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의원님께!
혹독한 더위 속에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자연의 섭리 앞에 더욱 머리 숙여지는 요즘입니다. 올 가을은 여름 내내 땀 흘리며 노력한 사람들에게 더욱 풍성한 계절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의원님들께서는 그 누구보다도 통영을 사랑하고 아끼며 고향 통영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계신줄 알고 있습니다.
21세기는 누가 뭐래도 문화의 시대입니다. 많은 나라들이 군사적 무장을 해제하는 대신 문화로 무장하고 있습니다. 이제 문화가 밥먹여 주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문화예술을 앞세워 지역경제회생을 꿈꾸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 시는 엄청난 문화예술적 자산을 갖고 있습니다. 언젠가 통영을 찾은 '화첩기행'과 '신화첩기행'이라는 책을 쓴 서울대 미대학장을 지내신 김병종 교수가 하신 말씀은 지금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이토록 조그마한 도시에서 이토록 많은 문화예술가를 배출한 도시는 세계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놀라움을 금치못했습니다. 통영을 방문한 후 청마와 윤이상의 예술혼을 일깨우는 글을 2주에 걸쳐 조선일보에 연재하였습니다.
존경하는 의원님!
우리 통영문인협회에서는 중앙동에 위치했던 통영우체국이 무전동 청사로 옮겨 간 후 지소 역할을 하고있는 통영중앙동우체국을 '청마우체국'으로 이름을 바꾸자는 운동을 펼친 적이 있습니다.
현 중앙동우체국은 청마유치환 선생이 수많은 지인들에게 직접 편지를 부친 곳이기도 합니다.
주위에는 청마선생님의 사모님이 경영했던 충무유치원, 박애당을 비롯해서 청마유치환생가터, 김춘수생가, 김상옥생가, 박경리생가를 비롯해서 세병관, 향토역사관, 문화마당, 봉래극장, 문화원 등이 자리해 있어 그야말로 통영문화 중심지입니다.
이러한 연유로 인하여 중앙동우체국 앞 거리는 2002년 '청마거리' 로지정됨과 동시에 '행복시비'도 건립되어 문학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입니다.
우리 통영문인협회에서는 2004년 미국 LA한인타운에 '도산안창호우체국'이 생긴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통영의 문화컨텐츠를 계발하기 위해 '청마우체국'개명을 추진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최모씨의 뜬금없는 청마의 친일의혹 제기로 인하여 답보상태에 있는 반면 춘천에서는 소설가 김유정 이름을 딴 '김유정역'이 생겼는가 하면 수원에서는 축구선수 박지성 이름을 딴 '박지성 길'이 생기기도 하였습니다.
존경하는 의원님!
청마유치환 선생님은 그 혹독한 일제치하에서도 창씨 개명도 하지 않았고 해방 이후 자유당 시절 만연야당설을 주장하며 부정부패를 고발하는 글을 썼다는 이유로 경주고등학교장 자리에서 쫒겨나기도 하였습니다. 청마 선생은 평생동안 많은 제자들을 양성하고 한국 시문학사에 큰 획을 그으신 교육자이십니다.
민족문제연구소가 지난 2005년 8월 29일 경술국치일을 기해 발표한 친일인사 3,090명 명단에도 청마선생님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수 억의 국비를 받은 민족문제연구소가 조금이라도 청마선생님께 친일의혹이 있었다면 명단에 넣지 않았겠습니까.
2007년 대선 이후 최종적으로 발간될 친일인사명단에 청마선생님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신하는 바입니다.
존경하는 의원님!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심지어 소설 속에 나오는 있지도 않은 홍길동, 최참판 등의 이름을 붙여 관광객을 불러모으는 현실입니다. 우리는 왜 이토록 멋진 문화자산을 가지고 있으면서 개인 감정에 사로잡혀 억지를 부리는 한 두명의 시민에게 발목이 잡혀 문화명소를 만들지 못하고 있는지 안타까울 뿐입니다.
우리 통영문인협회에서는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의원후보자들에게 '청마우체국 개명'과 관련해서 후보자들의 견해를 묻는 질문에 당선 된 대다수 의원님들께서 '청마우체국 개명'에 적극 나서겠다는 답변을 하셨습니다.
14만 통영시민의 뜻을 대변하는 통영시의회원님들께서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갖고 적극 해결 해주시는 것이 예향통영시의회 의원님들의 사명이기도합니다.
우리 통영문인협회에서는 의원간담회 등 절차를 밟아 청마우체국 개명 결(건)의안을 채택해 주실 것을 요청하는 바입니다.
끝으로 이 좋은 계절 가을을 맞아 의원님들의 가정과 하시는 일에 신의 가호가 늘 함께하시길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6년 9월 초가을에
통영문인협회 사무국장 김순철 드림
첫댓글 청마시인을 위한 뜨거운 열정 대단히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