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된 애마,승합차를 보내다
부처님 분상에서 와도 온 것이 아니요
가도 간 것이 아니렸다.
만 22년을 사랑과 정을 실어 나르고
불심과 중생심을 실어 나르고 소통했던 승합차.
색즉시공 공즉시색
그래도 현실에서 보내야 하니 오랫동안 함께 해온 도반
마냥 정이 깊히들어 어떻게 보내야 하나 가슴 한편 애려오고 서운하기까지 하다.
오는 자 막지 말고 떠나는 자 잡지 말라고?
오는 자를 기꺼이 감사한 마음으로 맞이해 대접하고
가는 자에게 정성을 다해 보내니 곧 보살심이다.
산길 물길 22년, 무더운 여름과 겨울을 44회 맞이하고
보냈다.초기에는 시원하고 따습더니 근년에 이르러
노후된 기기로 방귀(?)냄새가 독해 본 운전기사도 독한
내음에 오르내릴 때마다 저으기 고통스러웠다.
더구나 근 4년 에어컨이 자주 고장 나 수리비는 비용대
로 잡아 자시고 자주 문제가 생겨 안타까움을 야기했다.
노후와 늙음, 버려야 하나? 내쳐야 하나?
고민,고민!
'여고 시절 3년 동안 정들은 자주 색가방~
눈이 오나 비가 오나~~~' ㅡ자주색 가방
'암자 시절 22년, 정들은 남색 승합차~
눈이 오나 비가 오나 ~~~'ㅡ남색 승합차
명분은 불자님들 안위와 안락을 위함도 있고,.검사도
자주 있어 불편하기도 하고,겨울 내내 시동도 안되
점프선으로 연결하느라 언 손을 녹이며 이어온 애마와
의 동고동락! 1년을 고심하다 폐차 내지 외국이민을
보내기로 결정했다.
나도 진즉 조기에 새 것,새 차를 사고 싶다
그러나 빠듯한 경상비에 새것,새차는 포기했다
생활용품 거의가 중고다. 역시 환경주의자요,자연보호
를 최고 가치에 두는 바 나라도 재활용으로 지구촌의
생명을 연장하고픈 간절한 바램이다.30년간 개인 새
용품은 석달전 산 TV 새것 39만원과 이번 승합차 한
대다.꽁생원이라 하겠지만 신도들이 힘들게 번 재물
어렵게 보시한 정재다.전임자 또한 부도가 나 나갔다.
이번 차도 7~8년전 교체해야 했으나 코로나 시련이
와 신도안전과 매연건으로 부득불 교체하게 됬다.
안전운행,정비철저로 모든 분들의 큰 은혜를 작게나마
갚아 나아갈 것이다.남에게 돈이야기 하는 것이 싫어
개인적으로 비상한 긴축을 유지하며 지금 작은 단체를
흔들림없이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더러 재정의 융통을
호소하는 이가 있는데 조직단체의 재정은 공유물이요,
개인적 일탈은 모두의 공멸을 가져오는 불행한 상황으
로 귀결됨은 자명하다.10여년전부터 금융감독원,국세청등 공적 감시는 이미 그 강도가 예상을 넘고 있다.
신도님들 모시고 완도로 제주도로,지리산으로 설악산으로,동해로 서해로,경기도로 전라도로,마곡사로 법주
사로등 무수히 다녔던 순례의 길. 파노라마처럼 스쳐
가는 애마와의 긴 여정. 그래,너도 주인 제대로 못만나
등목욕한번 제대로 받지도 못하고, 광택로션 한번 발라주지도 못했으니... . 이 주인의 불성실과 게으름이란. 이제야 반성하고 후회하니 이억만리 떠나든 저승에
가든 우리 잊지 말고 다시 만나자! 안 만나겠다고?
그래,그건 너의 의사니 존중해 주마, 다만 미운 정,고운
정이 합쳐져 곰삭은 인연이 되는 것이니,어디 가든 문자 치거나 카톡 하거라,새로운 오일을 사가든,아니면 1급
광택제를 들고 가든 아니면 택배로 부쳐 주마.
만난 것은 반드시 이별이라 했지
공주 곰나루에는 곰아가씨와 나뭇꾼이 살다 어느날
나무꾼이 때가 되어 떠나니 자녀를 둔 곰여인이 떠나는
남편을 보며 쫓다 강물에 휩쓸려 갔다든가 아니면 기다리다 망부석 여인이 됬다든가? 각설하고 만난 것은
만나야 할 시공이 있어 만난 인연이 된 것이요,헤어짐은 헤어질 때가 되어 헤어지니 일체가 부처님 뜻이요
부처님법이다. 즐거울 때 마냥 즐거워 할 일이요,춤 출
때 한 껏 춤출 일이다. 공양할 때 잔소리로 쥐어박기 보다 진심으로 공양하는 그의 미래를 불보살님께 축원하니 나는 이미 부처님 죄우보처 협시 보살의 경계에 이름이다.
가끔 차량을 아는 사람들은 지금 이 차종의 굴러 다니는
것을 보고 놀란다.이미 단종된지가 오래됬는데 지금도
시내를 굴러다니는 것을 보며 골동품 보듯이 신기해 한
다. '친구는 옛친구,차량은 새로운 차?' 어쨋든 관계는
인연이라 할 때 소중히 가꾸고 지켜 긴 역사를 이뤄야
한다.금새 끓는 것도 중요하나 금새 식는 것 또한 경계
해야 한다.노포(오래된 역사속의 진실과 신뢰의 식당이나 가게)의 가치란, 주인됨의 성실과 땀이라 할 때 관계를 맺든 사업을 하든 자기 전문의 고유한 영역을 확립할
지니,긴 시간을 지켜보고 또 신뢰를 구축하는 일이 나로
부터 시작되고 결실이 맺어짐을 알아야 한다. 인간과
인간,자연과 자연이라는 거룩하고 숭고한 역사를 펼쳐
가야 할 것이다. 불심으로 찰라를 영원으로,영원을
찰라로(일념즉시무량겁 무량원겁즉일념) 치환하는
정진의 힘을 증득해야 할 것이다.
헤어질 때 또 다른 날의 만남을 기약하니
만나고 헤어짐을 부처님뜻에 맡길 뿐
서로의 생채기가 되서는 안된다. 미웠어도 나와의
한 때였고,좋았어도 한 때였으니 가는 길 축원하고
또다른 부처님 회상의 동고동락을 기약함이요, 도반
으로 만나길 서로 기대하는 바다. 한 때 살을 섞든 몸을 의탁했든 혹은 동숙과 동학의 때가 있었든 타협과
불심으로 이어갈 뿐, 밉다해 소송을 하거나 물질욕에
휩쌓여 쟁투를 삼갈지니,행자와 보살의 책무라 할 것이다.아낌없이 주는 나무,나의 땀과 하늘의 비로 인해
큰 고목으로 성장해 우리 모두의 시원한 그늘이 되 아낌
없이 서로 주고 받듯,안전을 지켜 줬고,의식주를 해결해 준 고마운 우리 애마,우리의 천리마였으니 그 깊은 인연의 숭고함을 부처님께 바치는 바다..
한때는 정원의 과초과로 운전마저 제어가 안되어
아슬아슬하게 저수지옆길을 오갔던 장마길과 빙판길
-그 가슴타는 4반세기의 조마조마한 세월에 이제 나는
백발의 행자가 되었다. 운전중 졸음이 쏱아져 아슬아슬
함의 극한에서 달리는 시간이 다반다였다.부처님의 신통으로 안전을 지켜주신다 해도 그 초조함은 뒷자리 탄
승객이 아닌 운전대를 잡은 내 몫이었다.지금은 초로의길목에서 몸에 부치면 오후 20분을 눕는 여유를 누린다사고도 없었고 반세기 하루 세끼를 맛나게 공양하고
때로 지친 몸으로 잠자리에 들어 또 다른 수행자들과
법담하는 꿈에 젖는다. 그 모든 은덕과 공덕이 애마
승합차였고 신도들이었다. 입재는 회향의 시작이요,회향은 또 다른 입재다. 헤어짐은 또다른 만남의 시작이다
만리를 가도 부처님 언덕이요, 저승을 가도 부처님 세상
이다.정들은 가족을 보내며 깊은 밤 홀로 쓰며 마음을 달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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