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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에 묘지를 확보했습니다.(2)
천하에 그렇게 비단결처럼 마음씨 곱고. 수정처럼 맑은 나의 왕비는 자신이 감당할. 고난의 바다를 너끈하게 헤엄치고 하늘나라로 믿음으로. 승리하여. 골인했다.
그녀가. 떠나기 이 주일 전, 병원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나랑 같이 걸어가다가. 뒤로 벌러덩 썩은 고목처럼 넘어졌다.
그 때부터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것이다.
내가 주님을 찾고 구하니 정신없이 넘어진 아내가 깨어난다. 자기는 아무 감각없이 그냥 넘어졌다고 한다.
뒷머리에 약간 상처를 입어 덮어쓴. 털모자에. 피가 묻었다.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갔다. 신장 내과에서 응급처치 받고 평소대로 신장투석을 했다.
그때 찍은 아내의 피멍든 가운데 찍어진 사진에는. 모든 삶과 죽음을 초월한. 웃음이. 있었던 것을 기억한다.
신장 기능이 망가진. 여파는 심장에. 까지 영향을 미쳤다.
그리하여. 아내의 사망전날(토요일). 의사의 제안으로. 700만원이. 된. 인공 심장을 월요일 달기로. 했다.
하지만 그 시일을 기다리지 못하고. 일요일 날. 아내는. 하나님 품으로 간 것이다.
아내가 소천하자, 딸과 의논한 가운데.
화장을 하기로 하고 남양주에. 있는 에덴 납골당에 안치했다.
남양주에 장모님이 계시기에. 장모님 살아계실 동안 거기 두기로 약정하고. 그 다음에는 내 의사대로 하기로. 한 것이다.
아내를 위해 평소에 매장지로 미리. 묘소를 구입했으면 이러한 방향이 아니었을 텐데.
나보다 먼져 아내가 갈 줄 모르고 준비 못한 나의 불민함을 발견한다.
아무튼 난 아내의 죽음을. 통하여. 법적으로 전혀 하자가. 없는 매장지를 찾아야 겠다는 마음이 온다.
그리하여. 경산에 이사한 나는. 매장지 될 만한. 땅을. 인터넷 쇼핑을. 하면서. 찾아본다.
부동산 광고에서 묘지자리가 나온다.
하지만 관할 지방자치 시군은. 허가가 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고 한다.
법원 경매를 뒤진다. 나오지 않는다.
그리하여 압류재산을 처분하는.온비드 공매를. 뒤진다.
거기에 해당되는 곳이 겨우 나온다.
안동. 도산면 도산서원. 근방의. 땅이다.
골프장 허가로 수십만평의.땅을 개발하면서도 정작 인간의 기본권인 땅 한평도 허락받기가 힘든 매장지.
물론 돈있고 권력있는 자들에게는 편법으로, 불법으로. 쉽게. 조성할 수 있는 것이지만
법적으로 철저히 하자가 없는 매장지를 찾기는 바다 모래에서 바늘찾기 만큼 힘든 것이다.,'
장사법에 의해
하천 구역에서 200미터 떨어지고
도로에서. 300미터.
인가에서. 500미터. 떨어진 곳.
그러한 곳을. 찾아 인터넷 온비드 쇼핑을. 한 결실이. 안동 도산과. 예안 해발 550미터 경계의. 1150평(3850평방 미터). 땅이다.
최저가격이. 190만원 .
나는. 사라의 매장지 막벨라 굴을 헷사람 에브론에게서. 은 400세겔에 아브라함이. 산 것을 본따. 400만원. 낙찰받은 것이다.
사실 전라도 고흥 사람이.산 설고 물 설은, 한번도 밟지 않는, 안동 땅으로 오게 될 줄 뉘라서 알았으랴!
너는 네 본토 네 아비집을. 떠나 내가 네게 지시할. 땅으로 가거라.
그냥 말씀에 이끌리다 보니 오게 된 곳이 안동 예안과 도산으로 오게 된 것이다.
안동터미널에서 510번 버스로. 예안 삼계에서 내리면 이재명 민주당대표가 다녔던. 월북초교 삼계 분교가 있다. 거기서. 서쪽으로. 산.고개길을. 한시간 가량 걷고. 그 고개 마루에서 도산쪽으로 500미터 산을 타고 내려 가면. 토지임야가 나온다.
그야말로 골짜기. 중에 골짜기요 오지 중에 오지 이다.
뿐만이랴 남의. 땅을. 통과해야 가는 맹지요. 비가 오면 물을 저장치 못하는 터진 웅덩이 같은. 땅이다. 뿐만이랴. 가파지른 산이라서 경사도가 30도가 넘는 땅이요 서향이라서. 햇빛이. 하루에. 대여섯 시간 비추는 땅이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여기서. 에덴 동산을 꾸미라는 감동을 주신다.
산 마루에서 부터 돌과 나무로 계단을 만들어 걸어갈 길을. 다져나간다.
그런데 또 주님께서는 제게. 전기 기계를. 사용하지 말고 오로지 삽이나 톱같은. 기구로만 사용하라는 감동을 주신다.
그야말로 원시인이요 그야말로 에덴동산에서 죄짓고 쫓겨난 아담의 모습이다.
물이 없으니 한시간 가량 떨어진 교회에서. 플라스틱 통에 가져와. 가스버너에. 남비를 언져 밥을 해먹는다.
높은 산이라서 밥이 설익는다.
무거운 돌을 올려 밥을 익힌다.
한 이삼 개월이. 흐르니. 나의 사정을 알고 나의 자존심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 조심스럽게. 안동 한사랑 교회 목사님께서. 자신의. 사택을. 사용하라신다.
주님 감사합니다.
죄범한 인간이. 쫓겨나서. 개가 있었던 빈 개집에서 살게 하시고 더 나아가 높은 산 움막에서 살게 하다가. 이렇게 헌집이라도 비는 맞지 않는 집을 주시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