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랭이 마을에 왔다.
이 곳은 바닷가에 거의 45도 경사진 가파른 산비탈에 있는 논이다.
바닷가에 있지만 어업 대신 농업을 택했단다.
항구도 없고 해변도 없어서이다.
심한 경사를 유지하며 깍인 해안 산비탈에 계단식 논을 만들어 삶을 유지한다.
이른바 다랭이 논이다.
초록색 산과 논을 거쳐 해안으로 이어지는 바다와 수평선을 공유하며 만나는 하늘이 blue 계열 스펙트럼으로 쭉 이어져 있다.
양파, 마늘, 시금치등을 이모작으로 재배하며 3월에는 유채꽃이 만발 한단다.
지금은 작물을 심으려 손질해 놓은 황토흙들도 정겹다.
돌을 쌓아 계단처럼 만든 논은 정형화된 틀이 없다.
산의 모습과 자태에 따라 들쑥날쑥 만들어 진 680여개 논들은 3평짜리부터 300평짜리까지 다양하다
자연을 이기려 하지 않고 순응하며 함께 사는 모습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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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소설 <토지>의 소설 속 무대가 되는 평사리 들판과 최참판댁을 거쳐 화개장터로 왔다.
별다른 자기 노래 없이 남의 노래를 불러 먹고 산다는 조영남 가수가 그나마 본인 자작곡이라 하여 히트한 노래 <화개장터> 의 가사가 궁금해서 여기에 왔다.
처음엔 작사도 본인이 한 것으로 발표 됐지만, 친구였던 김한길이 작사 한 것으로 정정 되었다.
그래서인지 저 비석을 보면 지우고 다시 쓴 흔적이 허옇게 보인다.
이제는 장날이 따로 있지 않고 상설 시장이다.
노래 가사의 팩트 체크에 들어간다.
전라도 쪽 사람들은 나룻배 타고 경상도 쪽 사람들은 버스를 타고
경상도 사투리에 전라도 사투리가
오손도손 왁자지껄 장을 펼치네
이 부분은 팩트가 아니다
지금 화개장터의 모습과 거리가 멀다.
경상 전라 사람뿐 아니라 전국에서 모여든 관광객들로 붐빈다.
나룻배나 버스 보다는 승용차가 미어터진다.
경상도 전라도 사투리보다는 서울 충청 강원 각도의 말소리가 더 많이 들린다.
현재 시점에서 저 가사는 팩트가 아니다.
구경 한 번 와보세요~ 보기엔 그냥 시골장터지만
있어야 할 건 다 있고요, 없을 건 없답니다 화개장터~
라는 가사는 아직도 유효하다.
아니 앞으로도 계속 유효 할 것이다.
없는 거 빼고 다 있다는 말은 지금도 미래에도 진리 아닌가?
즉, 팩트다.
쫑파가 장담 하건대 K-약초의 시대가 곧 온다.
그 땐 한약재 값도 엄청 오를 테니 미리 약초들 사 두시라.
K-농기구는 이미 시작 됐다.
호미와 낫은 미국서 이미 팔리고 있다.
K-떡??
뉴욕, 워싱턴 지역 마트에서 이미 판다.
집에서 동쪽 방향 5분거리에 뚜레쥬르 빵집이 있다.
손님 중 80%는 외국인..아니지 여기서는 외국인이 내국인이지....내국인이 손님이다.
얼마전 북쪽 방향 3분 거리에 빠리바께뜨가 생겼다.
지난주 교회 끝나고 갔더니 우리만 한국 사람이다.
거기서 빵뿐 아니라 떡도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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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약초를 판매하는 약초상점, 대장간, 옹기점 그리고 다양한 먹거리가 풍성하다.
그야말로 화개장터에는 (없는 것 빼곤) 다 있다.
난 화개장터에서 (안산 것 빼고) 다 샀다.
오징어 구이와 수수 부꾸미다.
중독성 있는 오징어 구이를 차 타고 다니며 계속 시식 했더니 턱이 얼얼 하다.
만년 철없는 아저씨 영남이 형은 남이야 뭐라 하든 말든 인생 참 멋지게 사는 사람같다.
딴거는 몰라도 노래 하나는 정말 잘한다.
그리고 또 하나 잘 한것.
화개장터 노래 하나로 쇠락해 가는 시골 5일 장터를 유명 관광지로 살려 놓은 것.
이 곳 주민들이 동상 하나 세워 줄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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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photos.app.goo.gl/JXRuiCmvwdVCwrP48
첫댓글 보성에서 하동 나들이
필수코스인 화개장터 구경
나도 그 유명한 화개장터에서 않본 것 빼곤 다 보았는데
기억에 남는 것은 재첩국 먹은것 밖에 없다
그런데도 관광명소 장터이다.
맞는 말이다
동상도 부족하다. 심하게는 조영남 기념관이라도...
나에겐 약초 산나물등 아직은 우선순위가 아닌가 보다.
화개장터와 비교 불 이지만 일동장이 생각난다.
일동근무시절
일동 5일장 2,7일
오후 빈시간 막간을 이용 옆 동료와 일동 장터 국수 한사발
멸치 육수에 고슬고슬 올려주는 색깔고명
그 순간은 최고이며 행복했네.
천막의 장터 국수 할머니 언제나 복자지껄
철원 동송까지 5일장을 돌며 소문난 국수 할머니였다.
일동 시골장에 생기를 넣었던 할머니 표식 하나 없다.
내 마음속엔 국수패라도...
그렇지,,,
알려 지지 않은 시골 장터에도 나름 강호의 고수들이 늘 있었지.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소소한 행복을 주는 우리 근처의 숨은 고수들이 사실은 영웅 아닐까?
작지만 큰...최고의 행복을 주는 할머니 같은 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