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문은 대하 15:8-19절이고, 제목은 “진정한 언약 갱신(renewal)이란…,”입니다. 선지자가 전해 준 여호와의 말씀대로 아사가 우상들을 제거하고, 번제단을 재건합니다. 제위 15 년 3 월에 유다를 비롯한 이스라엘에서 돌아 온 여러 지파의 사람들이 예루살렘에 모여 많은 제물로 제사를 지내고, 하나님을 찾겠다고 맹세하며 언약합니다. 아사가 온전한 마음으로 아세라의 가증한 목상을 세운 어머니의 태후의 위를 폐하고 구별한 물건들을 여호와의 전에 드립니다.
묵상
오늘은 아사 왕을 비롯한 모든 백성들이 맺은 언약의 갱신이 가지는 의미들에 대해서 묵상합니다. 12절의 “또…, 여호와를 찾기로 언약하고”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원문은 “와이야보우 밥 베리트 리드로쉬 에트 여호와”(וַיָּבֹאוּ בַבְּרִית לִדְרֹושׁ אֶת־יְהוָה-waiyāḇōū ḇaberîṯh liḏrōwōšh ’eṯ-Yĕhovah)인데, 이를 그대로 문자적으로 직역하면, “그리고 그들은 여호와를 찾기 위해 언약에 들어갔다(NIV, And they entered into a covenant to seek the LORD)”입니다. 본래 ‘언약(covenant)'에 해당하는 여성명사 ‘베리트’(בְּרִית-bĕriyth)는 “자르다(cut off)”라는 의미의 동사 ‘카라트’(כָּרַת-kârath)와 함께 사용하여 “언약을 자르다.”라는 문자적 의미를 나타냅니다. 이것은 고대 근동 지역에서 계약 당사자끼리 언약을 맺을 때에 동물을 둘로 쪼개어 놓고, 그 쪼개진 고기 사이로 함께 지나감으로써 언약의 엄숙한 이행을 다짐하던 관습에서 비롯된 표현입니다.
첫째, 이 언약은 새롭게 체결한 것이 아니라, 갱신된 것입니다. 이것은 12 절에서 표현된 언약과 관련하여 사용된 동사를 통하여 알 수 있습니다. 본문에서는 대개의 경우, 언약을 새롭게 체결할 때 사용되는 동사 ‘카라트’(כָּרַת-kârath)가 아니라, “들어가다(to go in, enter)” 라는 의미의 동사 ‘보’(בּוֹא-bôwʼ)가 사용된 것으로 보아, 당시에 예루살렘에 모였던 백성들이 새로운 언약을 체결한 것이 아니라, 이미 있었던 언약을 갱신(renewal)한 것이었다는 것을 강조하는 표현입니다. 그리고 그 갱신의 목적이 자신들의 조상의 하나님 여호와를 찾기 위한 것이었음을 보다 분명하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둘째, 이 언약은 여호와의 절기들 중의 하나인 ‘칠칠절(七七節)’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습니다. 특히, 언약을 갱신하던 때를 아사 왕 제위 15 년 3 월이라고 적어 놓은 것으로 보아, 이 언약 갱신 의식은 유대인들의3 대 순례 절기 중 하나인 ‘칠칠절’(출 23:16; 34:22; 레 23:15-21; 민 28:26-31; 신 16 :9)과 깊은 연관성을 가지는 유일한 역사적 기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스라엘의 왕의 제위 년대를 사용할 때에는 민간력에 따르지 않고, 종교력을 따르기 때문입니다. 유대 종교력의 3월에 해당 되는 ’시반’(סִיוָן-Sivan) 월에 이스라엘 온 공동체가 공식적으로 예루살렘에 모일 수 있는 절기는 ‘칠칠절(七七節)’을 말하는 ‘샤브옷’(שבועות-Shavuot)이 유일하기 때문입니다.
셋째, 이 언약은 국가 공동체의 전적인 헌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헌신의 증거로 나라 안에 세워진 가증한 물건들(우상)을 없앴고, 성전의 제단을 재건하였습니다(8절).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여 조상들의 하나님 여호와를 찾기로 언약하고”라는 12절은, 왕과 백성들이 한 마음으로 맹세한 내용입니다. 여기서, “맹세하다.”라는 뜻으로 사용된 동사 ‘와이쉐바우’(וַיִּשָּֽׁבְעוּ-wayišhāḇeū)의 원형인 ‘샤바’( שָׁבַע-shâba)가 가지는 본래적인 의미는 “완전하다, 완성되다(to be complete)”입니다. 이러한 맹세의내용은 마치, 하나님께서 명하신 ‘쉐마’(신 6:5)의 중심 내용을 방불케 하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특히, 왕을 비롯한 모든 백성의 하나되어 그 날에 드린 제물의 수효가 소 700 마리와 양 7,000 마리라고 기록(11절)하고 있는데, 성경에서 ‘7’ 이라는 숫자의 개념이 ‘완전(perfect, 창 4:24; 21:29)을 의미합니다. 이 때 드려진 제사의 분량 마저도 아사와 백성들의 온전한 헌신으로 드려진 것이라는 강조하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입니다.
그 결과, 하나님께서 그들과 만나 주셨으며, 온 나라에 평안을 주셨습니다. 여기에서 “평안을 주셨더라.”로 번역된 ‘와이야나’(וַיָּ֧נַח-wayānaḥ)는 “쉬다(rest), 휴식하다.”라는 뜻의 동사 ‘누아흐’(נוּחַ-nuwach)가 사역 능동형으로 사용되어 “안식(쉼)을 주셨다(gave rest).”라는 말입니다. 여호와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주신 안식이란, 자신들에게 맡겨진 일들을 모두 실행하고 난 이후, 비로서 누리게 되는 진정한 안식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오늘 주님께서 저에게 들려주시는 ‘레마’의 메시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사랑하는 아들아! 본문에 나오는 아사와 그의 백성들은 진정한 갱신이 어떠한 것인가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들은 마음과 목숨을 다하여 맹세함으로 언약을 갱신하였으며, 이를 삶 속에서 구체적인 행동으로 실천하였다. 이처럼, 너의 헌신도 입술의 고백만 아니라, 생활의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나타내 보여주는 것이 되어야 한다.”
기도
하나님 아버지, 당신을 사랑한다고, 입술로는 찬양과 함께 수 없이 많이 고백 드리기도 하지만, 실제적인 삶의 모습에서는 전혀 다르게 행하는 때가 많이 있었음을 겸손히 자백합니다. 주여! 자비를 베풀어 주시고 사하여 주옵소서. 성령이여 도우사, 말로만 드려지는 헌신이 아니라, 온 몸과 마음으로 드려지는 생활 속의 헌신을 통해 맡겨 주신 사명을 온전하게 감당해 내는 진정한 갱신의 하루 되게 하옵소서. 아멘.
유대인 회복과 선교동원의 ‘길을 여는 사람들’(미 2:12-13)
주님의 무익한 종 Yochanan Kim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