聞安重根報國讐事(문안중근보국수사)
김택영(金澤榮:1850~1927)
본관은 화개. 자는 우림(雨霖), 호는 창강(滄江) · 소호당주인(韶護堂主人).
시의 황현(黃玹)과 문(文)의 이건창(李建昌)과 더불어 학문학사의 마지막 대가이다.
국권이 상실되자, 중국으로 망명하여 민족성 회복을 위해 많은 역사서술에 힘을 기울였다.
1916년 『교정삼국사기』 , 1918년 조선역사를 엮은 『한사계(韓史棨)』, 1922년에는 『한국역대소사(韓國歷代小史)』를 간행했다.
시문집으로는 『창강고(滄江考)』와 『소호당전집(韶護堂全集)』이 있다.
(一)
평안도 장사가 두 눈을 부릅뜨고
平安壯士目雙張 평안장사목쌍장
양새끼 죽이듯이 나라 원수 죽였구나.
快殺邦讐似殺羊 쾌살방수사살양
죽기 전에 들은 소식 하도 반가와
未死得聞消息好 미사득문소식호
국화 곁에서 미친 듯이 노래하며 춤추네.
狂歌亂無菊花傍 광가란무국화방
(二)
해삼위 하늘가에 맴돌던 송골매가
海蔘港裏鶻磨空 해삼항리골마공
하얼빈역 내려서자 벼락불 터졌네
哈爾賓頭霹火紅 합이빈두벽화홍
많은 온 세계 호걸들이
多少六洲豪健客 다소육주호건객
가을바람에 일시에 수저를 떨구네.
一時匙箸落秋風 일시시저락추풍
(三)
예로부터 망하는 나라 어이 없었으리
從古何嘗國不亡 종고하상국불망
어린아이 한번 넘어짐에 견고한 성도 허물어졌다네
纖兒一到壞金湯 섬아일도괴금탕
하늘도 버틸 만한 이런 분 나셨으니
但令得此撑天手 단령득차탱천수
나라는 망할 때도 광채는 빛나리.
却是亡時也有光 각시망시야유광
김달진 , 『한국漢詩』, 민음사, 19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