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보성, 취미(거창마라톤클럽) 22-8, 희망 북콘서트
오후 두 시까지 십 분쯤 남았다.
떨리는지 설레는지 가늠하기 어려운 마음이 일렁인다.
화면을 확인하며 이야기 나눌 메인 컴퓨터 한 대, 혹시 몰라 보조용으로 옆에 둔 다른 컴퓨터 한 대,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띄울 노트북 한 대와 보조의 보조용으로 준비한 태블릿 한 대까지 책상이 빼곡하다.
희망 북콘서트 온라인 대화방으로 연결되는 링크 주소를 클릭한다.
‘희망 북콘서트 “마라톤 갑니다”’라는 이름으로 전국 각지에서 일하는 동료와 온라인에서 만난다.
「마라톤 갑니다」를 읽고 각자 와닿았던 문장, 궁금한 것을 묻고 나누는 자리에
저자의 신분으로 이보성 씨 동호회 이야기를 소개한다.
처음 구상을 듣고 덜컥 그러고 싶다고, 참여하겠다고 어떤 고민의 여지없이 수락했다.
책을 쓰고 나누는 자리를 반복하면서,
한 번도 빠짐없이 매번 이보성 씨와 이보성 씨를 돕는 사회사업가의 이야기가 사라져 없어지지 않고,
여전히 누군가의 머리와 마음에, 손과 발에 붙어 살아있음을 깨달았기에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
네 차례 진행하는 희망 북콘서트에서 제주 서귀포작은예수의집 「속골 작은집 사람들」,
인천 장봉혜림원 「커뮤니티 케어 가이드북」, 여수 동행빌리지 「우리도 아파트에 삽니다」와 함께하는데,
「마라톤 갑니다」는 그 가운데 첫 시작을 맡았다.
다른 날 저자 겸 발표자로 나선 원장님과 팀장님을 보며 자리의 무게와 자신의 자격을 잠깐 의문했으나,
미루어 염려하거나 망설이지 않기로 했다.
이런 상황에서 늘 그렇듯, ‘그래서 더 잘 된 거라고’,
‘그래서 더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을 거라고’ 여기며 자신했다.
“반갑습니다. 월평빌라에서 일하는 사회사업가 정진호입니다.
직접 만나 뵙고 이야기 나눌 수 있다면 더 좋았을 텐데,
여러 가지로 어려운 시기에 이렇게 온라인에서나마 선생님들 뵐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마라톤 갑니다」는 월평빌라에 사는 청년 이보성 씨가
마라톤 동호회에 가입하고 회원들과 어울리며 활동하도록 도운 일을 기록한 책인데요.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발언할 순서가 되어 입을 뗐다.
이번에도 늘 그렇듯 막상 시작하니 하려는 말이 알아서 나와 각자 적절한 자리를 찾아갔다.
자리에 참석한 동료들이 책을 읽으며 밑줄 긋고 ‘독자의 문장’으로 보내 준 내용이 있었다.
프레젠테이션 자료 사이사이에 그 문장을 넣고, 그 내용을 선택한 독자가 직접 글을 읽고 소개하도록 했다.
내가 한 일이고 내가 쓴 글인데, 다른 사람의 목소리로 들으니 새로웠다.
다른 누구의 글을 읽고 나의 목소리와 생각으로 바꾸어내는 과정이 이런 것이겠구나 생각했다.
저마다 선택한 문장은 스스로도 그럴 법하다고 느끼던 것뿐 아니라
미처 세세하게 느끼지 못해서 의외라고 느낀 것도 있었다.
듣고 말했고, 말하고 들었다.
“쌤, 내 말 좀 들어봐요. 맞다니까요, 정말.” (16쪽)
“실망했어요.” 이보성 씨에게 처음 듣는 말이다. 이보성 씨도 실망을 하는구나! 기대를 하니 실망도 한다. (138쪽)
하람 이주경
“왜 안 오시지?” 이보성 씨가 평소에 하지 않던 말을 할 때마다 놀란다. 의식하지 못한 사이 제한된 말과 문장을 말하는 것으로 여기고 있는 스스로를 반성하게 된다. 이보성 씨를 보며 깨닫는다. (94쪽)
올해 스물여섯, 이보성 씨는 강점이 많은 사람입니다. 그중 하나를 꼽으라면 관심이 있으면 무엇이든 선뜻 하려 하고, 또 잘 해낸다는 겁니다. 잘할 수 있는 사람이니 쉽게 해냅니다. 그 기쁨을 엿보는 일이 즐겁습니다. (103쪽)
새힘 김위석
전화를 건 이유와 이보성 씨 상황과 사정을 간단히 설명했다. 가입하고 싶다는 목적은 분명히 알리되, 그 속에서 이보성 씨를 ‘약자처럼’ 표현하지 않으려 애썼다. 동호회에 가입하게 되더라도 약자라는 이유로, 부탁하는 입장으로 함께하고 싶지 않았다. 이보성 씨가 평범한 여느 회원과 같은 입장과 자격이기 바랐다. 실은 떨려서 횡설수설했을 것이다. (30쪽) 편백마을 김정순
‘너무 잘 풀리는데?’ 이래도 되는 건가 싶어 얼떨떨했다. (41쪽)
하람 이주경
이보성 씨가 회원으로 활동하는 보습, 정진호 선생님께서 이보성 씨를 대하는 모습에서 아마 배우셨을 겁니다. 지역사회는(사람) 장애인(그 사람)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을 보고 대하니까요. 박현진
가나헌 김연남
당사자의 삶, 지역사회 사람살이가 드러나야 한다 하셨죠. 당사자의 삶, 지역사회 사람살이로 가득합니다. 이보성 씨 인생의 큰 획을 그었네요. 정진호 선생님 사회사업가로서 이룰 거 다 이루고 거창마라톤클럽에도 역사적인 날입니다. 축하드립니다. 고맙고요. 월평
해오름 황재운
‘이 슬라이드쯤 왔을 때는 시간이 얼마쯤 되어야 한다’는 계획을 세워 두었고, 틈틈이 맞추려 노력했다.
준비한 것 다 나눌 수 있을지, 혹시 시간이 다 되어 끝내야 하는 건 아닌지 약간의 우려가 있었지만
다행히 제 시간과 계획에 맞추어 준비한 내용을 모두 주고받았다.
이보성 씨가 동호회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
그동안 코로나 상황을 맞아 여느 사람처럼 집에 머물러야 하는 시기가 있었음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그리고 난 뒤 덧붙여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오늘 저녁에 이보성 씨가 동호회 화달에 나갑니다. 꼭 다녀오자고 약속했는데요.
이렇게 이보성 씨가 동호회 모임에 나가는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습니다.
선생님들과 이야기 나누고 바로 저녁에 참석하니, 저에게 그 의미가 남다르게 느껴집니다.”
모두 퇴장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방에서 나왔다.
컴퓨터를 끄고 어질러진 책상을 보며 그제야 안도했다.
어떨 때는 아주 홀가분하고 후련한 감정이 크게 남는 반면,
또 다른 때는 시작할 때처럼 여전히 떨리는 마음에 몸이 후들거리는 것 같을 때가 있다.
이번이 그랬는데, 울렁이는 기분이 반갑게 느껴졌다.
움직여야 할 때를 앞두고 있어서였을까?
‘수고하셨습니다.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편백마을 김정순
‘다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한장협 인권센터 이수민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수고 많으셨어요.’ 태연재활원 김연화
‘수고 많으셨습니다.’ 다솜 신봉교
‘고생하셨습니다.’ 평화의집 정혜림
‘유익한 시간, 사회사업 지금부터도 “마라톤 갑니다” 함께 완주하길 원하고 응원합니다. 고맙습니다.’
하람 이주경
‘좋은 이야기 감사합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평화의집 김용범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평화의집 김선영
‘먼저 길을 보여 주시고 귀한 경험 나눠 주신 정진호 선생님, 박시현 소장님 고맙습니다.’ 동행빌리지 김도요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참여하는 내내 흐뭇하고 기쁘면서 떨렸습니다.
오늘 다시 시작하는 ‘화달’!! 보성 씨에게도 정진호 선생님에게도 멋진 날입니다.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서귀포작은예수의집 윤주영
‘희망 북콘서트. 인권 실천 경험과 지식, 지혜 나눔이 사업의 주된 목적.
이제 장애인 거주시설 현장에서 인권 실천을 이런 방식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이 온 건가요?
자기 삶을 살 권리, 사람들과 어울려 살 권리, 사람 구실을 하며 살 권리.
정진호 선생님 나눠 주시는 이야기 들으며 인권과 연관지어가며 들었습니다. 유익했습니다.
하람 이주경 선생님 이야기처럼 사회사업 잘 하고 싶은 마음, 열정 심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더숨99지원센터 전유나
한낮의 해가 지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저녁, 이보성 씨가 동호회 화달에 다녀왔다.
그 소식을 기쁜 마음에 월평빌라 동료에게 전했는데,
박시현 선생님이 희망 북콘서트로 함께한 동료에게 다시 공유했다.
늦은 밤까지 이어진 응원과 격려로 휴대전화가 바쁘게 울렸다.
‘정진호 선생님이 쑥스러워 안 올릴 것 같아서 제가 공유합니다.
낮에는 「마라톤 갑니다」 북콘서트, 밤에는 화달!! 꿈처럼 아름다운 날.’ 월평
‘마음이 몽글몽글 설렙니다. 공유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다들 평안한 밤 보내세요.’ 한장협 인권센터 이수민
‘‘낮에는 「마라톤 갑니다」 북콘서트, 밤에는 화달!! 꿈처럼 아름다운 날’이라고 축하해 주시는 소장님과
보성 씨가 바라보는 달, 뒷모습을 사진으로 남기며 꽉 찬 하루를 산 정진호 선생님 아름답습니다.
5월 3일, 참으로 삼삼한 날입니다. 고맙습니다.’ 하람 이주경
‘글을 쓴다는 것은 힘을 모으는 일입니다.
글로 인해서 역동적인 사람으로 이끌 수 있고, 미래를 그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겠지요.
프로그램이 아닌 삶이 되기 위해 애쓰시는 정진호 선생님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오늘 하루도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좋은 분들의 영향력에 감사드리며, 편한 쉼을 전합니다.’ 가나헌 김연남
‘달밤…, 보성 씨 멋집니다.’ 서귀포작은예수의집 윤주영
‘화달을 더 밝게 비춰 주는 보름달이 떴네요. 보름인지 모르겠지만, 사진으로는 그래 보입니다.’
동행빌리지 김도요
2022년 5월 3일 화요일, 정진호
‘희망 북콘서트’ 준비하고 진행하느라 애썼어요. 전국에 있는 동료들이 정진호 선생님을 만나 뜻을 품고, 이보성 씨로 하여 희망을 보셨겠지요. 내 일이 누군가에게 길이 되고 희망이 된다 하니 우리 일이 어찌 귀하지 않을까요. 박현진
‘희망 북콘서트’ 보지 않아도 정진호 선생님이 어떻게 발표했을지 상상 갑니다. 우리가 하는 일, 당사자인 보성 씨뿐만 아니라 그 옆에서 돕는 사회사업가의 역할도 드러나지 않았을까 합니다. 정진호 선생님 글과 말에 힘이 있습니다. 함께 일하는 동료에게도 희망을 얻게 합니다. 사회사업 잘 하고 싶다는 마음을 움직이는 힘. 수고하셨습니다. 신아름
‘희망 북콘서트’ 시작을 근사하게 열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전국의 동료이자 독자들과 만나서 이야기 나누니 꿈 같고 즐거웠습니다. 독자들에게 동료들에게 매우 유익했다고 생각합니다. 정진호 선생님께도 유익했기 바랍니다. 낮에는 「마라톤 갑니다」 북콘서트, 밤에는 ‘화달’. 그것도 1년 반 만에 시작하는 화달! 의미가 깊다고 봐요. 감사. 월평
이보성, 취미(거창마라톤클럽) 22-1,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보성, 취미(거창마라톤클럽) 22-2, 회원님들 건강하세요
이보성, 취미(거창마라톤클럽) 22-3, 날 따뜻해지면 보성이랑
이보성, 취미(거창마라톤클럽) 22-4, 단체복 ① 옷 찾아가세요
이보성, 취미(거창마라톤클럽) 22-5, 단체복 ② 다다음 화달에
첫댓글 와... 정진호 선생님의 사회사업 기록이 모여 책이 되고, 이 책이 계속해서 살아 움직이네요. 경이롭습니다. 우리가 기록을 멈춰서는 안 될 이유, 잘 알겠어요. '글을 쓰는' 사회사업가가 되어야겠습니다.
선생님께서 매 발표 때마다 치밀하게 준비하는 모습을 보며 선한 자극 받을 수 있어서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례 발표로 긴장될 때면 정진호 선생님을 찾게 되어요. 준비하며 깨닫고, 또 경험으로 알게 된 이야기를 들을 때면 길이 보이거든요. '아, 이렇게 준비하면 되겠구나' 하고요. 선생님을 보며 성장하고, 또 선생님 계신 덕분에 성장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