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3일. 한국의 탄생화와 부부사랑 / 담쟁이덩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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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13일. 오늘의 역사와 기념일.
* 세계 친절의 날(World Kindness Day)
*1970년 - 대한민국의 노동 운동가 전태일 사망
♧ 11월 13일. 한국의 탄생화
* 도종환시인의 [담쟁이] 시가 생각하는 전태일 열사 기일 : 포도과 2속 4종
* 대표탄생화 : 담쟁이덩굴
* 주요탄생화 : 미국담쟁이덩굴, 거지덩굴
※ 11월 13일 세계의 탄생화
레몬 버베나 (Lemon Verbena) → 8월 16일 한국의 탄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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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11월 13일 오늘은 22년 2개월 보름남짓의 짧은 생애를 온 몸으로 불태우며, 우리나라 노동 운동의 시작이며 노동자의 예수라 불리는 전태일열사의 산화일입니다. 삼가 열사의 깊은 뜻을 기리며 희생과 노고의 삶에 깊은 경의와 애도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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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사의 기일. 열사의 뜻을 가장 잘 표현하는 [담쟁이덩굴]을 오늘 한국의 탄생화로 정했습니다.
담쟁이
-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방울 없고 씨앗 한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가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잎 하나는 담쟁이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오늘도 사람들은 넘지 못할 벽이라고 주저하고 포기하는 벽을 맨 앞의 담쟁이 잎새가 되어 묵묵히 역사의 담을 넘어가는 수 많은 담쟁이들에게 힘을 내시라 응원을 보내며, 저 스스로를 또한 위로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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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국의 탄생화는 [담쟁이덩굴]을 비롯한 [고려담쟁이]와 [미국담쟁이], [거지덩굴] 등입니다. 비목나무가 노란 단풍을 자랑한다면, 오늘의 탄생화는 누구보다 진홍색의 붉은 단풍색을 자랑합니다.
[고려담쟁이]란 이름은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이름이고 원산지는 중국 중부지방입니다. 정식 명칭은 [헨리아나담쟁이]인데, '헨리아나'란 사람이 이 식물을 최초로 학회에 등록한 까닭이랍니다. 중국이 원산지라 중국 사람들이나 외국사람들은 당연히 [중국담쟁이]로 부르겠지요. 모든 단풍 중 가장 붉은색을 자랑하는 고려담쟁이의 꽃말은 [아름다운 매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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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담쟁이]는 북미가 원산지라 붙여진 이름입니다. 고려담쟁이와 미국담쟁이는 전문가가 보아도 구별하기 쉽지 않다고 합니다. [공생과 우정]의 꽃말처럼 같은 듯 서로 다른 이 두 담쟁이 처럼 우리나라와 미국이 일방적인 종속 관계가 아니라 서로 공생하며 우정이 돈독한 친구 관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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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헨리의 <마지막 잎새>에서 주인공은 폐렴에 걸려 힘든 투병 생활 중에, 이웃집 담쟁이덩굴의 잎이 모두 떨어지면 자신의 생명도 다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비바람이 휘몰아친 다음 날에도 떨어져 있어야 할 담쟁이덩굴에 마지막 잎새 하나가 그대로 붙어 있는 것을 보고 다시 삶의 의욕을 갖게 됩니다. 우리가 이미 다 알고 있는데로 그 마지막 잎새는 이웃의 늙은 화가가 밤을 새워 담벼락에 그려 넣은 것입니다.
소설 속에 나오는 '담쟁이'는 오늘 소개하는 우리나라 담쟁이가 아니라, '미국담쟁이덩굴'이나 11월 21일 탄생화인 '아이비'였을 것입니다. [담쟁이덩굴]은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대만에서 자라기 때문이죠. 그래도 소설은 상상의 영역이므로 그 담쟁이를 이 담쟁이로 생각하여도 아무 상관은 없을 듯 합니다.
상상을 하고 생각을 하는 것은 창조의 영역입니다. 물리의 영역이 아니라 신의 영역이란 의미입니다. 물질과 에너지, 시간과 공간으로 이루어진 우리 우주의 물리 규칙에는 [생각, 상상, 감정, 의지] 등이 활동할 여지가 없습니다. 이런 것들은 오직 생명 안에서만 활동하고 있는데 이것이 우리 생명의 본질을 탐구할 수 있는 열쇠이기도 합니다.
데카르트는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유명한 말을 남깁니다.
[생각이 존재의 본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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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쟁이덩굴]의 꽃말은 [우정]과 [공생]입니다. 생태교란종인 환삼덩굴이나 칡과 같은 덩굴 식물은 넓은 잎으로 땅과 나무를 뒤덮어버려 풀을 자라지 못하게 하고 나무는 말라죽게 합니다. 그러나 [담쟁이덩굴]은 나무를 타고 오르더라도 그 나무를 다 덮을만큼 자라지는 않습니다. 함께 사는 지혜를 아는 아이이지요.
우리네 삶도 그래야하지 않을까요? [최대 이익]이 경제 활동의 궁극적인 목표가 된 작금의 사회에서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덕망은 [공생의 덕]입니다. 우리는 풍요의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인류가 [함께 삶]의 지혜만 터득하더라도 우리 세상의 삶의 질은 참으로 높아질 것입니다.
예전에는 우리네 동네 흙 담장에서 쉽게 만날 수 있었던 담쟁이덩굴은 시멘트 콘크리트 담장에 밀려 산으로 가야 만날 수 아이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문화체육부 장관을 지내신 도종환 시인의 시 [담쟁이]를 오늘의 시로 소개했습니다. 문재인대통령이 국회의원시절 녹음 한 시낭송을 링크합니다. 붉은 단풍마저 아름다운 [공생과 우정]의 식물 [담쟁이]에게서 삶의 지혜를 배우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https://youtu.be/kXQqZDNcbkw
♧ ME부부 꽃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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