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는 들렸지만 모습을 볼수는 없었다. 그녀는 막 아침 수영을 마치고 나와 사물함 반대 쪽에
있는듯 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환한 아침처럼 밝고 경쾌하고 생동감에 차 있었다.
아침 6시 15분, 어느 누구라도 그 목소리에 마음이 끌렸을 것이다. 나는 그녀의 긍정적인 얘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델로어즈, 지난주에 네가 골라 준 책 정말 고마웠어. 너네 집에서 도서실은 한참
가야 하잖아. 그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겠더라고. 솔제니친은 정말 놀라운 작가야. 그사람 얘길 해
줘서 정말 고마워." "팻이구나. 잘 지냈어? " 그녀는 또 다른 사람에게 인사를 건넸다.
잠시 동안 즐거운 소리가 멈추었다. 그리고 다시 들려왔다.
" 이렇게 눈부신 날 본적 있니? 오늘 아침에 걸어오면서 종다리 한쌍을 봤어. 살아있다는 걸 기쁘게
만들어 주더라고."
이 이른 아침에 누가 저렇게 감사에 넘쳐 있을수 있을까? 그녀의 목소리는 우아함이 배어 있었다.
베란다에 앉아 솔제니친을 읽는것 외에는 특별히 할 일이 없는 부유한 여인인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북쪽 숲에 작은 별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나도 매일 수영을 하고 종일 책이
나 읽으면서 지낼수 있다면 아침 6시 부터 저렇게 유쾌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샤워실로 가기 위해 모퉁이를 돌아 서면서 그 생기 넘치는 사람을 마주하게 되었다.
그녀는 짐을 챙기며 마지막 정리를 하고 있었다. 구김없는 노란색 유니폼을 입은 단정한 모습의 50
대 여인이었다. 그 유니폼이 대걸레와 빗자루 , 양동이와 함께있는 것을 본적이 있다. 그 건물에
고용된 청소하는 사람이었다 !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내 앞을 지나쳐 갔고 "영광스러운 하루가 되
기를"이라는 축복인사를 모두에게 던지며 문 밖으로 서둘러 나갔다.
나는 수영을 하면서도, 수영을 마친 후 비누 거품속에서도 그 노란색 유니폼을 생각했다. 그때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친구에게 열심히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녀의 피곤과 슬픔에 젖은 목
소리는, 무릅관절과 심장동맥과 불면증과 고통스런 날들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다.
그녀가 당하고 있는 재앙과 저주들이 너무 많았다. 좋거나 옳은것은 전혀 없었다.
물은 너무 뜨겁고, 소용돌이 기포는 자신의 뻣뻣한 다리에 좋을 만큼 그렇게 강하지 못했으며, 의사
들은 자신의 질병을 진단하는데 너무 느렸다. 내가 돌아 보았을때, 그녀는 다이아몬드 반지를 낀 손
가락으로 얼굴에 묻은 비누 거품을 닦아내고 있었다. 노인처럼 보이긴 했지만 짐작컨대 그 역시 50
대였다. 노란색 유니폼과 다이아몬드가 박힌 반지는 기가 막힐 정도로 놀라운 대조를 이루며
'자족하는 경건이 큰 유익'이라고 하신 하나님 말씀을 떠올리게 했다.
나는 그 말씀이 정말 진리임을 다시 깨달았다.
그날 아침 나는 '자족'과 '불만' 둘 다 보았다. 그리고 그 일을 결코 잊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마음을 열어주는 풍경중에서)
첫댓글 좋은글 ㄳ합니다.어떤 직업이던지 만족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은 하나의 축복 그 자체인 것 이겠지요.행복은 다이아몬드의 크기나 몇개를 가진다는 것과는 거리가 먼 인생철학에 동감함니다(다행스럽게도...제게는 이런 걱정을 안해도 되니까 좋구요). 좋은 시간들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