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과 호흡이 없는 응급환자를 살리기 위해 실시하는 응급구급법(CPR)은 인공호흡과 흉부압박 두 단계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인공호흡을 능숙하게 할 수 없는 비전문가는 인공호흡을 생략하고 흉부압박만 하는 편이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보건부 애리조나 지부의 벤틀리 보브로우 연구원은 2005년부터 2009년까지 5년 동안 발생한 응급환자 5272명 중 전문가에게 구조를 받은 경우를 제외한 4415명의 환자들이 어떤 응급구조를 받았는지 분석하고 생존율을 비교해 10월 6일자 ‘미국의학협회지’에 발표했다.
보브로우 연구원에 따르면 4415명 중 인공호흡과 흉부압박으로 구성된 전통적인 CPR을 받은 환자는 666명, 인공호흡 없이 흉부압박만을 받은 환자는 849명이었다. 그런데 환자가 병원에 옮겨진 뒤 생존한 비율은 각각 7.8%와 13.3%로 인공호흡을 하지 않은 편이 두 배 가까이 높았다. 전통적인 CPR을 한 경우는 아무 응급처치를 하지 않은 채 병원에 도착한 환자의 생존률(5.2%)과 큰 차이가 없었다. 보브로우 연구원은 “2005년에는 20%에 불과하던 흉부압박 응급구조의 비율이 2009년에는 76%으로 늘어났다”며 “하지만 전체적인 생존률은 오히려 약 2.5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예일대 의대 데이비드 콘 교수는 “흉부압박만 실시하는 응급구조법이 더욱 간편하고 구조율이 높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증명됐다”며 “새로운 흉부압박법을 보급하기 위해 국제적인 합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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