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 푹 쉬고, 잠을 충분히 자도 종일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특별한 이유 없이 피로감이 계속된다면 만성피로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만성피로증후군, 대체 뭘까?
만성피로증후군은 단순 피로감과 달리, 임상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피로가 6개월 이상 반복돼 일상생활에 심한 영향을 주는 상태를 의미한다. 원인 질환이 없지만, 만성피로를 겪는 사람들은 다양한 신체 증상을 겪는다.
보통 ▲피로감 ▲집중력 및 기억력 저하 ▲수면장애 ▲두통 ▲어지러움 ▲식욕 장애 ▲근육통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다양한 신체증상이 나타나지만, 만성피로증후군의 원인은 불분명하다. 다만 전문가들은 바이러스 감염, 면역기능 이상, 신경호르몬계 이상, 중추신경계 이상 등 여러 요인이 복잡하게 관련되어 있을 것이라 추정하고 있다.
◇원인 모를 만성피로증후군, 치료법은?
만성피로증후군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우선 질환의 유무를 살펴야 한다. 원인이 병적인 피로인지, 정신사회적 원인에 의한 피로인지에 따라 치료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피로감은 심혈관계 질환이나 감염 질환, 신장 질환 등 다양한 신체 질환이나 우울증, 불안증과 같은 정신 질환에서 나타나는 증상이기도 하다. 불건전한 생활습관이나 약물 부작용 등으로 인한 것일 수도 있다.
만성피로증후군의 치료에는 인지행동치료와 단계적 운동치료, 약물치료가 도움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매일 걷기와 같은 저강도 운동은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과도한 카페인 섭취를 자제하고, 일주일에 30분 이상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등 일정한 생활방식을 유지하는 것도 만성피로 해소에 좋다.
◇6개월 이상 안 풀리는 피로 '만성피로증후군' 의심
피로는 강도 높은 운동이나 치열한 업무 이후에 느끼는 자연스런 증상이다. 그러나 원인 모를 피로감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피로증후군을 의심할 만하다. 이땐 푹 쉬어도 좀처럼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 피로가 장기화될수록 치료가 어렵다. 미국질병통제센터(CDC)는 만성피로증후군의 자가 진단 기준으로
▲기억력·집중력 감소 ▲평소와 다른 두통 ▲자고 일어나도 상쾌하지 않은 느낌 ▲평소보다 힘든 운동(일)을 한 뒤 24시간 이상 나타나는 심한 피로감 ▲인후통 ▲근육통 ▲다발성 관절통 ▲목이나 겨드랑이 임파선이 붓거나 아픔 등을 제시한다.
이 증상 중 4가지 이상이 6개월 이상 나타나면 만성피로증후군을 의심한다.
◇규칙적 수면습관+하루 10분 걷기로 피로 회복
만성피로를 극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충분한 수면과 휴식이다. 수면 시간이 부족하다면 만성피로는 절대로 풀리지 않는다. 개인차가 있지만, 성인 기준 6~8시간 정도의 수면이 필요하다. 한 번에 몰아서 자는 것보다는 매일 규칙적으로 자고 일어나는 습관이 좋다. 주말에 몰아서 잘 경우 신체리듬이 깨져 만성피로가 풀리는 데 오히려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규칙적인 수면습관을 지키기 어렵다면, 자기 전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
적당한 신체활동도 필수다. 스트레칭을 하면 근육이 이완돼 컨디션 회복에 도움이 된다. 하루에 두 번 이상, 아침과 저녁에 한 세트씩 각각 15~20분 스트레칭을 하면 근육 이완에 효과적이다. 걷는 것도 피로 회복에 효과가 있다. 하루 10분 정도 걸으면 다른 에너지 식품을 먹는 것보다 피로감을 회복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부족한 기력 보충은 보양식 대신 사향·인삼·당귀로
건강한 식습관도 필수다. 흔히 피로를 회복하기 위해 삼계탕·장어구이 등 보양식을 찾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런 고단백·고지방 식품이 도움을 주는 사람은 일부에 그친다. 영양이 부족하고 체중이 적게 나가는 사람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대사증후군이나 만성질환을 앓는 환자에게는 오히려 해가 된다. 지방이나 단백질 섭취가 충분한 상태에서 고단백·고지방 식품을 먹을 경우 증상을 더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한의학에서는 만성피로를 '허로(虛勞)'라 한다. 기력이 허하다는 뜻이다. 치료 역시 기혈의 균형을 맞추는 데 중점을 둔다. 꾸준한 운동으로 피로를 풀고 체력을 강화하면 도움이 된다. 사향·인삼·당귀·숙지황 등이 기력 회복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공진단, 만성피로 회복에 도움
공진단(拱辰丹)을 비롯해 만성피로 해소에 도움되는 한방 의약품도 꾸준히 주목받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공진단의 효능·효과로 ▲선천성 허약체질 ▲무력감 ▲만성병에 의한 체력 저하 ▲간 기능 저하로 인한 어지러움 ▲두통 ▲월경이상 ▲만성피로 등을 인정했다.
실제 대전대 손창규 교수팀이 진행한 동물실험에서는 공진단을 투여한 그룹에서 피로를 견디는 시간이 1.5배 이상 연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진단은 의약품으로 분류돼 있어 약국·한의원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 인터넷으로 판매되는 공진단은 불법 제품이라는 뜻이다. 약국에서 판매되는 공진단은 제약사에서 생산한 제품으로, 정확한 성분·함량이 표시돼 있다. 1환(또는 1병)에 사향 74㎎, 녹용·당귀·산수유·숙지황·인삼이 각각 444.3㎎으로 모든 제약회사가 동일하게 생산한다. 핵심성분인 사향의 경우 워낙 고가(高價)라, 가짜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제약사에서는 공진단의 주원료인 사향의 수입·생산·판매와 관련한 모든 내용을 매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보고한다.
최근에는 마시는 방식의 공진단이 개발됐다. 씹어 먹는 방식이었던 기존 제품의 불편을 줄이고, 체내 흡수 속도는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성분 함량은 기존과 같다. 공진단현탁액을 국내 최초로 개발한 익수제약 관계자는 "편리한 복용법 때문에 소비자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