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제 100년, 그리고 세계로
아침을 여는 창/ 수필가 서호련
암행어사와 ‘위대한 개츠비’-브로드웨이 입성!
뉴욕 한 복판에 어사가 출도- 징 나팔 꽹과리를 치면서 방망이를 든 나졸들이 뛰어 나오는 그 장면을 상상해 보라. 때마침 한국의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가 뮤지컬 본고장 브로드웨이에서 성공적으로 오프닝 공연을 마쳤다는데.
뉴욕 브로드웨이는 세계 연극, 뮤지컬 공연무대의 상징이다. 뮤지컬에서 성공하고 싶어 하는 배우, 극작가들은 브로드웨이를 거쳐야 한다. 특히 타임스퀘어 인근 브로드웨이의 40여개 극장은 뮤지컬의 총 본산이다.
이들 극장 중에서도 1973년에 개관한 ‘민스코프’극장은 ‘라이언 킹’ 만을 공연하여 <라이언 킹 극장>이라고도 한다.
이곳은 세계 각국에서 온 관람객들로 초만원이다. 라이언 킹은 지난 2006년 이래 15년 동안 이 한 종목만을 한 극장에서 오늘까지도 하루에 두 번 씩 상영하면서도 매일 만석이라는 뉴욕의 초대박 문화관광 상품이다.
전 세계에서 뉴욕에 오는 그 수많은 관광객들이 국적 성별 나이, 피부를 불문하고 뮤지컬 한편씩 보고 가려하니 관객층은 무궁무진하고 앞으로도 몇 십 년 상영해도 끝이 없을 기세이다.
뉴욕에서 뮤지컬 한편 못 본 사람은 문화인 축에도 끼지 못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이 뮤지컬의 스토리는 밀림의 왕인 부왕 사자가 비명에 죽고 난 뒤 어린 새끼왕자가 온갖 죽을 고삐를 넘기면서 자라나 밀림의 왕으로 등극하기까지 고난과 밀림친구 동물들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아프리카의 대 서사시다.
무대의 화려함과 배우들의 기기묘묘한 의상, 가면, 펼쳐지는 아프리카 초원속의 야생 동물들의 입체적 영상과 음향, 생동감, 명배우들이 직접 부르는 라이브는 가히 환상적이며,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전면의 무대만이 아니다. 배우들이 느닷없이 뒤쪽에서 요란하게 치고 들어온다,
음향은 전. 후 양 측면에서 귀청이 떠나도록 울려 퍼진다. 필자는 손녀들과 함께 이 뮤지컬을 보면서, 징, 나팔, 꽹과리 치면서 방망이를 든 나졸들이 어사 출도를 외치며 달려 나오는 ‘뮤지컬 춘향’을 떠 올려 본 것이다.
‘춘향발레’는 이미 93년 전, 유럽 독일에서 초연되었다. 1928년에 오스트리아의 루드비히자이즈 에 의해 1930년 카를스루 시의 무대에 올려졌다.
그리고 85년 전, 1936년엔 ‘사랑의 시련’이라는 이름의 ‘발레춘향’이 유럽 모나코의 북부지역에 있는 몬테카를로에서 ‘미하일 포킨’에 의해 공연되었다.
그 후 춘향발레는 모차르트의 음악을 타고 유럽과 미국의 주요도시에서 절찬리에 공연되었는데 이러한 사실을 모른 체 남원에서는 1931년 권번의 기생들이 일제 경찰의 눈을 피해 4월8일(음), 춘향이의 제향을 정성껏 올리고 있었던 것이다.
남원 수지면 출신으로 독일연방공화국 십자문화대훈장을 받았던 서울대학교 박환덕 교수는, “춘향전은 어느 시대 어느 곳에서든 공연이 가능하고 세계화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졌다.
실로 춘향전은 세계사적으로 유례가 없는 문학과 판소리의 만남이라는, 다양한 장르가 서로 혼재된 종합예술” 이라고 밝힌바 있다.(박환덕-제77회 춘향제전위원장)
이제 한국인의 흥과 재미, 해학을 세계인의 가슴에 심어주는 작업을 시작 할 때 다. 시기적으로도 K팝, K드라마 등 한류열풍이 전 세계에 퍼지고 있는 지금이 가장 적절한 때이다. 최근 세계는 한국문학에 주목하고 있다.
때마침 브로드웨이에서 나라온 낭보이다. 한국의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가 뮤지컬 본고장 브로드웨이에서 성공적인 오프닝공연을 가짐으로 K뮤지컬 신화가 열렸다.
위대한 개츠비 (Great Gatsby)는 F.스콧 피츠제럴드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백만장자 ‘제이 개츠비’라는 인물에 초점을 두고 그가 사랑한 ‘데이지 뷰캐넌’과의 위대한 시랑을 세대를 관통하는 보편적인 정서로 표현 했다.
이 소설은 1920년대 물질적 풍요와 함께 황금만능주의와 도덕성 결여에 빠진 ‘재즈시대’를 그린 20세기 가장 뛰어난 미국 소설이다. 주인공 개츠비는 집 건너편 선착장에 있는 ‘그린라이트’를 항상 바라보며 옛 여인 데이지를 그리워한 순수사랑을 보여주었다.
1925년 발표한 이 소설은 원작 ,영화로도 여러 차례 만들어졌다.
그 순수한 사랑의 이야기가 마치 춘향제를 연상케 하는 미국판 춘향정서가 전편에 흐르고 있다. 한국식 서사와 디테일을 더해 K뮤지컬의 장점을 살렸다는 평가이다.
NYT도 영상 스크린과 무대장치 음악이 어우러진 로맨스와 코미디라고 평가했으며, 동아일보도 ‘브로드웨이 뚫은 K뮤지컬(동 2024.4.30) 25일 첫 공연’이라고 보도했다.
뮤지컬은 음악과 안무가 핵심이다. 한국은 BTS를 배출한 나라가 아닌가. 지금이야 말로 성춘향이를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려 전 세계에 선보일 만하다. 이러한 문화상품을 대한민국의 국가적 전략상품으로 육성, 브로드웨이에 진출 할 때이다.
♨출처/남원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