 “불행하여라, 너 코라진아! 불행하여라, 너 벳사이다야!
너희에게 일어난 기적들이 티로와 시돈에서 일어났더라면,
그들은 벌써 자루옷을 입고 재를 뒤집어쓰고 회개하였을 것이다.
22 그러니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심판 날에는 티로와 시돈이 너희보다 견디기 쉬울 것이다.
23 그리고 너 카파르나움아, 네가 하늘까지 오를 성싶으냐? 저승까지 떨어질 것이다.
너에게 일어난 기적들이 소돔에서 일어났더라면, 그 고을은 오늘까지 남아 있을 것이다.
24 그러니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심판 날에는 소돔 땅이 너보다 견디기 쉬울 것이다.”
회개하지 않으면
오늘 복음의 주제는 회개할 기회를 주었는데도 회개하지 않으면 엄중하게 심판을 받을 것이라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사람이 세상을 살면서 죄를 짓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어른들은 ‘사는 게 죄다.’라고 말씀하셨나 봅니다. 살아가는 데 우리는 혼자 살 수 없으며 다른 사람과 같이 살아갑니다. 그래서 공동체를 만들어 살아갑니다. 공동체에는 반드시 문화(文化)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그 문화 속에서 사람들은 섞여서 사는 것입니다. 문화를 만들기도 하고 문화를 따르기도 합니다. 그 문화 속에 흡수되거나 동화되지 않는다면 그는 그 공동체에서 살아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문화는 공동체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문화란 한 사회의 개인이나 인간 집단이 자연을 변화시켜온 물질적·정신적 과정의 모든 산물이기 때문입니다.
문화는 학습하면서 생성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하느님에게 짓게 되는 죄도 문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학습되거나 악습으로 체득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 악마는 간교한 술수를 활용해서 인간을 죄로 이끌 것입니다. 교회에서는 그 자체가 죄이면서 다른 죄와 악습을 일으키는 일곱 가지 죄의 근원을 칠죄종(七罪宗)이라고 가르쳐왔습니다. 이 죄의 근원 때문에 인간은 죄악의 사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악마는 인간을 죄악의 사슬로 묶어두려고 하는 것입니다. 사실 이 일곱 가지 죄의 근원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인간은 얼마나 행복하겠습니까? 그러나 우리는 그런 문화 속에 살고 있습니다. 그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① 교만: superbia(라틴어), pride(영어) 옛 교리서에는 교오(驕傲)
② 인색: avaritia(라틴어), greed(영어) 옛 교리서에는 간린(慳吝)
③ 시기(질투): invidia(라틴어), envy(영어) 시기(猜忌)
④ 분노: ira(라틴어), anger(영어), wrath(영어) 분노(忿怒)
⑤ 음욕: luxuria(라틴어), lust(영어) 옛 교리서에는 미색(美色)
⑥ 탐욕(탐식): gula(라틴어), gluttony(영어) 옛 교리서에는 탐도(貪賭)
⑦ 나태: acedia(라틴어), pigritia(라틴어), sloth(영어) 옛 교리서에는 해태(懈怠)
사람에게는 모든 일과 매 순간 결단이 필요합니다. 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도 결단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죄의 사슬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생활에서 겸손하고, 공손하게 살려고 노력한다면 교만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나누고 봉사하면서 산다면 인색한 삶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인자하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살려고 노력한다면 시기 질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친절과 부드러운 마음으로 너그럽게 산다면 화를 내거나 마음 상하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정결하게 살려고 노력한다면 음욕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재물에 욕심을 버리고, 음식을 과도하게 탐하는 것도 죄가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게으른 것도 죄의 원인이 됩니다. 언제나 부지런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인간은 그렇게 잘 살지 못합니다. 언제나 7죄종과 그 결과인 죄에 빠져서 살아갑니다. 그래서 곧 뉘우치고 다시는 잘못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런 사람은 회개하고 하느님께 용서를 청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논어의 위령공편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자왈 ; 과이불개 시위과의
子曰 ; 過而不改 是謂過矣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 것을 바로 잘못이라 한다.”
죄를 짓고 고치지 않으면 그것이 바로 죄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회개할 기회를 주었는데도 회개하지 않는 사람들은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엄중하게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우리는 죄의 사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더욱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물에서 건져 냈다고 해서 그 이름을 모세라 하였다. 그는 자란 뒤, 자기 동포들이 있는 데로 나갔다.>
▥ 탈출기의 말씀입니다. 2,1-15ㄴ
그 무렵 1 레위 집안의 어떤 남자가 레위의 딸을 아내로 맞이하였다.
2 그 여자가 임신하여 아들을 낳았는데, 그 아기가 잘생긴 것을 보고 석 달 동안 그를 숨겨 길렀다.
3 그러나 더 숨겨 둘 수가 없게 되자, 왕골 상자를 가져다 역청과 송진을 바르고,
그 안에 아기를 뉘어 강가 갈대 사이에 놓아두었다.
4 그리고 아기의 누이가 멀찍이 서서 아기가 어떻게 되는지 지켜보고 있었다.
5 마침 파라오의 딸이 목욕하러 강으로 내려왔다.
시녀들은 강가를 거닐고 있었는데, 공주가 갈대 사이에 있는 상자를 보고,
여종 하나를 보내어 그것을 가져오게 하였다.
6 그것을 열어 보니 아기가 울고 있었다. 공주는 그 아기를 불쌍히 여기며,
“이 아기는 히브리인들의 아이 가운데 하나로구나.” 하였다.
7 그러자 아기의 누이가 나서서 파라오의 딸에게 말하였다.
“제가 가서, 공주님 대신 아기에게 젖을 먹일 히브리인 유모를 하나 불러다 드릴까요?”
8 파라오의 딸이 “그래, 가거라.” 하자, 그 처녀가 가서 아기의 어머니를 불러왔다.
9 파라오의 딸이 그에게 말하였다. “이 아기를 데려다 나 대신 젖을 먹여 주게. 내가 직접 그대에게 삯을 주겠네.”
그리하여 그 여인은 아기를 데려다 젖을 먹였다.
10 아이가 자라자 그 여인은 아이를 파라오의 딸에게 데려갔다. 공주는 그 아이를 아들로 삼고,
“내가 그를 물에서 건져 냈다.” 하면서 그 이름을 모세라 하였다.
11 모세가 자란 뒤 어느 날, 그는 자기 동포들이 있는 데로 나갔다가, 그들이 강제 노동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때 그는 이집트 사람 하나가 자기 동포 히브리 사람을 때리는 것을 보고,
12 이리저리 살펴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한 뒤에, 그 이집트인을 때려죽이고서 모래 속에 묻어 감추었다.
13 그가 이튿날 다시 나가서 보니, 히브리 사람 둘이 싸우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잘못한 사람에게 “당신은 왜 동족을 때리시오?” 하고 말하였다.
14 그자는 “누가 당신을 우리의 지도자와 판관으로 세우기라도 했소?
당신은 이집트인을 죽였듯이 나도 죽일 작정이오?” 하고 대꾸하였다.
그러자 모세는 “이 일이 정말 탄로 나고야 말았구나.” 하면서 두려워하였다.
15 파라오는 그 일을 전해 듣고 모세를 죽이려 하였다. 그래서 모세는 파라오를 피하여 도망쳐서,
미디안 땅에 자리 잡기로 하였다.
축일7월 18일 성녀 심포로사 (Symphorosa)와 일곱 아들들
신분 : 순교자
활동 연도 : +138년경
같은 이름 : 신포로사, 씸뽀로사, 씸포로사
오래된 순교 행전에 따르면, 성녀 심포로사는 그리스도교로 개종한 후 순교한 로마의 호민관 성 게툴리우스(Getulius, 6월 10일)의 아내로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그리스도교 박해 당시 로마 근교 티볼리(Tivoli)에서 일곱 아들과 함께 살고 있었다. 황제는 티볼리에 호화스러운 새 궁전을 짓고 그 궁전의 운명이 성녀 심포로사 가족이 바치는 희생 제사에 좌우된다는 신탁을 듣고 깜짝 놀랐다. 황제는 성녀 심포로사 가족을 신전으로 유인하려다 성공하지 못하자 성녀 심포로사를 헤르쿨레스(Hercules) 신전으로 끌고 오라고 명령했다. 성녀 심포로사는 남편과 같이 순교할 결심을 하고 황제의 요구를 용감하게 거절했다. 황제는 그녀에게 갖가지 고문을 자행한 다음 목에 무거운 돌을 매달아 아니에네(Aniene)강에 던져 버렸다. 티볼리 의회 의원이던 그녀의 오빠가 시신을 수습해 도시 외곽에 묻어주었다.
다음날 황제는 신들에게 희생 제사를 바치기 위해 성녀 심포로사의 일곱 아들을 불러들였다. 그들의 이름은 성 크레스켄스(Crescens), 성 율리아누스(Julianus), 성 네메시우스(Nemesius), 성 프리미티부스(Primitivus), 성 유스티누스(Justinus), 성 스탁테우스(Stacteus) 그리고 성 에우게니우스(Eugenius)이다. 일곱 아들 역시 부모처럼 이교 신상에 희생 제사 바치기를 거부하고 끝까지 신앙을 지켰다. 황제는 그들 모두를 헤르쿨레스 신전 공사를 위해 세워둔 7개의 말뚝에 묶은 뒤 각기 다른 방법으로 고문한 후 처형하였다. 그리고 그들의 시신을 궁전에 있는 깊은 도랑에 던져버렸다. 그 후 1년 반 정도 박해가 잠잠해지자 신자들이 순교자들의 시신을 로마 인근 티부르티나 가도(Via Tiburtina)로 이장하였다.
옛 순교 행전이 전하는 성녀 심포로사와 일곱 아들의 순교 이야기에 대한 신빙성을 식별하기는 어렵다. 자료에 따라 일곱 아들의 이름이 서로 다르게 전해지기도 한다. 1970년 이후 간행된 “로마 순교록”은 7월 18일 목록에서 성녀 심포로사와 옛 순교 행전에 나오는 일곱 명의 아들 순교자의 이름과 유해 발견 사실을 기록하고 있다. 그들의 유해는 752년 교황 스테파누스 2세(Stephanus II)에 의해 로마의 어시장(Pescheria)과 가까운 성 안젤로(Angelo) 성당 제단에 안치됐다고 한다. 그리고 17세기에 보시오(Bosio)가 로마에서 약 15km 정도 떨어진 티부르티나 가도에서 대성당 유적을 발견했는데, 이 대성당이 성녀 심포로사와 그녀의 일곱 아들의 무덤 위에 건립되었음을 확인했다. 1610년에 발견된 석관에는 “여기에 스테파누스 2세 교황에 의해 이장된 순교자 성녀 심포로사와 그녀의 남편 성 게툴리우스와 그의 아들들의 유해가 있다.”라는 비문이 새겨져 있었다. 이들은 모두 티볼리 교구의 수호성인으로 공경을 받고 있다. 성녀 심포로사는 이탈리아어로는 신포로사(Sinforosa)라고 부른다.
오늘 축일을 맞은 심포로사 자매와 그 아들들에게 주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길 기도합니다.
야고보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