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길거리의 폭죽쓰레기를 치우고 있는 시 청소원들
중국에서는 정월대보름날을 '元宵节(위안샤오제, 원소절)'라고 하는데 그믐날 저녁부터 시작한 폭죽놀이가 절정을 이루는 날이다. 시내거주자는 대부분 잠을 설치고 시 청소원들은 아침마다 길거리에 쌓인 폭죽쓰레기를 치우느라 몸살을 앓는다.
나는 원래 겨울에도 감기에 잘 걸리지 않는 체질이어서 한겨울에 감기로 골골거리는 후배 주재원을 보면 늙은이도 걸리지 않는 감기를 젊은이가 왜 걸리는가라고 핀잔을 주지만 나도 왠일인지 매년 원소절 전후에는 감기로 한 일주일은 고생을 하곤 하는데 금년에도 예외 없이 며칠 전부터 감기로 골골거리고 있다.
이 감기는 맑은 콧물이 나오고 심한 기침을 하는 것이 특징이고 열은 나지 않는다. 나는 처음에 겨울에는 추워서 긴장을 해서 감기에 걸리지 않다가 날씨가 풀리면서 긴장이 풀어져서 감기가 오나 보다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어제 우연히 톈진일간지에 기고한 어느 의사의 글을 보니 이런 감기는 원소절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의사의 설명에 따르면, 이 기간에 평소보다 약 40%나 많은 호흡기 질환자들이 병원을 찾고 있는데 그 이유는 춘절(설)전날부터 시작된 폭죽놀이에 오염된 공기가 장기간 누적되면서 그 농도가 짙어지고 원소제에 절정을 이루면서 오염된 공기에 노출된 사람들이 알러지성 비염을 일으키고 있다고 한다.
특히 바람이 없고 안개가 짙은 날은 더욱 많은 환자가 병원을 찾는다고 한다. 따라서 안개가 끼고 바람이 없는 날은 외출을 삼가야 하고 부득이 외출을 하는 경우에는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 또한 이 같은 증상이 있으면 바로 투약하거나 병원을 찾아야 하는데 방치하게 되면 열도 나고 기관지염이나 폐렴으로 발전하게 된다고 한다.
아무리 옛날부터 전해 오는 풍습이라고는 하지만 이로 인한 화재로 인명과 재산의 손실을 가져오고 쓰레기로 인한 환경오염과 폭발시의 공기오염으로 사람의 건강까지 망치는 짓을 중국사람들은 매번 엄청난 돈을 들여가면서 언제까지 계속할 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