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2009년 서울특별시 관악구에서 발생한 살인사건. 잔인한 범행 수법과 어처구니없는 범행 동기가 뒤늦게 알려져 사람들의 공분을 산 사건이다.
2. 사건 경위
2009년 4월 20일 관악구 신림동의 한 다세대주택 반지하 방에서 혼자 살고 있던 70대 노파가 잔인하게 살해당한 채 발견되었다. 노파의 집 인근에 거주하면서 자주 찾아와 어머니를 보살피던 딸이 어머니와 며칠째 연락이 되지 않자 경찰에 신고하면서 시신이 발견된 것인데, 당시 출동한 경찰은 현장의 상황을 보고 할 말을 잃었다고 한다. 발견 당시 노파의 시신에서는 목 앞쪽과 가슴 등 무려 37군데에 달하는 자상이 발견되었으며, 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시신이 온통 흰 가루로 뒤덮여 있었다는 점이었다. 후에 감식 결과 이 가루는 노파의 집에 있었던 밀가루와 설탕을 섞은 것으로 밝혀졌다.[1] 또한 싱크대에서 발견된 식칼에서는 피해자의 DNA가 발견되었다.[2]
경찰은 곧바로 수사본부를 꾸리고 탐문수사에 착수했으나, 피해자가 평소 이웃과 왕래가 많이 없었던 탓에 용의자 특정에 상당히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피해자와 금전 문제나 원한 등으로 엮인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고, 주변인들의 증언에 따르면 피해자는 이웃과 왕래가 적기는 했지만 생전에 주변 사람들에게 선행을 많이 베푸는 인정 많은 인물이었다고 한다. 게다가 범인이 지문이나 족적 등도 전혀 남기지 않았고, 관내의 전과자 명단을 조회해도 의심되는 인물은 나오지 않아 수사는 난항에 빠졌다.
그러던 중 범행 현장에 있던 밀가루가 피해자의 옆집으로 이어진 것을 발견한 경찰은 옆집 가족을 조사하게 되었다. 당시 피해자의 옆집에는 아버지와 20대의 두 아들이 살고 있었는데, 아버지와 작은아들은 알리바이가 확인되었으나 큰아들(당시 22세)은 범행 시각에 집에 있었다고 진술했다. 그의 증언에 의하면 사건 당일 밤에 PC방에 가려고 집을 나서다가 평소에는 잠겨 있던 피해자의 집 문이 약간 열려 있기에 이상하다 싶어 안으로 들어가 보니 피해자가 밀가루 같은 것에 뒤덮인 채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고, 의심받을 것이 무서워서 아무 조치 없이 그냥 PC방으로 갔다는 것이었다.[3]
경찰은 큰아들의 진술이 범죄와의 연관성을 드러낸 것으로 확신했으나 정황증거 뿐, 구체적 물증이 없기 때문에 용의자로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피해자의 옆집을 압수수색하던 중 큰아들의 책상 서랍에서 피해자의 피가 묻은 장갑을 발견, 큰아들을 유력 용의자로 체포했다. 그는 처음에는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으나 경찰의 추궁에 결국 범행을 시인했다.
3. 범행 동기
범행 동기는 금품을 노린 것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가 노파를 잔인하게 살해한 뒤 피해자의 가방을 뒤져 훔친 돈이 고작 700원이라는 것인데[4], 그가 이렇게까지 한 이유는 어처구니없게도 PC방에 갈 돈이 필요해서였다고 한다.
범인의 아버지는 가정에 관심이 없었고 범인은 사건 당시 일정한 직업이 없는 상태였다. 그래서 일을 다니는 동생에게 용돈을 받아 쓰는 처지였고, 이런 탓에 자존감이 상당히 낮아져 있었다고 한다. 사건 당일 동생은 형에게 돈을 주지 않고 출근했는데, 이 때문에 범인은 돈을 훔치기 위해 그날 밤 피해자의 집에 침입했다. 처음에는 돈만 훔쳐 나오려 했지만 잠을 자고 있던 노파가 깨어나자, 당황한 나머지 부엌에 있던 칼로 노파를 살해한 뒤 설탕과 밀가루를 뿌리고 칼을 씻어 원래 있던 곳에 돌려놓고 도주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