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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전송 2008-07-18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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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리그가 K리그보다 더 나은 프로리그라는 것은 K리그를 비하하는 말이 아니다. 객관적인 조직력, 인프라 그리고 관중수를 볼 때 J리그가 아시아에서 최고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일본 축구에는 돈도 굴러다닌다. 홍명보, 최용수, 황선홍, 안정환을 비롯해 요즘의 김남일까지,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플레이어들이 일본에서 활약했던 이유도 이와 관련이 있다. 저들은 일본에서 뛰며 K리그에서 받는 것보다 더 높은 연봉을 수령했다. 우리는 지난 여름 J리그 최하위 팀인 요코하마 FC가 했던 일을 기억하고 있다. 그들은 강등을 피하기 위해 K리그 최고의 선수들이었던 오범석과 뽀뽀를 데려가려 했고, 결국 오범석은 데려갔으나 뽀뽀의 영입은 실패했다. 그리고 그들은 강등을 피하지 못했다. 어쨌거나, J리그 역사상 최악의 팀이었던 요코하마가 별다른 어려움 없이 K리그 최고 선수들을 낚아채려 했다는 것에 문제가 있다. 이러한 일은 또 일어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며칠 전 제프유나이티드가 박주영을 원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오심 감독의 지도하에 훌륭한 팀으로 거듭난 제프유나이티드는 지난 몇 년 간 괜찮은 성적을 거둬왔다. 그러나 오심 감독이 대표팀을 맡으러 떠남과 동시에 팀도 깊은 수렁에 빠졌다. 현재 제프유나이티드는 J리그 꼴찌이며, 리버풀에서 베니테즈 감독의 코치로 있던 알렉스 밀러가 새로운 감독으로 부임했다. FC서울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박주영은 일본으로 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축구 팀이 이적 소문에 관한 언급을 하는 것은 거의 믿지 않는다. 구단들은 소문이 사실이라도 일단은 부정부터 하고 본다. 한국이 아시아 축구계에서 더 높은 위상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아시아 선수들을 위한 추가 외국인 쿼터를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아이디어는 본래 인천 유나이티드가 주장했던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국 축구계는 저렴한 해외 선수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축구를 넘어 일상적인 삶에서도 비싼 게 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들만을 하고 있다. 한편 K리그 구단들이 할 수 있는 또 다른 일은 일본 선수들을 한국 무대로 불러오는 것이다. 일본 구단들이 (그것도 별 볼일 없는 하위권 팀들이) 한국 선수들에 던지는 추파를 보고만 있을 게 아니라, 스포츠 니폰이 성남, 수원, 서울의 일본 국가대표 영입설을 보도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엔도 야스히토를 비롯해 나카무라 겐고, 다나카 타츠야 같은 선수들이 K리그에서 뛰는 모습은 정말 흥미롭지 않을까? 이러한 일이 현실이 되면 일본 내에서의 K리그의 위상도 올라가고, K리그의 존재를 다시 한번 일깨우는 기회도 될 것이다.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J리그의 규모가 더 크다고 해서 그 쪽 선수들이 한국에 올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까. 프리미어리그는 전 세계에서 가장 돈이 많은 리그지만, 모든 선수들이 다 잉글랜드에서 뛰고 싶어하는 것은 아니다. 파블로 아이마르가 뉴캐슬 대신 벤피카를 택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아이마르의 우선 순위는 잉글랜드였지만, 벤피카가 더 나은 오퍼를 제시하자 포르투갈로 발걸음을 옮겼다. 물론 J리그의 연봉이 K리그보다는 높은 편이지만, A급 선수들의 연봉을 보면 엄청난 차이가 있는 것도 아니다. K리그 구단들이 지출 내역에서 연봉 지급에 관한 부분을 대폭 줄일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40명의 풀타임 선수들을 고용하는 대신 30명 정도의 스쿼드로만 구단을 운영하는 것이다. (사실 30명도 그리 작은 규모가 아니다) 그렇게 해서 10명의 연봉을 저축하고 브라질 선수도 한 명 줄인다면, 일본 국가대표를 데려오고도 남을 자금이 생길 것이다. 실패해도 괜찮다. 어쨌든 그러한 움직임 자체가 K리그를 알리는데 도움이 된다.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보다는 한 번 해보고 실패하는 것이 훨씬 낫다. 엄청난 무언가가 요구되는 일도 아니다. 그저 조금 더 큰 야망과 상상력 정도가 필요할 뿐이다. =존 듀어든은 런던 정경대학(London School of Economics) 을 졸업했으며 풀타임 축구 저널리스트로 일하고 있다. 가디언, AP 통신, 축구잡지 포포투(영국, 한국), 골닷컴에 아시아 축구에 대한 심도 있는 기사를 송고한다. 현재 서울에 거주 중인 그는 호주 ABC 라디오와 CNN에서도 활약하는 국제적인 언론인이다. http://cafe.empas.com/duerden 번역: 조건호 (스포츠 전문 번역가) |
첫댓글 일본에서 K리그로 온 선수는 대부분이 재일교포들 뿐이니... 마에조노가 특별한 케이스로 여겨질 정도... 일본이 돈을 더 많이 버네 하지만 '세금'도 더 많이 낸다는 것도 염두해 둬야지... 어느 나라건 외국인 노동자에게 비싼 세금을 물리는 법이건만...
그보다, 국내 팬들이 과연 '일본인'을 고운 시선으로 봐줄지가 걱정이군요. 역사 문제며, 최근 터진 독도 문제까지... '일본' 하면 무조건 C8부터 외치고 보는 주변 사람이 있는지라... 과연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