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특구 청담·압구정 일대 23일부터 사흘 동안 축제
"청담동·압구정동·신사동 거리를 빼놓고 대한민국 패션을 논할 수 없다"는 점에서 큰 이견은 없을 듯하다. 지식경제부는 이 주장을 뒷받침하듯, 청담동 패션거리와 압구정동 로데오거리 일대를 전국 최초·유일의 '패션특구'로 지난해 9월 지정했다.
그 패션 거리에서 축제가 열린다. 신사동 도산공원·가로수길과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옆 공영주차장을 무대 삼아 강남문화재단이 주최하는 '강남 패션페스티벌'이다. '패션 바람개비'를 주제로 오는 23~25일 진행되는 페스티벌 후원을 맡은 강남구는 "축제가 패션 피플만의 향연에 머물지 않도록 하겠다"고 공언한다. 2007년부터 매년 열어온 축제를 문화·예술이 어우러진 대중 공간으로 만들어, 패션문화 저변을 넓히고 패션산업을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도산공원 앞 패션쇼로 시작
페스티벌의 꽃은 '패션쇼'다. 행사는 23일 오후 6시 도산공원 앞 특설무대 패션쇼로 축제의 막을 올린다. 무대에 작품을 올릴 디자이너 면면이 흥미롭고 개성이 뚜렷하다.
개막 첫 무대는 '한복패션쇼'다. 한국한복공업협동조합 소속 디자이너들의 쇼엔 팔도(八道) 혼례복, 혼수 한복, 작품 한복, 평상복, 퓨전 드레스 등 한복 60여 벌이 등장한다. 디자이너 원혜은·박순기·지성조 등이 참가했다. 지난 3월 말~4월 초 열렸던 서울컬렉션에 참가했던 하상백·이주영·김규식 같은 유명 디자이너들도 개막식 패션쇼에 참여한다.
축제기간 본선이 진행되는 '루키 패션 콘테스트'는 신예들의 참신한 기량을 감상할 기회다. 패션 전공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 예선에 1300여명이 참가했는데, 본선 진출 25개 팀의 작품 50벌이 축제 때 소개된다. 대상 선정 팀엔 상금 1000만원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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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강남패션페스티벌 당시 디자이너 패션쇼 모습. 올해 세 번째 맞는 '패션 1번지'의 잔치는 23일부터 사흘간 계속된다./강남문화재단 제공
◆신사동 가로수길은 '패션 로드'로
24일, 신사동 가로수길은 패션 거리(fashion road)가 된다. 강남문화재단은 이날 오전 11시~오후 6시 여러 공연과 행사를 내놓는다. 성격이 다른 행사들이 뒤섞이지만 일정을 미리 살펴 흥미로운 프로그램을 고르면 의미 있는 시간이 되겠다.
'쇼핑'이 목적이라면 오전 11시~오후 6시 열리는 패션 마켓을 찾아보자. 신진 디자이너들의 제품이 판매되고, 가로수길 상점들은 도로에 둔 100여개 부스에서 제품을 내놓고 매장가격보다 20~50% 할인해 판다. 연예인 애장품 자선바자회 '연예인 패션 마켓'이 열려 판매 대금 전액이 불우이웃돕기에 쓰인다. 김세아·류태준·박보영·박해미·박해일·이상우 등이 애장품을 내놓았다.
가로수길 특설 무대에선 낮 12시와 오후 1시부터 각각 30분간 뮤지션 김태민·박진영이 디자이너들로부터 협찬받은 옷을 입고 연주하는 '패션, 재즈를 만나다' 같은 공연이 열린다. 오후 1시30분 국제벨리댄스협회의 '벨리퀸즈'가 댄스 퍼레이드를 펼치고, 오후 1~6시 전문 마술사와 피에로가 거리 일대를 돈다.
이날 가로수길에선 서울의 클럽·파티 문화를 이끌어온 디제이들이 모인 '360 Sounds'가 축제를 이끈다. 오후 3시~4시30분 360 사운즈의 DJ·MC들이 '360 라디오 스테이션'이란 이름의 판을 벌이는 것이다.
오전 11시~오후 6시엔 언제나 참가할 수 있는 행사가 마련된다. 도산대로 쪽 가로수길 초입에선 친환경 장바구니 에코백을 1000원에 살 수 있고, 바람개비 조형작품을 파는 '패션 아트 바람개비 숍'이 열린다. 무료로 패션 문신(tattoo)을 체험하는 코너, 여러 패션 소품을 착용한 뒤 사진을 찍어볼 수 있는 포토존이 마련된다.
◆앙드레김 패션쇼가 폐막 장식
대미는 앙드레김 패션쇼가 장식한다. 25일 오후 7시30분~9시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옆 공영주차장에서 열릴 패션쇼는 '2010년 봄과 여름을 위한 문화 페스티벌' '비잔틴 제국의 위대한 로망스' '한국 왕실의 전설' 등 5개 주제 스테이지로 진행된다.
이날 오전 10시 도산공원에선 유치원생·초등학생이 디자인 실력을 겨루는 '패션 키즈 드로잉전'이 열린다. 어린이들이 티셔츠에 그린 그림 중에서 뽑은 우수작은 디자이너의 손길을 거쳐 상품으로 판매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