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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정기산행은 오랜만에 거금도 적대봉으로 섬산행을 가게 되었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온 나라가 슬픔에 잠겨 있기에 우리는 희생자들에게 주님의 자비를 간구하기로 하였다
거금도는 소록도 바로 옆에 있는 섬으로 고흥반도에서 가장 큰 섬이자 우리나라에서 10번째로 큰 섬이다
섬안에 큰 금액이 뻗어 있어 거금도라 불린다는 이 섬은 조선 중기의 문헌에는 거억금도(巨億今島)라고 기록되어 있다
섬 산이면서도 고흥군에서는 팔영산(608.6m) 다음으로 높으며, 펑퍼짐한 산세와 달리 전망이 매우 뛰어난 산이다
동정마을에 도착하다
전주에서 아침 7시에 출발하여 약 3시간 만에 거금도 금산면 동정마을에 도착하였다
동정마을은 신평선착장에서 약 1.5km 거리 밖에 안 돼 녹동항에서 신평항으로 접근할 경우 도보로 다가설 수 있다
이 섬마을은 어업보다는 농업에 종사하는 주민이 더 많아 보였는데, 밭에서는 양파와 마늘이 탐스럽게 자라고 있었다
화이팅을 외치다
우리는 평소에 하던대로 준비운동을 마친 다음, 스틱을 하늘 높이 들고 화이팅을 외쳤다
오늘은 오랜만에 실시하는 섬산행이라 그런지 38분이나 되는 회원들이 참가하여 대성황을 이루었다
밭에서 일하시는 주민들에게 미안하여 소란을 피우지 않고 조용히 마을안길을 통과하였다
금산정사를 지나다
안쪽으로 들어서서 커다란 정자나무가 있는 마을회관을 지나자 제법 규모가 큰 사찰 금산정사가 나타났다
섬마을에서는 토속신앙에 밀려 종교가 정착하지 못하는데 이곳은 신자가 많이 있는듯 하였다
위도에 근무할 때... 교회 신자들과 토속신앙을 믿는 마을 주민들과 마찰이 심했던 옛기억이 떠올랐다
적대봉 생태길로 들어서다
적대봉으로 오르는 등산로에는 '적대봉 생태길'이라는 안내판과 100m간격으로 이정표가 아주 잘 설치돼 있었다
내륙에서 멀리 떨어진 섬이라 그런지 인적이 드물어서 우리만의 호젓하고 정겨운 발걸음이 매우 좋았다
신산회가 좋아서 함께 왔지만 무릎이 좋지 않아서 버스 안에 머물수 밖에 없는 문영현 프란치스코 부부에게 미안하였다
첫번째 휴식
숲속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는 아주 편안하였고, 육지에서는 느낄 수 없는 독특한 향기가 풍겨나왔다
계속 이어지는 오름길에 조금씩 지쳐갈 무렵 쉬어갈 수 있는 너른 공터가 나타나 걸음을 멈추었다
이곳에서 땀을 닦으며 물을 마시고, 오렌지와 견과류와 오이를 먹으면서 휴식을 취하였다
바다는
소리 죽여 우는 법이 없다
슬플 때는 슬픔으로
기쁠 때는 기쁨으로
자나 깨나 철썩이며 운다
가진 것 없는 낮은 지붕 아래서
쉽게 버리지 못하는 바다에
닻을 내리며 사는 사람들
한 번 밀어내고
두 번 끌어안기 위하여
자나 깨나 바다가 철썩인다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다 .......................................................장현우의 詩 <거금도> 부분
섬은 그리움의 모래알
거기에서 울어 본 사람은 바다가 우주의
작은 물방울이라는 것을 안다
진실로 우는 사람의
눈물 한 방울은 바다보다도 크다
바다 갈매기는 떠나간 사람의
잡을 수 없는 마음이라는 것을 안다 .............................원재훈의 詩 <바다에서 울다> 부분
돌탑에서 사랑을...
거금도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돌을 이용하여 등산로가 매우 잘 정비되어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납작한 돌을 이용하여 만들어진 등산로를 걷노라니 히말라야에서 걸었던 끝었는 계단길이 생각났다
여러 사람들의 정성으로 만들어진 돌탑 앞에서 영원히 변치않을 사랑과 우정을 맹세하였다
위험한 바위 옆에 서다
돌탑을 지나자 세차게 불어오는 해풍에 맞선채 위태롭게 서있는 바위가 나타났다
이 바위는 등산로를 정비하기 위해 주변을 깨뜨리다가 변화를 주기 위해서 일부터 남겨놓은 것 같았다
이름없는 석공의 미적 감각인지, 어느 공무원의 계획적인 작품인지 알 수 없지만 썩 괜찮아 보였다...근데 위험하다
이보다 멋질 수 없다
숲을 빠져나와 능선 위로 올라서면 코발트빛 바다가 반짝이고, 암릉과 신록이 어우러진 멋진 풍경이 반겨준다
그리고 적대봉 정상 가는 길 양쪽의 풀섶에는 이름을 알 수 없는 하얀 꽃들이 무더기로 피어서 손을 흔든다
코발트빛 바다와 쪽빛 하늘, 싱그러운 신록과 이름없는 야생화, 거기다가 우리들의 열정이 더해진 풍경...이보다 멋질순 없다
적대봉(積臺峰 592.2m)
거금도(居金島)에 솟아 있는 적대봉은 마치 바다에 떠 있는 고래등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산이다.
남한에서 거의 유일한 원형 봉수대로 알려져 있는 적대봉의 봉수대는 둘레 약 34m, 직경 약 7m이다
몇년 전에 왔을 때는 봉수대를 새로 쌓느라 어수선했었는데 이젠 말끔히 정리 되었다...근데 역사가 느껴지지 않아 거시기하다
적대봉 봉수대
적대봉은 북쪽으로 천등산 마복산, 서쪽으로는 장흥 천관산(723m)과 마주보고 있다
정상에 서면 서쪽으로 완도, 남쪽으로 거문도, 동쪽으로 여수 일원의 바다와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러한 지형적인 특성 때문에 적대봉은 조선시대 왜적의 침입 등 비상사태를 신속하게 전달해주는 봉수대로서 큰 역할을 해왔다.
적대봉에서 깃발을 펼쳐들다
정상에서 맞는 바람은 어찌나 거센지 깃발을 겨우 펼쳐들고 기념사진을 찍은 후, 곧바로 하산하였다
적대봉 기슭은 조선시대 때 목장성(牧場城)이 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거금도는 옛 이름이 절이도(折爾島)로 적대봉을 중심으로 30리 길이의 성을 쌓아 말 116마리를 키웠던 세납(稅納)목장으로 전한다.
거금도의 남북을 종단하여 석정리와 어전리를 잇는 임도 곳곳에는 목장성의 흔적이 지금도 남아 있다
길마가지나무 열매
뒤늦게 올라온 리따가 하트 모양의 빠알간 열매를 따다가 대장에게 바쳤다
두 갈래로 갈라진 통통한 모양과 새빨간 색깔이 정열적인 리따의 사랑과 많이 닮아 있다 ㅋㅋㅋ
모양이 하도 신기하여 인터넷을 뒤져아보았더니 길마가지나무 열매였다
길마는 짐을 실어나르기 위해 소의 등에 앉는 일종의 안장인데, 열매가 길마를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숲속에서 점심식사를 하다
해풍이 어찌나 거세게 불어오는지 식사할 장소를 찾지 못하고 헤매다가 안락한 숲속의 공간을 발견하였다
우리 일행이 모두 들어가고도 남을 만한 숲속은 바람을 완벽히 막아주고, 돌까지 깔려 있어 식사하기에 아주 좋았다
서너개의 모둠으로 모여 앉아서 각자 준비해온 도시락을 펼쳐놓으니 황제의 밥상이 부럽지 않았다
주님의 자비를 간구하다
마당재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로 희생된 사람들에게주님의 자비를 간구하는 현수막을 펼쳐들고 기도하였다
무책임한 어른들의 잘못으로 인해서 피어보지도 못한채 스러져간 어린 생명들에게...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이 땅에서 이렇게 원시적이고 후진적인 사고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각성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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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날아갈라...? | 완전히 유격훈련이네 |
저기를 어떻게 건너간당가? | 여기서 추락하면 진도에서 찾는다 |
하산을 완료하다
암릉과 숲길과 비탈길을 넘고 넘어서 오후 3시에 금산면 오천리로 하산하였다
도로변에 모양이 독특하게 생긴 건물이 있어서 펜션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화장실이어서 헛웃음이 나왔다
안타까운 일은...김미순 도로테아님께서 다리를 삐끗해서 승용차를 빌려서 모시고 온 것이었다
살아있는 듯한 김일 선수 모형 | 김일 선수와 친구가 되다 |
김일 선수 기념관
1960~70년대 박치기 한 방으로 국내외 프로레슬링 대회를 휩쓸었던 故 김일(1929~2006) 선수는 거금도에서 태어났다
그때 부상으로 받은 송아지며 쌀을 고향으로 가져와 이웃들에게 나눠주곤 했을 정도로 마음 따뜻한 호인이었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김일 선수를 자주 초대했는데 "임자, 소원이 뭔가" 라고 물었다
고인은 "고향 마을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주민들이 김 수확에 어려움을 겪고 제 레슬링 경기를 TV로 볼 수 없다"고 대답했다.
6개월 뒤 거금도에는 전국 섬에서 처음으로 전기가 들어왔다.
아름다운 거금대교
2011년 12월 16일, 소록도에서 거금도가 다리로 연결되어 30분 걸리던 뱃길이 찻길로 바뀌어 육지가 되어버렸다
중앙부분에 167.5m에 이르는 다이아몬드 모양의 주탑 2개에 연결된 케이블이 상판을 붙들고 있는 사장교다
총연장 2,028m (사장교 1,116m + 접속교 912m)의 거금대교가 완공됨에 따라 지역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거금대교를 걷다
거금대교는 복층다리로서 상층부는 자동차 전용, 하층부는 자전거나 보행자 전용이다.
복층구조의 다리는 우리나라에 몇 개 있지만 한 층 전체를 다 자전거나 보행자에게 내어준 것은 이 다리가 유일하다.
거금도 쪽 주차장에서 자전거도 빌려 준다. 다리는 금빛을 띠는데, 고흥 특산물인 유자 빛깔을 상징한다.
우리는 남해의 맑은 물빛과 바람소리를 벗삼아 하층부의 보행자 전용 도로를 건너며 소록도의 슬픔을 회억하였다
꽃과 같은 남자
박화신 미카엘 형님...정말 정말로 꽃과 같은 남자이다
등산모의 양쪽과 가운데에 꽃을 꽂아드렸는데... 백송이의 꽃을 꽂아드려도 부족한 분이다
꽃처럼 향기롭고 아름다우며 정이 넘쳐흐르는 이분이 신산회에 나와주시는 것은 우리 모두의 행복이다
기마막힌 하산주를 마시다
황점휴게소는 나그네들을 위한 휴식처로서 최고의 장소다
지리산맥이 병풍이 되어주고, 식탁과 의자까지 마련되어 있어 나그네들이 쉬어가기엔 기가막힌 장소다
오징어의 쫄깃쫄깃함, 미나리향의 상큼함, 각종 야채의 아삭아삭함이 어우러져 모두를 감동시켰다
오늘의 하산주를 위해서 새벽 1시까지 준비하신 시몬과 카타리나의 수고로움에 감사하며 그윽하게 마셨다
첫댓글 산행기가 다 완성이 안된듯한 느낌입니다... 역시 섬산행은 볼거리도 많고 주변 풍광도 멋지고 그래서 더욱 좋습니다~~~
맞습니다. 산행기 올리다가 잔나비클럽 모임 시간이 되어서 급히 나갔습니다
정성어린 하산주를 준비해주신 시몬+카타리나 부부에게 무한 감사를 드립니다
@쇠못별 하산주를 준비해 주신 시몬, 카타리나 고마워요.
분들이 계셔 신산회가 더욱 빛나나 봅니다.
적당한거리와 남도섬의 특색
관광과 산행을 겸할수있는 섬산행
자주 애용합시다
이산하게
섬에가자하면 좋아지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역사가 이루어 진다는데 ㅎㅎ
가슴아픈 4월을 껴안고 적대봉에 안겼습니다..
비애감어린 나날이었지만.. 바다는 말이 없고.. 바람부는 산등성이에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꿈꿔보았습니다..
나 자신부터 하나 하나 공의로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작은 다짐부터 실천해야겠습니다..
맛깔난 먹거리로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해준 시몬+카타리나님.감사하구요.
상세한 산행기로 그날의 풍경을 다시한번 가슴에 담게 해준 카페지기님..
우리 신산회가 날로 날로 발전하는 원동력입니다..
감사 베리 머취~~~입니다용~~~
시몬과 카타리나에게 다시한번 감사해요.
밤잠 아껴가며 오징어 잡으랴 채소 가꾸랴.
맛있는 음식에 걸맞게 장소도 품격있는 좋은 자리를 잡아서
편안하고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