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정쩡한 포지션을 취한다해서 심하게 두들겨 맞기도 하는 보이스 트롯을
매주 금요일 밤이면 어김없이 시청하게 되다니, 그것도 새벽 1시를 훌쩍 넘기
는 시간까지 말이다. 다음날이 부담이 적은 토요일이라 그렇지 평일 같으면
일찌감치 채널을 끄고 잠을 잤을 것이다.
트롯의 붐이 일어나니 너도나도 이 시장에 뛰어드는듯 하기는 하지만 MBN은
한참전에 보이스 퀸을 훌륭히 만들어낸 전력도 있으니 마냥 급조해서 지금
보이스 트롯 프로를 만들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물론 전작이 성공적 이었으니
연장선에서 더 한다고 볼수도 있지만!
암튼 뭐하자고 이런 프로를 하느니 뭐니 하지만 이제 4차전을 향한 경연은 순조
롭게 진행중이다. 어제 밤비는 벼락처럼 내리는데 하나 건진게 있으니 바로 청학
동 소녀로 알려진 김다현이 부른 천년바위란 노래이다. 아니나 다를까 며칠 지나니
온통 유튜브에서 김다현으로 시끌벅쩍하다!
늦은밤이라 아랫층 집에 민폐가 될까봐 볼륨을 많이 줄여 듣다보니 약간은 미진
했는데 오늘 약국에 와서 이어폰으로 자세히 들어보니 과연 명창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다. 나이도 물론 어리고 더구나 이 천년바위란 노래는 그 누구가 불러도
어렵디 어려운 노래다, 굳이 분석을 한다면 국악적 요소 50% 에 가요가 50% 정도
섞인 곡인데 원창자인 박정식은 예외로 치고 그 누가 불러도 맛이 살아 나기 매우
힘든 노래이다. 아무리 트롯의 꺽기에 능하다 해도 이 노래는 꺽는게 다가 아니고
또 잘못 국악적 요소를 내다가는 청승에 가깝게 되고, 삶의 회한이 적은 금수저급이
부르면 아무런 맛이 없는 보리차가 될 확률이 많기 때문이다. 물론 금수저라 해서
다 그런건 아니고 흙수저라해서 깊은 심금을 울리는 목소리를 토해낸다는 보장이
있는것은 당연 아니지만 말이다!
사실은 보이스 트롯을 쭈욱 몇차례 시청하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탤런트, 코미디언,
성우, 전직 아이돌, 기타 방송계에 출연하는 많은 분들은 확실히 노래에 대한 탁월한 끼가
있는건 분명해 보인다. 즉 적어도 일반인들 보다는 흥이 많고 삶을 대하는 태도가 조금은
다른게 이렇게 노래를 잘하는 방향으로도 발현되는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러나 회가 거듭될수록 그들이 선택하는 곡을 보면 과연 이들이 트롯을 좋아하는 분들인가?
하는 의구심이 좀 든다. 평소 노래를 잘 부르긴 하지만 트롯을 좋아하지도 않는데 경연이
있다하니 부랴부랴 출전을 한 게 아닌가 하는 점이다. 왜 그런가 하면 트롯 경연에 전혀
트롯의 맛이 없는 곡들을 상당수 선곡을 하기 때문이고 또 트롯의 맛이 잘 배어나오는 창법을
썩 잘 구사하지도 못하는 경우가 상당수 많기 때문이다.
5-60년대의 오래된 트롯 외에 70-80 기타 2,000년대 이후에 발표된 정말 좋은 트롯이
얼마나 많은데 이들의 선곡은 뭔가 한참 못 미치는게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래서 이제
4차전까지 확정을 지었지만 앞으로 어떤 진면목을 보여줄지가 기대도 되지만 한편
걱정도 된다.
그러나 트롯에는 수많은 스타일이 있기 때문에 내가 생각하는 진짜 트롯의 범주라는게 꼭
정석은 아닐수도 있을것이다.
그런 중에 김다현의 천년바위 는 가뭄에 단비 같다고나 할까? 문제는 앞으로도 다현이의 특성에
잘 맞는 선곡을 여하히 해 나가느냐인데, 어떻게 대응을 해 나갈지가 사뭇 궁금해지는 이유이다.
사실 경연대회에 출전하는게 얼마나 피를 말리고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야하는지를
안 해본 이들은 상상도 하기 힘들다.
" 그까짓 트롯을 가지고 무슨 그런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 " 이렇게 생각하는 이들은
자신이 얼마나 노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지를 잘 모르는 분이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트롯
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고 해야할것이다.
트롯을 그저 쉬운것! 술 한잔 걸치고 노래방에서 불러 제끼는 하등의 어려울게 없는 노래 쯤으로
알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그러나 생각과는 달리 그 어떤 노래 장르보다도 트롯은 가장 맛을
내기가 어렵고 힘든 노래라는걸 몰라서 하는 얘기다. 한식으로 치면 궁중요리의 진수라 할까?
아니면 장작불에 오래오래 끓여낸 곰탕 같은것 이라고나 할까? 그저 매일 먹는 즉시 만들 수
있는 김치 볶음밥이나 라면 정도의 음식은 아니란 말씀이다.
전에도 말씀 드렸지만 노래는 부르는 자와 듣는 나와의 절대적 공감능력의 지평에서 결정
되어지는 것이다 보니 그만큼 그 어려움과 깊이를 잘 이해할수록 잘 들리게 되는건 어쩔수
없다 할것이다. 심사위원들이 가끔씩 눈물을 흘리는건 그런 연유이기도 한것이다.
절대 그들이 가식으로 프로의 성공을 위해 보여주기식의 태도를 취한다고 생각이 들지는 않는
다.
이제 남은 준결승전과 결승을 어떻게 해 나갈지 관심이 가지만, 그중에는 전문 가수도
있지만 대다수가 아마추어였던 그들을 어떤 수준으로 어떻게 단련시켜 내 보일지는
속단할 수 없을것이다. 좋기로는 이런 프로를 통해 많은 분들이 우리의 재산 트롯을
즐기고 수준 높은 노래로 계속 발전시켜 나가는 계기로 작용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또 출전 선수들이 대부분 자기 생업에 종사하면서 경연도 준비해야 하는 만큼
전적으로 가수의 길을 걷겠다는 지원자들과는 달리 시간적 어려움이 훨씬 클것이다.
해서, 경연후 심사위원들이 지적하는 사항들을 사전에 미리 알고 고치면 금상첨화지만
그러기 힘들다는데 애로가 있을것이다. 따라서 이 프로는 전문 가수가 될 사람을 뽑는것
일수도 있겠지만 일상적 수준의 보통 사람으로써 트롯을 준수하게 하는 선수를 뽑는데
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는데, 이 부분에서 프로그램의 지향점이 무엇이냐는 비판에
직면하는게 아닌지 모르겠다.
즉, 그 정도에 200억 씩이나 쏟아 부을 가치가 있느냐? 라는 비판이 나올수도 있지만
요즘 사실 200억이 크다면 크지만, 별로 크다는 실감이 들지도 않는 세상 아닌가?
이번주 금요일에는 어떤 기가 막힌 드라마가 연출 될지 기대를 해 본다. 이 모든 이야기
도 트롯을 좋아하는 분들에겐 어떨지 모르지만 트롯을 아주 싫어하거나 관심밖의 일인
분들에겐 사실 아무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세상 모든 일은 의미를 부여하면 그 의미가 살아나고 부여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니게 되니 말이다~
첫댓글
글을 기가막히게 잘 분석하여
쓰셨네요
저도 "보이스트롯"를 시청하는 사람중에 한사람인데요
어릴때부터 트롯을 좋아해서
따라 부르기도 좋아했거던요
진짜루 이번에 '김다현' 의
'천년바위' 노래를 들으면서
심장이 멎는줄 알았어요
소름이 돋고 어쩌면 초등학생 아이가 저렇게 감정표현을
잘해서 부르는지 목소리는
말할 것도 없구요
저도 앞으로가 무척 기대가
되옵니다ㅡㅎㅎ
참고로 저는..
김호중의 찐팬이랍니다~😊
어멋,, 반가워라요.~~~ ^^*
어후,, 트롯 애호가님을 만나니 반갑습니다
사실 저희 나이또래 친구들도 트롯을 좋아
하는 경우는 아주 많지는 않읍니다.
김호중이야 너무 목소리를 타고 났지요!
이런저런 태클이 사방에서 날라와 요즘
곤욕을 치르지만,
포토에세이 방에 김호중의 노래도 함께
올린것이 있어요! ㅎㅎ
@마론
트롯을 참 좋아하긴 하는데
안부르다보니 이젠 다 잊어버려서요ㅡㅎ
듣기는 좀 합니더~^^
@처처 아이고
김호중 팬이라시니
정말 반갑습니다.
그의 노래를 들으면
기쁘고 행복하고 좋답니다.
@조윤정
호중님 팬이시군요
저도 호중님 목소리가 너무
좋고...밝은모습 그 자체가
좋더라구요
찐팬이어라ㅡㅎ
@초하. 시원시원한 폭발한 성량으로
쫘악 품어내는 소리에 반해요.
마론님의 김다현이 부른 천년바위에
대한 느낌표
백배 공감합니다ㆍ
구슬프되 아주 구슲지 않고
기쁘되 아주 기쁘지 않는
가락중용의 진수에
티비속으로 빠져들어갈 만큼
푹 빠져들었던 시간
그 여운 때문에
2시가 훌쩍 넘도록 잠을 못이뤘지요 ㆍ
몇 해전
청학동마을을 다녀와서인지
어머니의 산
지리산이 낳은
천상의 목소리를 가진
딸인가 싶어요 ㆍ
다음 라운드 날
낼 모레 글피
마론님의 또 다른 감상문을
기대해 봅니다 ㆍ
윤슬하여님도 트롯을 사랑하시는군요!
다현이가 이번 경연에 양념으로 끼인건
아닐까,,생각도 들지만,
저렇게 타고난 목소리를 살리지 않으면
뭘 살릴지 영 감이 안옵니다. 아직 이나라는
저런 재목을 쭈욱 살려나가는 프로그램이
적고 중간에 어떤 광풍이 불지를 아무도
모르니 말이어요!
청학동을 다녀오신 경험이 있으시군요!
전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데~
이번 금요일 어떤 뭐시가 또 있을지 저두
사뭇 기대가 됩니다. ㅎㅎ
트롯의 평론가를 물리칠 정도의 수준이십니다.
마론님은 여러면에서 끼가 많은 분인 줄 알고 있지요.
노래면 노래,
사진이면 사진,
그기다 글까지 잘 쓰시니...
우리의 학창시절은 우리 것을 잘 몰랐지요.
대중가요 보다는 명곡이나 클라식을 즐겨 듣는 때여서...
소풍가면, 앞에 나와 트롯을 부르는 친구를
코미디 보는 기분으로 재밌어 하면서도
권장하지는 않았답니다.
고군분투 끝에 경제적으로 잘 살게 되자
"우리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여~" 하드니
예술,문화 분야에서, 참말로
우리 것이 세계적인 것이 되었습니다.
사실, 마론님의 닉이 보이자
얼마나 반가운지 모릅니다.
몇번이나 포토에세이방으로 가려했지만,
제가 바쁜 까닭으로...
이심전심인 것 같습니다.
감사를 드리며, 자주 오시길 바라겠습니다.
어려서 라디오로 줏어들은 노래들이 전부
트롯이었지요! 다른 멜로듸가 끼일 자리가
없었어요
제가 몇가지 조금 소질이 있다고는 하나 뭐
대단할건 전혀 없는 보통의 수준이라 늘 생각
하고 있읍니다. 콩꽃님이 수필방에서만 칩거?
를 하시는 바람에 제가 여기 오질 않으면 뵐 방법
이 없었지요! ㅎㅎ
포토에세이 방에 적절치 않은 그냥 산문이나 수필
종류의 글은 이곳에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머리와 감성이 굳는걸 방지할 목적으로도 계속
글과 뭔가를 쓰려 생각을 합니다.
반겨주시니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트롯을 잘 모르지만 김다현양에게서 받은 감동은 정말 컸더랬습니다.^^*
아,,네에, 트롯이야 뭐 알고 모르고가 특별히
있겠습니까~ 마는 다현이 노래를 멋지게 들으셨다니
웬지 그냥 감사하군요!
물론 저는 다현양과는 일면식은 물론 아무 관련이
없는 사람입니다^
수필방에서도 뵈니 반갑습니다.ㅎ
전 트롯 관심도 없고 잘 모르나 천년바위 노래는
어떤 스님인가? 그 양반이 부른것을 들은적이 있는데
국악풍의 한이 어린 곡조가 너무 좋더군요.
언급하신 프로그램 본 적도 없어서 내용은 잘 모르나 워낙
글을 잘 쓰시고 구수하게 풀어나가시니 읽기가 좋습니다.
꼬마가? 창을 습득한 모양입니다.하여간 노래도 잘 듣고
글도 재미있게 잘 읽어 보았습니다. 수필방에 자주 놀러 오시기를..
아하,,수필방에 잠깐 이렇게 빼곰히
문을 열어봅니다. 사실 수필방엔 상주하질 않아
이렇게 하면 안되는거긴 합지요!
한스님은 트롯엔 원체 관심이 없으신거 잘 압니다.
말씀하신 스님은 보현 스님이 아닌가 생각되는데,,
그분은 옛날 노래도 주문을? 아니 뭐 공양 이라 하든데,,
너무 곱고 깨끗한 음성을 지녀서 저도 좋아합니다
얘깃거리가 있으면 수필방으로 달려 오겠습니다^
구체적으로 잘 평해 주셨습니다
저도 보이스 트롯을
매주 보는데
트롯이지만 전체적인 내용이
스릴과 긴장 안타까움과 즐거움과 감동을 주는 프로더군요
그런데 TV 조선의 작년 미스 트롯과 금년초 미스터 트롯은
전체적으로 더 기획이 아주 잘된 프로더군요
가수들이 모두 신선하고 개성과 사연이 있구요
중간 중간 장기와 문자 대화 유머와 익살 재치
관중과 마스터들의 안타까워하고 기뻐하고 감동받는 모습
표정과 태도의 클로즈업
그리고 가수와 무대의 활기차고 신선한 모습에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미스트롯이나 보이스 트롯은 애초에 전문 가수가
되겠다고 무진 애를 쓰는 선수들이 출전했고 지금
보이스트롯은 전혀 다른 순수 아마추어들의 경연장
이다 보니 흐름이 다른거 같읍니다.
저는 뭐 오히려 인간적인 모습에 공감을 더 하게 되는
거 같아요!
일부에서는 여러 반론, 비판, 심사원들에대한 부정적 의견등이
많지만 저는 전혀 그런쪽에는 신경을 안쓴답니다.
단지 출전 선수들의 노래만 듣지요.. ㅎㅎ
감사합니다
트롯 노래를 들으며 막걸리 한병씩 마시는게
제 취미중의 하나입니다. (^_^)
ㅎㅎ 뭐 좋읍니다^ 트롯에 막걸리는
좋은 궁합이지요!
저는 경연 볼때 맥주를 한잔 먹습니다^
요즘 트롯이 대세 이다
보니 관심을갖고 많이봅니다
보다 트롯에대해서
잘알게 되었네요
김다현양 정말잘하더군요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ㅎㅎ 네에! 트롯 열풍이 얼마나
더 지속할지는 알수 없지만,
그동안 소외되었던 트롯이 제 길을
찾는듯한건 좋다고 할수 있겠지요
그건데 참 닉이 소박 토속적이시네요!
실제 이화에 월백하기가 쉬운일이
아니더라구요! 그 시기가 맞기가 무척
어려운 일이지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