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주식회사 2
나는 일부러 깍듯하게 대해 주었다. 저런 녀석들에겐 그런 것들이 더 약올리는 것이다.
"경찰 불러. 어서!"
제일 연장자인 듯싶은 사내가 소리 질렀다. 나는 히죽거리며 웃었다.
"하늘나라에도 경찰이 있소?"
"어서 불러 어서!"
또 한번 사내가 소리질렀다.
"내가 좀 주물러 드려도 성자 아저씨께서 기적을 일으켜 주시겠지요."
내 말이 끝나자마자 키 작은 사내와 병을 들고 서 있던 사내가 고꾸라졌다.
정권치기와 돌려차기에 두 녀석이 고꾸라진 것이었다. 그리고 연달아 사내 녀석들을 타작했다.
정말 신바람나게 주먹질을 했다. 이런 장면을 두고 방방 뜬다고 말하는 것이다. 턱이 나가도
성자의 영험한 안수기도와 기적의 힘으로 금방 나을 테니까 걱정할 게 없을 일이었다.
내가 독생성자의 기적 장면을 보지 않고 성전을 나왔으니 망정이지, 앉은뱅이를 일으켜 세우고,
장님을 눈뜨게 하는 꼴을보고 나왔으면, 이 가엾은 천사들을 아주 치도곤을 냈을지 모른다.
계집애들은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 있었다. 나를 징벌하라는 무시무시한 저주의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날 저주해도 소용없어. 그 기도만은 안 들어 줄 테니까."
나는 계집애들의 머리채를 잡아 뒹굴렸다. 그것은 나약한 여자들에 대한 분노보다는 미나에 대한 분노였다.
그리고 미나를 바깥으로 도망가게 하려는 술책이었다. 계집애들은 모두 2층과 바깥으로 도망가려고 했다.
나는 내버려두고 미나의 행동만 주시했다. 미나는 꿈쩍 않고 기도만 했다.
"저 불쌍한 영혼을 구원하소서."
미나 혼자 이런 기도를 하고 있었다. 나는 미나를 잡아 끌었다.
낮은 목소리였지만 목소리에 힘을 주고 말했다. 미나는 그래도 꿈쩍 않고 기도했다.
나는 미나의 어깨를 잡아 흔들었다.
"미나야, 나야 총찬이. 가자, 어서."
미나는 눈을 떴다.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마귀야, 어서 물러가라."
그리고 내 따귀를 철썩철썩 갈겼다. 나는 벌떡 일어나 미나를 응접실 바닥에 메어꽂고 두들겨팼다.
미나는 쓰러졌다. 성전에서 독생성자에게 당할 때처럼 쓰러졌다. 그러나 빌지는 않았다.
악착같이 내 옷을 움켜 잡은 채 떨어지지 않았다. 차마 더 때릴 수가 없었다. 때릴 만한 상대도 아니었다.
여자를, 연약하고 가엾은 여자를 이렇게 때려 보기도 처음이었다.
모르지만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거 놔. 미나야, 이거 놔!"
한 방 갈기고 뛰어나갈 수 있었지만 미나의 처절한 발악 때문에 갈길 수가 없었다.
악받친 여자의 발악이 이렇게 무서운지 몰랐다. 연약한 여자의 어디에 이러한 매서운
힘이 들었는지 알 수 없었다. 멱살을 잡힌 나도 기력이 부칠 만큼 힘을 빼앗겼다.
아무리 아귀가 강한 사내라도 급소를 두어 번 내려치면 손을 놓게 마련이었다.
그러나 미나는 그렇지 않았다. 차마 급소를 내려칠 수는 없었다.
문이 벌컥 열렸다. 응접실로 뛰어들어온 사내들은 성전에서 봤던 안내원들이었다.
넓은 응접실에 30여 명이 들어차 나를 애워쌓다.
"어느 놈이든지 한 발짝만 덤비면 죽여 버린다."
표창을 치켜들었다. 미나는 그제서야 내 옷소매를 놓고 소파 쪽으로 주저앉았다.
일시에 몰려든 사내들은 모두 건장해 보였다.
"넌 웬 놈이냐?"
두건을 미처 풀지 않은 중년 사내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우렁찬 목소리에서 강한 의지 같은 걸 느끼게 했다.
내가 지니고 있는 표창은 스무 개뿐이었다. 한 사람씩 해치운다 해도 스무 명밖에 처치할 수 없었다.
창 밖에 어른거리는 그림자와 계속 밀어닥치는 발자국 소리로 미루어 한개씩 표창질을 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깡패집단이나 죽음을 두려워하는 효율적으로 표창을 사용해야만 할 것 같았다.
"나 이런 사람이다."
나는 그 순간에 벽에 걸린 두루마리 액자에 표창을 던졌다.
쉭 쉭 쉭 쉭 쉭.
가로말이 막대기 위에 표창 다섯 개가 질서정연하게 꽂혔다.
"꽤 솜씨가 좋구먼."
두건 두른 사내가 칭찬인지 무시하는 것인지 이렇게 말하고 한발짝 앞으로 나섰다.
"가까이 오면 죽인다."
나는 표창을 꼬나쥐고 눈을 흡떴다.
"하하하하, 어린 놈이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썩 무릎을 꿇어라. 그리고 빌어라 어서!"
오히려 나를 타이르듯 말했다.
"어허, 이눔이 아직도 못 알아듣고. 어서 꿇어앉아."
내 표창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투였다.
그냥 두어서는 안 될 것 같았다. 나는 표창을 던졌다.
두건 두른 사내는 앞으로 고꾸라지면서 비명 소리를 질렀다.
"봤지? 어느 놈이든 죽인다. 이번엔 모가지에 꽂아 줄 테다."
내 목소리가 떨렸다. 아무 표정없이 서 있는 그들의 자세에서 나는 중압감을 느꼈다.
"네 이노옴! 감히 어디서...... ."
벽력 같은 소리였다. 표창 맞아 쓰러진 사내가 일어서며 내지른 소리였다.
그는 허벅지에 박힌 표창을 힘차게 뽑아서 응접실 바닥에 내던졌다.
둘러선 사내들은 표정 하나 흐트리지 않았다. 아무리 드센 패거리들이라도 내 표창
솜씨를 보면 동요를 했었다. 그런데 이 사내들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행자승이 눈 한 번 깜박거리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독생성자의 최면술과 광신적인 이들의 믿음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다.
"꿇어라. 어서!"
두건 두른 사내는 다시 타이르듯이 말했다. 나는 꿇을 수 없었다. 그것은 행자승과의
약속이기도 했고 나 자신의 의지이기도 했다. 결코 무릎을 꿇지 않겠다는 게 내 지탱점이었다.
"어느 놈이든지 덤벼라. 죽여 버리겠다."
내 목소리는 차분히 가라앉았다.
쉭 쉭 쉭 쉭 쉭.
표창 다섯 개가 가로말이 막대기에 아까처럼 꽂혔다.
"정말 죽이겠다."
나는 마지막까지 표창으로 해결하고 싶었다. 사내들이 한 발짝씩 죄어들었다.
내 표정이나 행동 따위는 신경쓰는 것 같지 않은 담담한 표정 그대로였다.
독종들.
나는 속으로 이렇게 외쳤다.
쉭 쉭 쉭.
표창이 날아갔다. 앞장선 세 사내가 고꾸라졌다.
쉭 쉭 쉭.
또 앞장선 세 사내가 고꾸라졌다.소리를 지르며 쓰러졌다.
나는 응접실 바닥에 깔렸다. 손이 비틀렸다. 한 개 남은 표창이 바닥에 떨어졌다.
손이 뒤로 묶였다. 그러고는 바닥에 강제로 무릎을 꿇렸다.
나는 옆으로 쓰러져 버렸다. 무릎을 꿇을 수는 없었다. 차라리 죽고 싶었다.
"녀석, 고집두...... ."
절룩거리는 사내, 두건 두른 사내가 이렇게 말하고 내 턱을 후려쳤다.
나는 바닥에 나뒹굴었다. 입 안에 피가 배어 나왔다.
이렇게 무참한 꼴은 내 생전 처음이었다. 솜씨 가지고 통하지 않는 패거리가 있다는 걸 알기도 했다.
표창 스무 개가 아무 쓸모 없는 쇠붙이였다. 표창과 솜씨를 무서워하지 않는 그들의 저력은 과연 무엇일까.
미친 표창은 무용지물이었다. 죽음을 감수할 수 있는 그 정신은 도대체 어떻게 생긴 것일까?
알 수가 없었다. 이해할 수도 없었다. 저들에게 표창을 던져 목숨을 끊는다고 해서 내가 탈출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꿇어라. 빌어라, 어서!"
두건 두른 사내가 피가 밴 바지를 내 턱 가까이 대고 말했다. 나는 그를 올려다보았다.
독생성자는 아니었다. 아마 독생성자의 수제자쯤 될 것 같았다.
"형제들은 성전으로 가시오."
그의 명령 한마디에 방 안 가득히 둘러섰던 사내들이 신속하게 나갔다.
"좋은 말할 때 꿇어라. 어서!"
노기 띤 음성이었다. 나는 씨익 웃었다. 통할 리 없었다. 나는 두번째로 나뒹굴었다.
두건 두른 사내는 소파에 앉아 지시만 했다. 나를 걷어찬 사내의 발길질은 예사 솜씨가 아닌 것 같았다.
"빌지 못하겠나?"
차분한 목소리였지만 노기만은 사라지지 않았다.
"차라리 죽겠다."
나는 겨우 이 말을 했다. 사내의 발놀림이 어찌나 센지 힘을 주고 있지 않았다면
그냥 쓰러져 일어날 수 없었을 것 같았다.
"녀석, 가상하긴 하다만...... . 데리고 가서 맛 좀 뵈 줘라."
사내들이 내 팔을 잡고 밖으로 끌어냈다. 희미한 불빛이 새어나오는 지하실 입구에
머릿속에 온갖 것들이 떠올랐다. 홀로 된 어머니, 여동생, 다혜, 친구들, 학교...... .
순서없이 마구 그런 것들이 팔랑개비처럼 돌았다.
살려 줘요. 살려 줘요. 살려 줘요. 나는 이렇게 소리치고 싶었다. 그 소리가 목구멍에 걸려서 나오지 않았다.
나는 자존심과 죽음을 맞바꾸고 싶진 않았다. 살고 싶었다. 그들의 행동으로 미루어 내 자존심 따위는
통할 것 같지 않았다. 나는 한마디로 독생성자의 성소와 성전, 그리고 천국직행교를 모독한 사탄일 수밖에
없었다. 명백한 죄명을 두고 살려 줄 것 같지 않았다.
"살려 줘요. 살려 줘요."
있는 힘을 다해 소리질렀다. 사내들은 없었다.
"살려 줘요. 제발 살려 줘요."
나는 다시 한번 용을 썼다. 그들은 여전히 냉랭하게 웃었다. 지하실 속은 어두컴컴했다.
작은 전구 하나가 천장에 매달려 있었지만 넓은 지하실을 밝혀 주지는 않았다. 음습한 지하실 특유의
냄새가 났다. 아무리 사방을 훑어보아도 사면이 막힌 시멘트 벽뿐이었다.
"살려 줘요. 살려 줘요."
내 목소리는 금방 메아리가 되어 지하실을 울렸다. 내가 들어도 처량하고 비굴한 소리였다.
그러나 살아나고 싶었다. 독생성자에게 도전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기도하고 싶었다. 하나님이 내 편이 되어 줄까? 그런 손에 죽게 내버려 둘까? 무신론자인 내게
구원의 손길을 내려 줄까? 그 동안 저지른 죄를 사해 줄까? 어쨌든 좋았다. 기도를 들어 주든
안 들어 주든 나는 상관할 수 없었다. 들어 주기를 기대할 뿐이었다.
애원 소리, 살려 달라고 목 터지는 비명소리, 쓰러졌다 일어서며 비는 소리, 급소를 맞고 짐승처럼 악쓰는 소리,
인간으로선 낼 수 없는 괴성을 지르며 나뒹구는 소리, 각목과 두개골과 마찰, 주먹과 어금니가 부딪치는 소리,
낄낄거리며 웃는 소리, 거친 호흡과 기합 넣는 소리, 그 모든 소리가 메아리되어 지하실을 울리는 소리, 소리들.
거기까지만 내 의식이 살아 있었다. 다시 그런 소리가 반복되었다. 나는 단 1그램도 들 수 없게 힘을 빼았겼다.
나를 치고 패는 사내들의 무표정, 그것은 나를 죽일 수 있다는 예고였다. 사람의 감정을 가지고는 내 고통의 소리에
얼굴이라도 찡그려야 마땅할 노릇이었다. 그들은 표정이 없었다. 표정이 없는 인간은 로보트나 기계 같은 것이었다.
인간을 치도곤 내는 기계, 그렇게밖에 표현할 수 없는 그들의 폭행은 또 계속되었다.
웬지 죽음이 두렵지 않았다. 더 솔직하게 말한다면 그렇게 맞느니 차라리 죽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눈을 떴을 때 지하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나는 엉망진창이 되어 있었다. 다행스럽게 뼈가 부러진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러나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얼굴이 형편없이 부어올라서 한쪽 눈을 감으면
물체가 이중으로 보였다. 이런 무지막지한 폭행은 처음이었다. 골목을 휘젓고 다닐 때 뭇매를
맞아 본 적이 있었지만 이렇게 형편없이 당해 보지는 않았다.
폭행하는 자에게 감정이 있다면 이렇게 무자비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목구멍이 깔깔했다. 시멘트 바닥이 얼음장처럼 차갑게 느껴졌다. 살려 달라고 소리지를 힘도 없었다.
왜 이렇게 죽음이 두렵지 않은 걸까? 아마 고문 때문에 생긴 것인지도 모르겠다. 모진 고문을 견디어낸
투사들의 각오는 언제든 죽음 따위를 두려워하지 않는 정신으로 승화하는 것일지 모른다.
어차피 한번 죽었던 몸. 이런 오기가 치솟기 시작했다. 내 목숨을 걸더라도 정말 한판 붙어 보고 싶었다.
그러나 내겐 그럴 여유와 힘이 없었다. 묶인 팔, 움직일 수 없는 육체.
이 형편없는 상황 속에서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손목을 풀어 보려 버둥거렸지만 움쩍도 하지 않았다. 적당한 도구, 영화에서나 보았던 주인공의 탈출,
마지막 순간에 나서는 구원자, 기발한 무기, 변절한 상대방 집단의 용감한 사람...... . 어느 것도 기대할 수 없었다.
철문. 보잘것없는 존재. 내가 스스로 이런 생각을 해 본 것은 처음이었다. 나는 하찮은 동물에 불과했다.
죽는다고 해도 한 줌의 흙일 뿐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시체일 것 같았다.
몸부림을 치며 어두컴컴한 속에서 나는 기도를 했다. 단 한마디도 기도문을 욀 수 없었지만 무조건 크나큰 힘,
조물주라도 좋고 하나님이라도 좋았다. 살려 달라고, 살려만 주면 결코 이 세상을 잘못 살지 않겠노라고.
그래도 내 고통은 사라지지 않았다. 통증과 죽음의 공포를 헤쳐나갈 수는 없었다.
밤은 점점 더 깊어져 가는 것 같았다. 지하실의 위치나 지하실의 생김새마저도 분간할 수 없는
고통만이 나를 못살게 굴었다. 나는 귀를 곧추세우고 철문을 응시했다.
철문이 열렸다. 사람의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검은 물체는 눈에 익어졌다.
미나, 미나였다. 매서운 눈초리였다. 한쪽 손에 칼이 들려 있었다. 나는 눈을 감았다가 떴다.
표정 없는 그녀의 동작에서 나는 정을 느꼈다. 살기는 없는 것 같았다.
"미나야, 미나야."
내 목소리는 절실했다. 미나는 입가에 손가락을 갖다 대었다.
"미나야, 미나야."
나는 그녀가 되돌아설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애원의 소리를 들려 주어 나를 구원하게 하고 싶었다.
"다시 나타나지 않는다고 약속할 수 있어."
미나는 울고 있었다. 나는 짜릿하니 감전당한 기분이었다.
"약속할게. 정말 약속할게."
내 목소리는 작았다.
"우리 집에 가서 아무 말 않는다고 약속할 수 있어?"
"그래."
"사내답게 맹세할 수 있어?"
"그렇다니까."
"하나님께 맹세해. 어서."
"어떻게 하면 되니."
"하나님께 맹세하란 말야."
나는 미나가 시키는 대로 하나님께 맹세를 했다.
미나는 다시 한번 다짐하고 칼로 손목을 묶어 놓은 끈을 잘랐다.
"일어나, 어서 일어나."
이번에는 미나가 애원했다. 나는 일어서려고 했지만 일어설 수 없었다.
"힘 내, 여기 있다간 죽어. 어서, 제발 힘내."
"그래, 그래...... ."
나는 기를 쓰며 일어났다. 미나는 흐느끼고 있었다. 내 형편무인지경인 꼴을 동정하는 것인지
천국직행교의 규율을 어긴다는 자책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오빤 살아야 돼. 제발 힘 내."
미나의 눈물은 내게 전염되었다. 왠지 알 수 없었다. 눈물샘이 터져 버린 나도 흐느꼈다.
살아난다는 희열인지, 미나의 정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
"오빠, 살아야 돼. 서둘러. 걸어 봐. 힘을 내 봐. 걸어 봐. 어서 어서...... ."
절규였다. 그러나 나는 움직일 수 없었다. 너무 얻어맞아서 움직일 힘이 없었다.
미나는 울었다. 소리내어 울었다. 나는 어금니를 맞물고 악을 써서 발을 움직였다. 그러나 다시 꼬꾸라졌다.
"오빠, 제발...... ."
미나는 나를 끌어안았다. 미나는 내게 입맞춤을 했다. 나도 그녀의 입술을 맞이했다.
미나는 일어났다. 다시 표정 없는 얼굴로 나를 내려다보았다.
그 순간에 나는 그녀의 입맞춤이 죽음의 키스, 영원한 이별의 키스라는 걸 깨달았다.
"미나, 살고 싶다."
나는 돌아서려는 미나의 발목을 잡았다. 미나는 칼 끝으로 내 허벅지를 찔렀다.
나는 일어났다. 그리고 천천히 미나를 따라 걸었다. 철문을 나서 미나가 끄는 대로
미나는 나를 담장 밑으로 잡아당겼다. 수채 구멍으로 기어나온 나는 미나가 미는 대로 걸었다.
길가에 나를 세운 미나가 내 입술을 힘껏 빨았다.
"오빠, 날 잊지 마. 더 얘길 못하겠어. 여기 편지 넣어 놓을게."
택시를 세운 미나가 소리쳤다.
"T병원으로, 빨리요. 사람이 기다릴 거예요."
나는 눈을 감고 가물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택시는 무섭게 흔들렸다.
국도를 쏜살같이 내달리는 택시 속에서 나는 무서운 결심을 했다. 목을 내놓더라도 좋다. 한판 붙자.
이것이 내 의지의 응집이었다. 운전사가 무슨 일이냐, 경찰에 신고하자, 그 여자는 악만 썼다.
운전사가 혀를 끌끌 차며 뒷자석에 새우처럼 구부리고 있는 내 고통처럼 택시를 몰았다.
병원 입구에서 주임교수가 내 얼굴을 감싸안았다. 초췌한 얼굴에서 연민의 정을 느꼈다.
"이를 어째요, 정말 어쩐대요."
미나 어머니가 나를 부축하며 울부짖듯이 말했다.
"신고하지 못하도록 해주세요."
나는 운전사를 가리키며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부탁했다.
"왜?"
주임교수가 반문하듯 물었다.
"신고하면 안 돼요. 해도 소용없어요. 챙피당하기만 해요. 교수님 챙피만 당해요."
나는 무단 침입자이고 미나는 미친 년으로, 주임교수는 형편없는 아버지로 그리고 정말
나는 가련하고 무모한 놈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었다.
병실로 통하는 복도에서 나는 응급실 쪽으로 실려갔다.
"안심해, 내가 최선을 다할 테니까. 걱정말고 치료나 열심히 해."
주임교수는 믿는 것이 있었다. 병원의 원장이 주임교수의 친형이란 것 때문에, 그리고 현대의학의 힘을
과신하는 학자이기 때문에 내가 반쯤 부서져서 오더라도 원상태로 만들어 놓을 자신이 있는 것 같았다.
"시골에 연락해 줄까."
주임교수가 이렇게 말했다.
"그 년이 그래도 연락을 해 줬으니 망정이지..... 정말 큰일날 뻔했어요."
미나 어머니는 울고 있었다.
"정말 연락 안 해도 돼."
주임교수는 재차 물었다. 나는 고개를 또 흔들었다. 어머니가 쫓아 올라오면 앞뒤 사정쯤 가리지 않고
주임교수 멱살은 찢어지고 미나 어머니는 머리끄덩이가 성치도 못할 것이었다.
나는 그 순간에 다혜를 생각했다. 다혜를 부르고 싶었다. 그녀는 간호대학 출신이고
나를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 내 치료를 맡게 되면 가장 빨리 완치시킬 것 같았다.
그러나 나는 다혜를 부를 수 없었다. 비록 죽음이라는 공포속에서지만 미나와의 뜨거운
입맞춤을 생각하면 다혜를 쳐다볼 것 같지 않았다. 우리가 입술이 마주쳤다는 걸 아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다혜앞에서만은 들킬 것 같았다. 뜨거웠었다. 그렇게 뜨거운 입맞춤,
그렇게 끈끈하고 그렇게 흡인력 강한 충돌은 처음이었다. 어떻게 그리도 뜨거울 수 있을까?
입 안에 불을 감추고 있었을까. 미나의 육체가 타고 있었을까. 미나의 열정이 폭발한 걸까.
아무튼 풀 수 없는 숙제였다.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이걸 어떻게 다 말로 할 수 있겠어요."
미나 어머니는 아직도 울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고운 얼굴과 윤기 흐르는 입술과,
눈물 흘리는 모습을 보며 뭔지 모르지만 죄책감같은 걸 느꼈다.
천국직행교에 대한 복수를 계획했다.
이빨 세 개가 못 쓰게 되어 버렸다. 왼손의 팔목뼈에 금이 가 버렸다. 허벅지를 다섯 바늘이나 꿰맸다.
손가락 관절에 부목을 댔다. 무릎 관절이 조금 늘어났다. 이것이 내가 당한 구체적 증거였다.
물론 그때 당한 고통이나 몸 전체가 뒤틀릴 만큼의 통증을 뺀 것이었다.
"미나, 그년...... . 그래도 자넬 구할 생각을 하고...... . 어떻던가, 자네 생각엔."
주임교수가 내 고통에 대한 위로만큼 미나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었다.
"별로 말도 못해 보고 이 지경이 됐어요."
미나에 대해서 어느 얘기도 할 수가 없었다. 미나의 창녀 대역행위를 얘기할 수도 입맞춤, 마지막 살고 싶다는 얘기...... .
어느 것도 얘기할 수 없었다. 내 머릿속에는 오로지 미나의 마지막 행동과 마지막 말만이 남아있었다.
미나를 구해야 돼. 나는 복수와 미나의 구원을 동시에 해내야만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치밀한 준비를 하고
완벽한 계획을 세워야 할 것 같았다. 나를 풀어 준 것이 미나라는 게 탄로났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만약 그렇게 되었다면 미나는 무슨 수모를 겪게 될지도 모른다.
그들 집단은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무리들이었다. 그들의 힘은 무서운 것이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신은 물리적
내가 아무리 많은 인원, 솜씨가 탁월한 친구들을 데리고 가더라도 결과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음에 가서 미나를 꼭 데려오겠습니다. 빨리 낫게만 만들어 주세요."
"이 사람이 정신 못 차리고...... ."
"글쎄, 최선을 다하겠지만 아예 그놈들 근처엔 얼씬도 하지마."
"전 해낼 겁니다. 반드시 미나도 구할 겁니다. 빨리 낫게 해 줘요."
정말 견딜 수 없이 답답했다. 움직일 수만 있으면 지금이라도 달려가서 나도 목숨을 걸고 한판 붙어 보고 싶었다.
당하진 않을 것이다. 아까처럼 멍청하게 당하진 않을 것이다. 이번에는 기필코 본때를 보여 줄 것이다.
뻔했네. 축제다 뭐다해서 며칠이야 괜찮겠지만...... ."
"걱정마세요. 까짓 거 한 학기 더 다니면 그만이죠."
"이 사람이 큰일날 소리 하네."
"걱정 마시라니까요. 그 새끼들 요절내기 전에는 졸업장이고 나발이고 필요없어요."
나는 슬그머니 주변머리없는 주임교수가 미웠다. 졸업장 걱정이나 하고 있는 그가 얄미웠던 것이다.
"그깐 일 잊어버리게. 그년 하나 버린 셈치지 뭐. 그러면 되는 걸 가지고 자네같이 훌륭한 청년이...... ."
"끝장보지 않고 뭐러 삽니까. 사내새끼로 태어나서 하고 싶은 일마저 못하고 성질대로 못 살면 뭐러 삽니까."
성깔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무슨 짓이고 할 수 있는 사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는 그것이 두려웠던 것이다.
입으로는 그년이니 버린 자식이니 하지만 아직도 미나를 찾겠다는 욕심이 있었다.
그래서 내가 날뛰는 걸 막으려는 속셈이었다. 병실의 밤은 참으로 견딜 수 없었다.
고독이란 낱말에 대한 깨닫는 시간이었다. 또는 천국직행교를 때려 부술 온갖 계획이 떠올랐다.
그러나 역시 나를 지배하는 것은 내가 당한 수모에 대한 아픔이었다.
패배는 고통스러운 것이었다.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치러내기 어려운 아픔이었다.
더구나 주먹 솜씨로 패배해 보지 않은 나로서 처음 겪은 처절한 참패였다. 주먹 한 번,
표창 한 개 제대로 써보지 못한 일방적인 7일째 되는 날 아침에 허벅지의 실밥을 뺐다.
그리고 나는 병원을 도망쳐 나왔다. 무릎이 시큰거리고 허벅지가 당겨드는 아픔을 참으며 길거리로 나섰다.
어디든 돌아다니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다. 내가 일주일 동안이나 침대에 누워 있었다는 건
마치 일주일 동안 내 생명을 반납했었다는 기분이 들었다.
청계천 시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일주일 동안 머릿속으로 세웠던 계획표대로 내가 필요한 물건을 사두고 싶었다.
성전과 성소, 그리고 성역과 독생성자, 나를 무자비하게 다룬 사내들과 그 광신도 무리에게 한꺼번에
치명적 참패를 안겨 주고 싶었다. 그리고 가엾은 미나를 구해낼 계획이었다.
공중전화통 앞에 서서 한참을 망설였다. 기억나는 얼굴들을 차례로 꼽아 보았다. 모두 한가닥씩 할 수 있는
애들이었지만 그렇게 많은 사람이 필요한 게 아니었다. 행자승 한 사람만 있으면 좋을 것 같았다.
그러나 그는 만날 수도 없고 이런 일을 보고 껄껄거리며 웃을 사람이었다. 나는 수양이 덜 되었는지
모르지만 껄껄 웃을 사내는 못 되었다. 나는 결국 혼자 해치우기로 마음을 다져 먹었다.
솜씨 좋은 애들을 믿을 수 없어서가 아니라 그들 악다구리 같은 광신들을 해치울 수 있는 것은
힘이 아니라 꾀에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혜 좀 바꿔 주세요. 저 총찬입니다."
내 목소리를 듣고 다혜 어머니는 무척 반가워 했다.
"며칠을 다혜가 연락하려고 찾던데. 어디 갔었나 보죠? 다혜, 병원에 취직했어요.
그래서 더 찾은 모양이던데. 전화번호 알려줄게 기다려요."
나는 씌익 웃었다. 결국 다혜는 내 말대로 병원으로 돌아간 것이었다. 그것은 다혜가
이미 미래를 설계했다는 반가운 결심인 것 같았다.
"마침 교수님이 가 보라고 권하기도 했고...... . 심심하기도 했을거구...... .
작은 병원이지만 대우도 괜찮은 모양예요."
다혜 어머니가 이런 설명까지 해 주었다. 그래 그 사건 이후에 나는 신임받는 사위
다혜는 화를 냈다. 나는 낄낄거리고 웃기만 했다.
"정말 그렇게 웃기만 할 거야."
"간호원의 상상력이란 게 고작 그거니? 어디 여자를 꽤어차고 도망이나 가는 사내처럼 보이니?"
"그럼 어째서 그렇게 감쪽같이 사라질 수 있어. 내가 취직문제 때문에 할 얘기가 있다고 했는데도,
연락도 못한다는 게 말이나 돼?"
"글쎄, 그럴 수 밖에 없었어. 나중에 자세하게 얘기할 게."
"유치장에 갔었지? 그렇지?"
"넌 어째서 내가 안 보이면 유치장 속에서 썩었다고 생각하니
여자 데리고 팔자좋게 놀러다니 거라고 생각하는 것 아니겠지."
오늘은 당번이라 꼼짝 못해. 내일은 일찍 나갈 수 있지만."
"나 느네 병원에 입원해 버릴까 생각중인데."
"어쭈 그래 놓고 시골에 있는 엄마 불러다가 공작하겠다 이거지."
"그게 아니고 내가 입원할 일이 생겼어."
"목소리 들어보니까 팔팔한데 뭘."
"간호원은 목소리 듣고 진찰까지 할 수 있는 거니?"
"괜히 어디 가서 재미보구 미안하니까 그러는 거지? 괜찮아 나두 재미있는 일 많으니까."
"차암, 이러지 말자. 진짜 환자라니까그래. 정말이야."
나는 공중전화통에다 10원짜리 동전 여섯
"그렇다면 큰 병원에 있는 게 좋아. 여긴 말이 병원이지 개인병원이나 마찬가지야."
"그래도 네 곁에 있고 싶다."
"그런 걸 보구 꼴값한다고 그러는 거야.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는 거야.
내가 언젠가는 그런 꼴 볼 줄 알았지. 제발 정신 좀 차려."
"걱정 마. 너 과부 만들지 않을 테니까."
"누가 시집간대?"
"김칫국 마시는 것도 괜찮잖아."
우리는 이튿날 만나기로 하고 전화를 끊었다. 목소리라도 듣고 나니까 마음이 좀 가라앉는 것 같았다.
병실에서도 수없이 전화를 걸어 볼까 망설였다. 내가 당한 꼴을 다혜에게만은 알려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다혜에게 털어 놓을 증표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서너 시간 동안 길거리를 헤메다가 병원으로 다시 돌아갔다.
병원으로 돌아가겠다는 것이 다혜와의 약속이었다.
병원에는 주임교수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지키고 앉아 있었다.
"죄송합니다. 하도 답답해서 바람 좀 쏘이고 왔습니다."
"이 사람아, 정신 차리게. 빨리 나아야지. 어쩌려고 이러나. 그러다가 정말 졸업 못해."
어이가 없는지 주임교수는 혀를 찼다. 간호원의 입이 툭 삐져 나와 있었다. 나를 담담해 온 간호원이
원장에게 심한 꾸지람을 들은 모양이었다.
"다시는 도망치지 않을 테니까 안심하세요. 대신 하루라도 빨리 나가게 해 주세요."
"내가 약속함세. 손목하고 무릎만 어느정도 치료되면 통원하며 할 수 있으니까.
앞으로 일 주일 정도만 참아보게. 알았나?"
나는 그러겠다고 약속했다. 일 주일 쯤은 참아보는 게 현명하다는 걸 알았다.
다혜의 의학지식에 내가 굴복하기로 이미 작정한 뒤였다.
다혜는 이틀에 한 번씩 들렀다. 우리는 침대 위에 걸터앉아서 서로 사랑하는 걸 확인하곤 했다.
그것은 입맞춤이었다. 나는 몇번이고 미나와의 입맞춤을 고백하려고 했다.
다혜가 없는 시간에 나는 고백하리라고 결심했지만 다혜가 나타나기만 하면 고백은 감추어졌다.
차마 그것만은 고백할 수가 없었다. 힘을 불어 넣어 준 입맞춤이었다.
미나의 입맞춤은 나를 살려 보낸 입맞춤이었다.
그것은 다혜와의 입맞춤처럼 사랑을 확인하는 것이 아니었다.
어쩌면 미나의 입맞춤은 내 생명을 되돌려주는 입맞춤이었는지 모른다.
종합검사를 끝낸 원장은 2, 3일에 한 번씩 통원치료를 꼭 하겠다는 약속 아래 나를 퇴원시켜 주었다.
"이빨은 내가 시키는 대로 오늘 당장 가서 빼도록 해요. 얘기 다 해놨으니까 이빨 해 넣을 때까지
의사가 시키는 대로 해요."
나는 원장이 소개해 준 치과에 가서 이빨 세 대를 뽑았다.
"이빨을 뭐하려고요?"
내가 빼낸 이빨을 싸 달라고 조르자
"그냥 꼭 갖고 싶어요."
의사는 이빨을 탈지면으로 싸 주면서 괴이하게 웃었다.
내 마음을 알 턱이 없지. 이놈의 이빨을 책상 앞에 걸어 놓고 복수가 끝날 때까지 지켜볼 테다.
복수가 끝나면 나는 우리 어머니가 하듯 이빨을 지붕에다 던질 테다.
젖니가 빠지면 어머니는 그것을 늘 지붕에 던졌다. 새로 나오는 이빨이 그래야만 정상적으로 예쁘게
난다는 것이었다. 나는 어김없이 이빨이 빠지면 지붕에 던졌다.어머니처럼 지붕에다 대고 꾸벅꾸벅 절을 했다.
]
이빨이 새로 나올 리는 없지만 나는 지붕에다 던질 생각이었다. 그래서 잃어버린 이빨,
치욕의 이빨을 젖니처럼 지붕에다 살게 해 주고 싶엇다.
나중에 내 새끼의 이빨도 그렇게 할 것이고 손자놈도 그렇게 할 것이다. 그래서 내 이빨이 왜 가짜인지
옛날 애기처럼 해 줄 셈이다.
다혜는 바람새는 소리가 나는 내 말투를 교정해 주며 다시는 나와 입을 맞추지 않겠다고 했다.
핏자국이 남아 있는 험상궂은 이빨 뺀 자국을 본 것이었다.
"나 병원 그만 둘까 봐."
"그게 무슨 소리야?"
"내키질 않아. 첫 월급 타면 그만 둘까 그러는데."
"헛소리 작작해. 사는 게 장난하는 건 줄 알아. 배부르니까 뵈는 게 없는 모양이지?"
"누가 배불러서 그런다나 뭐. 그냥 다니기 싫으니까 그러지. 다른 병원으로 옮기려고"
"뭐가 어때서 그러는 거야. 정말 그런 식으로 살거야."
나는 은근히 부아가 돋았다. 별로 유복하지도 못한 국민학교 교장선생의 딸치곤
너무 배부른 흥정을 하며 사는 것 같았다.
"그게 아냐...... . 화내지 않는다고 약속하면 얘기해 줄께."
나는 할 수 없이 다혜에게 무슨 일이 있더라도 화내거나 솜씨를 보이려고 안달하지 않겠다고 손가락을 걸어 주었다.
"사실은 말야, 우리 원장선생의 손버릇이 나쁜가 봐. 겉으로 보기엔 점잖고 신사같은데...... .
간호원들한테 자꾸 손대나 봐."
"다혜한테도 수작 걸든?"
"그렇다고 봐야겠지 뭐. 좌우간 수상쩍어.
부인도 의사인데 무척 속썩는 모양야. 어찌나 나를 경계하는지 불편해서 못 견디겠어."
다혜는 배부른 탓으로 병원을 나오려는 게 아니었다.
"죽일 놈, 그걸 그냥 뒀어? 눈깔을 빼 버리지. 나와 버려."
"월급은 받아야겠어."
다혜도 그냥 나오기는 억울한 것 같았다.
나는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그 괘씸한 친구를 어떻게 코필 터치나.
첫댓글 늘 이시간을 기다리다 첫번째로 읽곤 하지만~~감사인사가 너무 늦었습니다~~~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감사합니다
주먹이 쎄면 주먹으로 얻어 터지고 칼잡이는 칼로 총잡이는 총으로 죽는다는데 살아서 다행입니다 미나의 행동이 앞뒤가 안맞지만 그렇다고 치고........한번 사이비교에 빠지면 무서운게 소설뿐 아니라 현실인것 같아요...잘보았습니다
종찬이같은 젊은이가 몇명쯤 있어서 나라를 정화해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때늦게오ㅏ서 순식간에 몇장을 읽었습니다.
요즘같은 때 필요한 사람이지만 현실은 용납치 않겠지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잘 읽고갑니다~~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