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섬 ‘지족해협’에 있는 죽방렴이다.
V자 모양의 대나무 그물(죽방)이 양팔 벌린 채 물살을 맞고 있다.
밀물과 썰물에 회유하는 고기를 물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몰리도록
유도하여 끝에 몰린 고기들을 건져내는 고정식 어장이란다
500여 년을 유지해 오고 있는 세계유일의 고기잡이 방식이란다.
여기서 주로 멸치가 잡히는데 이 멸치를 죽방 멸치라 부른단다.
멸치도 뼈대 있는 가문이긴 하지만 워낙 흔한 뼈대이다 보니 식탁에서 조연이었지 주연은 아니었잖은가.
그런데 남해섬에 오니 멸치가 당당히 주연 대접을 받고 있다.
멸치 팔자도 지역에 따라 다르구나.
여기는 멸치를 메인 요리로 내세우는 식당들이 많다.
멸치회, 멸치튀김, 멸치찌개, 멸치쌈밥 등등...
남해향촌 식당에서 멸치 쌈밥을 시켰다.
멸치가 주인공인 음식은 처음 시켜본다.
통멸치에 고춧가루와 마늘, 시래기 등을 넣고 자작하게 끓인 멸치찌개에서 멸치를 건져 쌈밥처럼 싸
먹으라고 주인이 알려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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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식당의 이야기는 아니다.
요즘 사람들은 식당을 고를 때 온라인 검색하여 리뷰를 보고 찾아가는 일이 많다.
그러다 보니 식당 측에서는 별점 높은 리뷰 받는 것에 혈안이 된다.
그동안 식당을 다니면서 식탁위에 놓여 있는 이런 안내문을 여러곳에서 목격했다.
<식사 후 즉석에서 리뷰를 남겨 주시면 서비스로 ㅇㅇㅇ을 무료로 드립니다.>
다시 말해 즉석에서 평점 5점을 주면 아이스크림, 케이크 조각, 커피등을 무료로 주겠다는 것이다.
처음엔 나도 아이스크림 유혹에 넘어가 셀러폰을 들고 리뷰를 작성할 뻔 하다가 그만 뒀다.( 그 곳이 5점 줄만한 식당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건 리뷰의 왜곡이다.
주인이 가까이서 지켜보고 있는데 리뷰 5점 만점 안주고 아이스크림 달라기엔 눈치 보이는 것 아닌가?
그러니 공짜 서비스의 유혹에 주고 싶지 않은 별 5개 만점을 준 사람들도 꽤 있으리라.
이러니 리뷰가 100% 신뢰 할 만 한 건 아니다.
리뷰보고 찾아 갔다가 실망하는 이유다.
여기저기 다녀 보니 관광지의 식당 보다는 현지인을 상대로 영업하는 식당들이 퀄리티와 가격에서 좀 더 나은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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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독일 마을 을 거쳐 물건리 방조어부림에 왔다.
수백년 전 어부들이 바람을 막기위해 바닷가에 나무를 심었다.
세월을 덧입은 울창한 나무숲이 사람들에게 안식의 터를 제공한다.
숲 사이로 바라다 보이는 바다가 오후의 기울어진 햇빛 조명을 받아 겨울 호수의 얼음장처럼 빛나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 숲에서 보는 저 바다의 마음의 체감 온도가 서늘하다.
사람들은 말한다.
각자 자기 얘기를 소설로 쓰면 책 몇권을 쓸 수 있다고.
아무렴. 스토리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사람만이겠는가?
모든 생명들은 저 나름대로의 스토리로 수십권 분량의 자서전을 쓸 수 있겠지.
세월은 두둥실 흘러 가고 이 숲속의 나무며 풀들도 각자의 <생>이 있으니 쓰고 싶은 자서전이 수십 수백권이리라.
남해 두곡 해수욕장 근처 정적 흐르는 어촌 마을엔 바다도 잔잔하여 파도 소리가 자장가 보다도 더 낮은 톤이다.
달뜨는 밤이면 섬으로 둘러쌓인 저 호수 같은 바다에 달이 빠져 있겠지.
그 동안 다녀본 숙소 중 이름이 가장 멋져서 예약했다.
평범하고 어리숙한 어촌 숙소지만 해안 풍경을 보니 <달뜨는 바다>라는 펜션 이름은 수긍이 간다.
이제 남해 가천마을 다랭이논으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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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photos.app.goo.gl/Tb9oFRBvfe4Bensb7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4.09.07 15:21
첫댓글 오호 그렇지.
본연의 것들을 놓치지 않으면 누구나 주연이겠네
그 때 그 맛을 잊지 못해 깜빡이는 동해바다로 자주 가는구나.
난 고래 잡으러 가는 줄 알았더니 ...멸치였군.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