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커덩 한 문이 열리고 삭막한 복도를지나면
또 철커덩하고 한문을 열어야 가던 그 곳~~
전국의 장기무기의 여자들만 있는
그 곳에서 그녀를 만났다
이름대신 번호로 불리는 그녀들과의
첫 수업, 라포형성의 시간에는
닉네임을 정해서 일년 동안 행해질
예술프로그램시간에 부르기로 했고
그녀의 닉네임은 보리빵이었다.
30대 초반 그곳에 가기 시작해서
근 25년 동안 비슷한 시설들에
치유프로그램을 설계하고 보급했었지만
30대 초반 처음 그 곳에 갔을때는
전날 밤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무기와 장기수라는 것이 어떤것인지
알기에 나는 영화에서 본 조폭의
사나운 이미지를 떠올려 스스로
만들어낸 환상에 갇혀 잠을 설친 것이다
이제는 카드만 대면 열리는 자동문으로
바뀌었지만 그때는 철커덩하는
육중한 금속의 철문이었던 그 통로를
지나 만난 사람들은
그냥 흔히 보는 아가씨,아줌마, 여사님같은
평범한 인상들이었다.
그녀가 보리빵으로 정한 이유는
압구정동 미용실에서 일할때
아침마다 청소하고 같은건물의 빵집에서
갓 구워져 나온 따스한 보리빵과 크라싱을
매일 먹었는데
그때가 사무치게 그립고
그 보리빵도 너무 먹고싶다고 하였다.
나중에 알았지만
그녀는 갑질하던 압구정동사모님의
횡포에 벗어나느라 자기방어로
밀쳤는데 그만 그게 잘못되었다고~~
최고의 변호사를 내세운 피해자측은
합의도 안해주어 고스란히
장기형량을 받았다던가~~~
정말로 큰죄를 지은 사람들은 접촉이 어려워
프로그램에 나오지 못한다
내가 만났던 사람들은 대부분
불운하였지만 사회복귀를 앞둔
사람들이었다
보리빵 외에도 아카시아. 사슴. 인동초.
사랑. 나는 나. 등 다양한 닉네임의
그녀들이 바라는 단순한 소망들은
숲의 산책. 향긋한 빵내음.
머리칼 보송보송 말리기와
잘 때 소등하여 어둠속에서 깊게 잠자기
삼겹살과 치킨먹기. 가족만나기
두 다리 마음껏 뻗고 자기 치마입기 등등
우리가 지금 매일 아무렇지않게
마음대로 하는 일상들이었다
삼년 전부터는 그곳에
프로그램보급하는 일은 그만 두었지만
간간히 생각이 난다
높은 담. 그 안의 그녀들은,
보리빵 그녀도 무사히 나와서
잘 적응하여 살고 있을까~~
첫댓글 철창속의 그녀들을 돌보시는 일을 하셨네요
대단하신 믿음으로 신뢰를 얻으신것 같아요
신입견이 무서운 왠지 두려운 상대
알고보면 똑같은 사람들일 뿐
순간 판단 미스로 또는 급한 성격으로
배고프고 굶주린 마음에 인생을 갈아입은
불쌍하고 안타까운 사람을 돌봐주는
하얀 날개를 단 큰 천사 였군요
오래오래 좋은 일 하셔서 그들에거 기쁨을
알려주세요 건강하세요
전부는 아니지만
일부는 불운으로 그렇게 되었고
프로그램을 통해
작은 성취도 갖고
자존감도 향삼하기도 ~^^
고맙습니다
평온한 저녁되세요 ㅎ
공교롭게 아래의 적토마 님 글에도 언급이 된
갇혀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군요.
그냥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이 대부분일 터이니
섬특한 느낌은 없을터이나 정말 흉악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을 만나면 어떨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특별한 경험 잘 읽었습니다.
네
짝꿍인 적토마님 글 읽고
글소재가 떠올랐어요
정말로 흉악한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는데
눈빛의 기운이 안좋아
그냥 절로 외면~~~
감당못할 기운은
피하는게 상책이지요~^^
그래서 님의 닉이 <늘평화>였을까요.
일찍 젊은 나이에
보통 사람들이 상상만으로 알던 곳을 경험하고
일상적인 행복이 무언가를 님은 일찍
깨달은 것 같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님의 글을 통하여
진정한 행복이 무엇이며
진정한 그리움이 무엇인지를
배달하여 줍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마스크하기
거리두기 등 불평하였던 것에
미안함을 가져 봅니다.
닉이 늘 평화인것은
내가 늘 평화로워서가 아니라
내 안에 참 다양한 내가 있어서
비우면 또 들어서는 그러한 나...
좀 잔잔하라고
늘 평화를 지향하는 것이랍니다 ㅎ
매일 씻는 세수처럼
세심도 그런 것 같아요
24시간 늘 평화로울 수 없는 인간의 숙명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일찍부터 우연히 누가 권고하고 부탁했는데
거절을 못해 그 높은 담안을
드나드는 일을 하긴 했지만
그들의 삶을 통해서
배우는게 많았어요..
콩꽃님
평안한 저녁되세요^^
여기는 종일 덥다가
저녁산책 나가려니 지금 앞이 안 보일정돌
갑자기 소나기가 휘몰아치네요
덕분에 이곳으로 산책왔답니다 ㅎ
좋은일만 하고 사셨으니
복많이 받으실꺼에요
고맙습니다
좋은 일인줄은 모르고
필요한 일이라 닥치는대로
했답니다. 아둔해가지고...ㅎㅎ
어느날 목사님이 오셨다.
여성 찬송대원 몇명과 함께...
뭔 찬송을 듣고 싶냐 하길래
"죄짐 맡은 우리 구주" 를 불러달라 했다.
한평 철창방에 앉아 부르다가 목이 메어
얼마나 울었는지 찬송가 책이 눈물에
다 젖어버렸다.
목사님도 울고 찬송대원도 다 울고...
그러고나서 먹은 수박 한조각...
지금도 그 수박 맛은 내 가슴속에
켠켠이 쌓여있다
어느 날 한 사람이 내게 조그만 메모를 주었어요
선생님 알사탕 먹고 싶어요...
만두도..피자도.
담당하는 교**한 분을 잘 구슬러서
어느 날 강당에서 프로그램해야 한다고
우겨가지고
먹게 했는데
그 표정들이 어찌나 행복해 보이던지...
알 사탕하나의 그 달콤함이..
피자와 만두의 그 맛들이
아마 천상의 음식같았나 모르겠어요.
아마 수박맛도 그러했을꺼에요 ㅎ.
..
@늘 평화
눈물은 카타르시스(정화작용)라고
소크라테스가 말했다하던데 , 회한과
설움의 눈물을 싫컷 쏟아내고 먹은
수박 한조각...맛도 맛이지만 영혼이
바뀌는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오늘 해남 달마산 미황사 가는 길에
담벼락에 얼기설기 엮인
철사를 보고
남편에게 저기가 뭐하는 곳이야
물었더니
교도소ㅡ라는 소리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ㆍ
죄의 값을 치루는 곳으로
생각하기에 앞서
그들의 피붙이
엄마 ㆍ자식들 맘이 어떨까 싶더라구요
상황이 되면
참 고요하고 아름다운 절
해남 미황사에 함 다녀가세요
가끔 장거리 운전하며 지도를 보며
찾아가는 곳에는 항상 절간이 있더라구요
해남 달마산 미황사...
가슴에 담아 놓습니다
유달리 후덥지근하다가
지금 앞이 안 보일정도로 비가 내려붓네요
저녁산책가려다 발이 묶여
여기 마실나와서 밀린 댓글 다는데
참 평화로운 느낌이에요..
내일 오후 일마치고 늘 가던
동학사에 가면 미황사가 생각날것 같아요 ^^
수필방을 조금 기웃거리다가 제목이 좀 색다른듯
하여 글을 읽게 되었네요!
전혀 그런 유사한 경험이 없다보니 영화속에서나
만날듯한 경험담이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과이신지 다음번에
짧게라도 소개 해 주시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