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드림 참가자는 오후 4시 35분부터 한 시간 동안 가우도 트레킹을 즐긴다. 한낮의 무더위를
피해 걷기 좋은 시간이다. 여름에 해가 늦게 져서 나이트드림 참가자는 보기 어렵지만, 가우도 일몰이 무척 아름답다. 분홍빛 하늘을 배경으로 섬의 윤곽이 온전히 드러나기 때문. 우연히 배가 지나가면 한 폭의 그림이 따로 없다. 섬을 잇는 출렁다리도 밤이 되면 현란한 조명으로 치장한다. 낮에는 상상할 수 없는 가우도의 반전이라고 할까.
‘청춘 생각대로 극장통’에서 만난 강진극장 터와 옛날 영화 포스터
걷고 나서는 배를 든든히 채워야 한다. 강진 읍내로 나와 추억의 테마 거리 ‘청춘 생각대로 극장통’에서 각자 식사한다. 산과 들, 바다가 있는 강진에는 예부터 먹을거리가 풍성했다. 입맛에 따라 어느 식당을 선택하든 푸짐한 상차림과 따뜻한 인심이 반겨준다. 구도심의 정겨운 풍경은 덤이다. 〈영자의 전성시대〉 〈용가리〉 등 오래된 영화 포스터, 시대상을 반영한 표어를 구경하며 잠시 시간 여행을 즐겨도 좋다.
다산이 강진에 유배 와서 처음 묵었다는 사의재
오후 7시 10분부터 사의재를 배경으로 마당극이 펼쳐진다. 정약용이 강진에 유배 와서 처음 묵었
다는 사의재는 ‘생각과 용모, 언어, 행동을 바르게 하는 이가 거처하는 집’이란 뜻이다. 절망스러운 상황에도 몸과 마음을 다잡은 다산의 면모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배우와 관객이 자연스레 어우러지는 사의재 마당극
공연도 흥미롭다. 귀양 온 선비를 살갑게 챙긴 주모와 딸 등 다양한 등장인물이 모두 지역민이다.
생업에 종사하는 틈틈이 연습한 터라, 연기가 조금 부족하고 실수가 있어도 친근하고 흥겹다. 배우와 관객이 자연스레 어우러지며 신명 나는 춤판을 벌인다.
공원을 걷다 보면 어느새 어둠이 내려앉는다. 마침내 오색 조명이 켜지면 삼삼오오 돗자리에 모여 앉아 본격적인 한여름 밤의 피크닉이 시작된다. 읍내 통닭 골목에서 온 시골닭강정에 지역 청년들이 만든 맥주를 곁들이니 그야말로 꿀맛. 강진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이 야외 공연도 선보인다. 낭만적인 시 한 편, 노래 한 곡에 멀리 읍내의 따스한 밤 풍경이 스민다.
짙푸른 녹음이 내려앉은 다산초당
나이트드림이 시작되기 전, 초록빛 싱그러운 강진의 여름 풍경을 챙겨보자. 지난봄 동백꽃이 흐드러지게 핀 강진 정약용 유적(사적 10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