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싱글’인 두 연예인이 만나 11월 20일 서울 삼성동
베일리하우스에서 식을 올린다. 서로의 가족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의 아름다운 재혼 스토리를 들어보았다.
“온 가족의 축복 속에 이루어져 더 행복합니다”‘어떤 이의 꿈’, ‘
브라보 마이 라이프’ 등 색깔 있는 곡을 만들어내는 그룹 ‘
봄여름가을겨울’의 보컬 김종진(44세). <올드 보이>, <
친절한 금자씨> 등 스크린에서 개성 강한 연기를 보여준 배우
이승신(37세)이 결혼을 발표했다. 결혼 기사가 난 뒤 두 사람은 검색어 순위 1위로 자신들의 이름이 오르는 것을 보며 의아해했다. 평소에 자신들 이름을 알기나 했냐며 웃었다고. 처음엔 조용히 결혼식을 올리려 했지만 얘기가 나온 김에 그들은 SBS <
김승현 정은아의 좋은 아침>에 출연해 그들의 사랑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사실 ‘봄여름가을겨울’이 활동하면서 TV에 얼마나 나왔겠습니까? 사실 아무도 모르게 결혼하는 건 일도 아니에요. 그런데 저희 얘기를 듣고 기운을 내셨으면 했어요.
이혼 후에 혼자 사는 ‘돌아온 싱글’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중엔 그간 받은 상처를 잊지 못하고 다시는 사랑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고 사는 분들도 계실 거예요. 그분들이 다 좋은 짝을 만나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제가 그동안 힘들게 살아온 게 승신씨를 만나 행복해지기 위한 준비과정이었다고 느낀 것처럼요.”
두 사람에게는 한 번의 이혼을 경험하고 혼자서 자식을 키운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래서 더 서로의 아픔을 감싸주고 싶어 하면서 가까워지게 되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건 10개월 전
전영록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였다. 마침 영화 <친절한 금자씨> 홍보차 게스트로 참가한 이승신에게 김종진은 쌀과자를 주면서 자연스럽게 접근했다. 이승신이 ‘여태까지 자신이 만나본 적이 없는 부류의 인간’으로 느껴져 새로운 매력을 느꼈다고. 그날 헤어진 뒤에도 두 번이나 콘서트에 초대했지만 이승신이 오질 않아서 적잖이 섭섭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는 절대 튕긴 게 아니라며 웃는다.
“저는 연애에서 밀고 당기는 걸 조절할 정도로 머리가 좋지 않아요. 오빠가 저를 콘서트에 부른 날이 발렌타인데이였어요. 애인 있는 친구들은 모두 남자친구 만나고, 결혼한 애들은 저녁 준비하느라 바쁜데 누구랑 가겠어요? 콘서트에 가본 지 10년도 넘어서 가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포기했는데 다음엔
화이트데이 콘서트에 초대하지 뭐예요.(웃음)”
이승신의 속도 모른 채 연락을 접은 김종진은 다시 한 번 용기를 내어 그녀를 레스토랑으로 초대했다. 마침 근처에 있던 그녀가 ‘봄여름가을겨울’의 모임에 합석해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여러 사람이 모여 나눈 대화가 동틀 때까지 이어졌고, 두 사람도 마음을 열고 열심히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혼한 이야기,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이야기가 나오자 그들은 그동안 가슴에만 담아둔 어려움과 고민을 탁 터놓고 나누었다.
“다른 사람들도 함께 얘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잘 기억이 안 나요.(웃음) 날이 밝아서야 얘기를 끝내고 밖으로 나왔는데 세상이 새롭게 보였어요. 새들이 절 보고 지저귀고 구름이 하트 모양으로 보이더라고요. 사실 그때까지는 오빠가 유부남인지 이혼남인지 몰라서 어떻게 대해야 할까 고민했는데 그날 나와 같은 처지라는 걸 알고 마음이 확 놓인 거예요.”
그 후 마음껏 데이트를 하면서 둘은 빠르게 가까워졌다. 데이트를 할 때마다 이승신은 김종진의 로맨틱한 면모에 당황하기도 하면서 행복을 느꼈다. 직접 밀크티를 만들어서 찻잔까지 챙겨와 공원에서 따라주는가 하면 대낮에 대로변에 차를 세우고 음악을 크게 틀고는 춤을 추자고 한 적도 있기 때문이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낭만에 이승신은 담뿍 행복을 느꼈다고.
서로의 가족을 포섭하는 아름다운 연인진지하게 만난 지 몇 개월 되지 않아서 재혼을 결심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들의 빠른 결심을 가족들에게 알리는 데에는 무척 신중했다. 특히 이승신의 10살배기 딸 수진이에게는 보다 자연스러운 만남을 만들어주기 위해 애를 썼다. 다행히도 수진은 김종진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그의 목소리에 익숙해져 있었다.
“둘이서 머리를 많이 굴려서 시나리오를 짰어요. 승신씨가 아이를 데리고 산책을 하고 있을 때 제가 차를 끌고 가다가 우연히 만난 듯 세우는 거죠. 그리고 두 사람을 자연스럽게 태워주는 거예요. 정말 시나리오대로 만나긴 했어요. 그런데 수진이가 ‘다리 안 아프니까 안 타겠다’고 하더라고요. 할 수 없이 다시 한 바퀴 돌았죠. 돌아서 또 한 번 ‘안녕’ 하고 인사하니 그제야 다리가 아픈지 제 차에 타주었어요.(웃음) 그 다음에는 제가 휴대폰으로 찍은 우스꽝스러운 사진을 보여주면서 서로의 거리를 좁혀나갔죠.”
김종진은 아이에게 재밌는 아저씨가 되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승신은 그런 김종진의 세심함을 칭찬했다. 특히 수진이의 생일잔치를 준비하는데 김종진이 들인 정성을 보고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수진이의 디카 사진을 프린트해서 카드를 만든 후 예쁘게 장식해 생일잔치 초대장을 수십 장 만들어준 데다,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도 아들을 키워본 경험으로 노련하게 해치웠다. 그 생일잔치에는 김종진의 아들도 초대했다. 마침 미국에서 공부하는 고3 아들이 한국에 나와 있던 터라 자연스럽게 두 가족이 친해질 수 있었다고.
“아들이 미국에 있다 보니 서로 더 애틋할 때가 있어요. 한번은 제가 이삿짐을 나르다가 아들의 생일이라는 걸 기억하고 전화를 걸었어요. 과하게 몸을 움직였는지 힘들어하며 통화를 하자 아들이 조용히 있다가 한마디 하더라고요. ‘아빠, 그동안 힘들게 살았지? 좋은 여자 만나서 장가가고, 행복하게 살아’라고요. 여름방학이 돼서 아들이 한국에 들어오자마자 승신씨를 소개해줬어요. 자기가 한 약속이니 반대는 못했죠.(웃음)”
특히 패션에 관심이 많은 아들은 가끔 자기 옷을 디자인할 정도로 패션에 조예가 깊은 이승신과 통하는 점이 많았다. 두 사람이 밤이 새도록 옷 얘기를 하며 마음을 맞추는 걸 보고 김종진도 마음을 놓았다.
“저희 두 사람이 만나서 결혼한다는 게 외국식으로 생각하면 단지 두 사람만의 일일지도 모르죠. 하지만 우리 둘의 사랑이 굳건하더라도 가족의 존중과 사랑이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저희를 도와주고 격려해준 가족이 고맙죠.”
부모님 역시 그들의 결혼을 누구보다 기뻐하고 있다. 이승신은 5남매 중에 자기만 싱글이다 보니 어머니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김종진을 데려오자 너무 좋아하신다며 웃는다. 특히 성격이 급한 딸에게는 이렇게 느긋하고 신중한 남자가 좋다며 믿음을 표시했다고. 지금은 운동을 할 때마다 ‘봄여름가을겨울’의 음악을 틀 정도로 팬이 되었다.
“저는 어머님을 모시고 살다 보니 승신씨를 빨리 인사시켰어요. 그래야 승신씨가 편한 마음으로 집에 드나들 테니까요. 그런데 둘이 만난 첫날부터 저를 빼놓고 너무 친한 거예요.(웃음) 사실 남자들은 부모님께 퉁명스럽기 그지없잖아요. 그래서인지 승신씨랑 얘기하는 어머니 표정이 소화제라도 드신 양 시원해 보였어요. 아, 이제야 가정에 화목이 오겠구나 하는 생각에 행복했죠.”
두 사람이 서로의 어머니를 만나게 해드리는 데는 좀더 머리를 썼다. 마침
어버이날을 맞아
나훈아 디너쇼 티켓을 사용했다고. 두 어머니가 즐겁게 나훈아 콘서트를 감상하길 기다린 연인은 두 어머니를 모시고 민속주점으로 갔다. 부침개에 동동주를 시키고 나훈아 노래를 부르며 두 가족이 화합을 도모했다고.
“초혼도 아니고 어린 나이도 아니라서 저희 둘의 결합을 생각할 때 가족의 축복을 떼놓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승신씨에게 청혼하는 대신 딸 수진이에게 말했어요. 엄마가 아프고 정말 힘들 때 같이 있어주는 사람이 되겠다고요. 수진이가 그 말을 평생 기억해주었으면 해요. 수진이도 커서 진정한 자기 짝을 만나길 바라고요.”
그 말을 하는 김종진의 눈에 눈물이 고인다. 오랫동안 먼 길을 돌아 진실한 사랑을 찾은 그들이기에 오래도록 행복할 것 같다.
첫댓글 고행의 긴 터널을 빠져나온 두 사람...이제 제대로 찍을 만난것 같군요. 온 가족의 축복속에 새롭게 출발하게 되어 더 행복할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