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밤새 페북이 난리가 났다. 아마 조국 사태 이후 처음인 듯하다. 이번에 새삼 깨달았다. 페북은 아재의 놀이터라는 걸. 참고로 다른 플랫폼의 여론은 사뭇 다르다.
그 수많은 자칭 리뷰와 코멘트에는 가장 중요한 게 없었다.
노래 얘기가 없다.
가수가 컴백 공연을 했는데,
노래 얘기를 안 한다(또는 못 한다). 사회적 비용이 어떻고 공간의 역사성과 상징성이 어떻고 하는 얘기만 있다. 왜 아티스트 얘기는 안 하고 소속사 사장 얘기만 하나? 왜 콘텐츠 얘기는 없고 플랫폼 얘기만 있나?
아재들은 도대체 방탄의 컴백 공연에 무엇을 기대했던 것인가. 그들이 공연에서 무엇을 보여주길 바랐는가. 민주화의 성지니까 임을 위한 행진곡이라도 불러주길 바랐는가, 아니면 왕조의 유산이니까 강강수월래라도 하길 원했는가. 광화문 광장씩이나 내줬으니, 그래, 니들이 얼마나 잘하나 보자 하고 팔짱끼고 1시간을 지켜본 건 아닌가.
방탄이 4년 만에 'MIC Drop'을 불렀고, 노래 마지막에 슈가가 마이크를 일부러 떨어뜨렸다. 이 퍼포먼스가 아미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아시는가. 공연 마지막 앵콜곡으로 떼창을 연출한 '소우주'의 메시지가 무엇인지 아시는가. 내 아미 딸은 슈가 퍼포먼스 때 비명을 질렀고 소우주 떼창 때는 울면서 노래를 불렀다. 아재 여러분은 진정 공연을 즐길 준비를 했었는가.
Let me, honey, talk about the business / Everybody know now where the Kis / 어디까지 가니 이런 제길 / 저주하니 아직? 흉즉대길 Pardon 김구 선생님 tell me how you feel / 영어는 또 나밖에 못 해 but that is how we kill / 눈만 또 허벌나게 큰 너희가 말하길 / Are they for real? For real?
방탄의 새 앨범 'Arirang'에 들어간 'Aliens'의 가사 일부다. 신랄하다. '눈만 허벌나게 큰' 서양인에게 자신들은 외계인이라고 노래한다. 이 얼마나 강력한 카운터 펀치인가? '눈 작은' 한국 청년들이 '눈만 큰 너희'라고 서양인을 부른다. 이 노래에는 다음 대목도 있다.
'From the 가나 to the 하 / 우리 보고 배워놔 / Yeah we aliens / If you wanna hit my house / 신발은 벗어놔 / Yeah we aliens // 어쩜 그래 shameless / 예의를 차려 we aliens / 해는 동쪽에서 risin' / Aliens, aliens'
서양에 진출해 서양인의 눈에 들어야 하는 청년 아티스트가 서양인에게 가나다라를 가르치고, 우리집에 오려면 신발 벗고 들어오라고 꾸짖고, 해는 동쪽에서 뜬다고 노래한다.
서양문화에 이렇게 정면으로 맞선 한국인을 본 적이 있는가. 이 정도 메시지면 무서울 정도로 한국적인 것 아닌가? 이 노래 덕분에 전 세계 아미들이 한국인 집에 들어오려면 신발부터 벗지 않을까? 김구 선생님이 누구인지 챗pt에 물어보는 아미들도 수두룩할 테고. 밥 딜런이 무슨 별난 퍼포먼스를 했는가. 가수가 제가 말하려는 바를 노래로 부르면 되는 것 아닌가.
공공재 얘기를 자꾸 하던데 이 시대 BTS만큼 글로벌한 한국 콘텐츠가 또 어디에 있는가. 내가 모르는 장르는 공공재가 아닌가. 뉴욕 타임스퀘어와 파리 에펠탑광장은 공공재 아니었던가. 한국 청년들이 거기에서 한 공연에 그래 무슨 공공의 메시지가 있었나. 왕이나 드나들던 길이라고? 하고한 날 온종일
외국인으로 그득하던데?
넷플릭스만 돈을 벌어줬다고? 넷플릭스 덕분에 오징어게임의 뽑기와 구슬치기가, 케데헌의 김밥과 갓이 서양에 알려진 건 아니고? 넥플릭스를 뭐라 할 게 아니라 그만큼 강력한 플랫폼을 갖지 못한 우리를 탓해야 하는 건 아닌가. 넷플릭스는 우리에게 없는 언로를 한방에 뚫어줬다.
공연의 완성도는 아마도 연출진을 따로 만나면 어마어마한 얘기를 들을 것 같다. 이건 이래서 안 되고 저건 저래서 안 되고 그래서 결국 타협한 꼴이 어제 공연이었을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한국의 공무원은 테러를 걱정하고 있었으니까. 나는 광화문 광장에 깐 저 의자들부터 마음에 안 들었다. 아미들은 오빠들 생일이라고 돈 모아 묘목을 사서 나무를 심는 청년들이다.
허접했다는 뇌피셜만 읊지 말고 해외 반응을 보시라. 방탄 신곡이 점령한 전 세계 음원 차트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 청년들이 열심히 살아서 여기까지 왔다. 어른이라면 대견하게 여기고 너그럽게 봐줘야 옳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 언젠가도 포스팅했지만 방탄 니들은 얼른 해외로 나가라. 가서 돌아오지 말아라. 제 나라보다 더 높이 쳐주는 외국에서 잔소리 안 듣고 눈치 안 보고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살아라.
첫댓글 저 언론인이 속시원하게 글을 잘써주셨네요.
상식있는 사람들은 다 알죠. 방탄의 위상과 가치를...
그냥 시기 질투 쯤으로 생각합니다.
해외에서 방탄의 위상과 가치는 어마어마 합니다.
아이고
유튜브에 게나 고동이나 다 나와서
이러쿵저러쿵 bts깎아 내리는
잡설들을 보고 기가 찼습니다
그 많은 인파에 사고 없이 잘 마무리한 것만으로 얼마나 고마운지요
정말 애국이 뭔지 똥인지 된장인지 구별도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손민호님 리뷰처럼 제발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신곡 모두 다운받아서 들어봤는데
처음에는 고개를 갸우뚱
bts색깔도 없고 뭔가 싱거운 듯한 느낌이었는데
주로 차 안에서 오가며 듣고 있는데
친하게 다가가자고 계속 들었더니
역시 우리 한국의 아이돌, 세계의 아이돌 bts가 또 해냈다는
느낌이 확 왔습니다
일곱 명의 목소리가 여기저기 튀어나오고
요즈음 행복합니다
리진님
이 글 올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도 방탄소년단을 2017년부터 알았기에 데뷔 초기의 그들이 힙합 밴드라는 것을 잠시 잊고 'Permission to Dance'나 'Butter' 같은 가볍고 달콤한 곡에 익숙해져서 이번 앨범은 낯설고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어떤 젊은 음악인의 리뷰를 보니, 자기 같은 음악인들은 무척 좋아할 곡들이라고 하더군요.
이젠 그들의 실력이 입증되었고 위상도 있으니 다시 그들만의 힙한 음악으로 돌아간 것이죠. 새롭게 더 멋지게 국내용이 아니라 해외를 겨냥했으니 영어가 많았다고 합니다. 다행히 국내에서는 왈가왈부했지만, 뉴욕 타임스도 BBC도 기타 해외 평단은 거의 호평 일색입니다.
누가 뭐래도 방탄소년단은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자격이 있으니 아미들은 즐기고 응원해주면 됩니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애국심과 진심을 믿으니까요.
리진님 오랫만이네요
반갑습니다^^
못뵌지 일년이 다 되어가지요?
지나치지 않으시고 인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내 건강하세요.~^^
@리진 돌아온 방탄소년단 처럼 ~ 리진님께서도
그 아끼시던 월팝방에 컴백하셔야죠
모두다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서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