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차와 살구를 받고
- 공광규
공주 게스트하우스 틈에서
자고 일어난 아침
햇볕이 와서 창문을 두드리더니
새소리가 따라 들어왔고
뒤를 이어 여주인께서
목련차와 살구를 내오셨습니다
찻잔 속에는 목련이 피고
살구 일곱 개는
어젯밤 신선이 되어 하늘에 올라가 따오신
북두칠성이 아니겠습니까
목련의 마음을 가진
살구의 볼을 가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분이
이 집에 사십니다
ㅡ2023 천태산은행나무를사랑하는사람들 『노래하는 은행나무』(詩와에세이,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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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트하우스에서 1박을 한 화자가 여주인의 아침 대접을 고마워하는 정경이 아름답네요
말린 목력이 찻잔 위에 활짝 피었고, 발그레한 살구도 북두칠성처럼 살풋 합니다
화자는 어젯밤 그냥 손님이 아니라 신선이 되어 꿈길을 노닐었던 모양입니다
저도 어제 지인 모임에서 고맙게도 햇살품은 사과 주스를 선물로 받아왔습니다
목 마를 때 한 봉지씩 뜯어 마셔보라는 당부가 얼마나 상큼하던지요
이른 봄날 주위를 밝혀주는 목련의 마음과 상대를 위하는 발그레한 마음 씀씀이라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얘기 정도는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