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처음으로 엄마, 아빠라고 부르던 순간.
첫 걸음마를 때어 두 팔을 활짝 벌리고 넘어질 듯 내게 걸어오던 순간.
처음으로 내 손을 떠나 혼자 힘으로 자전거 패달을 밟고 나아가던 순간.
그 ‘처음’의 모든 순간을 그저 감사함으로 자식을 키운다는 행복을 부모에게 주는 아이들입니다.
그 시기에는 그저 감사했던 것들에, 아이들이 자람과 더불어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부모들의 욕심과 기대감이 하나씩 덧입혀지는 것 같습니다.
영어 유치원을 고민하기도 하고, 왠지 다른 아이들이 받고 있는 교육을 내 아이에게 해주지 못하면 죄책감 같은 감정도 들면서 열심히 정보를 수집하고 비교하며 최선의 것을 아이에게 주고싶어 하는 것이,
아이가 막 걸음을 시작하고 말문을 여는 순간 새롭게 시작되는 부모들의 역할입니다.
저 역시 그러했고,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그랬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4년을 열심히 키우다가, 문득 아이의 노는 모습을 멍하게 바라보던 어느 날.
아이의 놀이 속에서 유치원에서 도화지처럼 흡수하며 받아들인 모습이 고스란히 아이를 통해 보이던 날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정말 세상을 그림자처럼 쏙쏙 똑같이 받아들이면서 자라는 게 경이로울 정도이지요.
외부로부터 주어진 것에 의해 자라나는 게 아닌, 아이 내부로부터 갖고 태어난 것을 잘 끄집어 내면서 자라도록 하면 어떻게 자랄까...? 하는 질문이 처음으로 생겼습니다.
그 때 저는 공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을 10년 째 가르치던 시기였었고, 교육을 하는 사람으로서 처음으로 본질적인 질문을 스스로 품게 된 순간이었지요.
유치원 시기는 자연과 최대한 가깝게, 아이의 본성을 지키는 방향으로 교육해야겠다는 생각에 주변 교육기관을 알아보던 중 발도르프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접하게 되었고, 환경이 달라지니 아이도 변하고 우리 가정도 변하는 것을 느끼며 보석같은 유년시절을 보낸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한번 쯤 생각해 보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 째 고민의 시기는, 아이가 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던 7세 때였어요.
초등학교에 입학을 할지, 발도르프 대안학교에 입학을 할지의 선택지를 놓고 고민을 깊게 하다보니,
내 아이가 어떤 사람으로 자라나길 바라는지에 대한 부모로서의 생각이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인생을 길게 놓고 봤을 때, 그저 좋은 학교에 가서 잘 자라고 성공하는 삶을 살기를 막연하게 바란다는 느낌으로, 쇼핑하듯 어느 상품이 더 좋은지만 비교하고 있는 모습이었지요.
곰곰 생각해보니, 저는 한 인간이 타고난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잘 드러내며 자기 자신을 단단하게 만들어 나가는 모습을 내 아이를 통해 보고싶었습니다. 공부나 하고 싶은 꿈을 찾아가는 것은 그 뒤에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라고 생각했고요. 대한민국의 입시경쟁 중심의 교육환경에서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판단했고, 무엇보다 저 스스로 아이 학원과 시험에 대부분의 시간을 몰두하며 하나의 방향을 향해 달려갈 자신이 없기도 했습니다.
인간을 가르치는 학교에서 ‘인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개인적인 경험을 많이 하기도 했던 터라, 인간의 발달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교육하는 발도르프 교육이 더 끌렸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입학을 선택하고 11년의 시간이 흘렀네요. 대한민국에서 대안학교에 아이를 보낸다는건, 감수해야할 일들이 좀 많습니다. 부모가 참여해야 하는 일들도 많고 재정적인 부담도 있고, 입시만을 목표로 하지 않기 때문에 진로 관련하여 불안할 수도 있고요. 외부의 편견어린 시선도 그렇고, 아이들도 성장하게 되면 그런 시선을 불편해하기도 하지요.
그럼에도, 이런 글을 쓰고 있는 것은 제가 11년 전에 선택했던 일이 확신으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차는 있을 수 있겠으나 흔들림 속에서도 단단하게 피어나는 꽃처럼 여물어가는 아이들을 봅니다.
발도르프학교는 1-8학년의 담임과정과 9-12학년의 상급과정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담임과정 시기에는 수공예, 예술활동, 움직임
농사, 집짓기등을 통해 손과 발을 많이 움직이며 자신의 의지와 감성을 키웁니다.
이 시기에 이렇게 몸을 통해 체화된 배움은 이후 상급과정에서 사고력을 키우는 힘이 되지요.
외국어는 세상을 내다보는 창과 같다는 의미에서 1학년 시기부터 영어와 중국어를 시작해서 12년간 배웁니다.
학급 여행을 통해 스스로 밥을 지어 먹고 생활하며 공동체성을 익히고 지리산 등반 등 공동의 과제를 성취함으로써 친구들과 함께 성장합니다.
중2 사춘기 시기인 8학년이 되면 자기 내면으로 깊숙이 들어가서 대중 앞에서 자유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친구들과 협력하여 연극을 무대에 올립니다.
사춘기로 힘들어지는 시기 즈음에, 바쁘게 해야하는 여러 가지 일들을 거치면서 8년을 마무리 지으며 한 단계 성장하는 모습을 해마다 보고 있습니다.
8년을 마치고 상급으로 오면 본격적으로 사고를 일깨우는 깊이 있는 수업들과 과제로 더 깊이 자기 자신과 만납니다. 미디어를 제한하는 학교 교육 방침에 따라, 고등학교 시기가 되어도 아이들이 노출되는 미디어 사용 시간이 적다보니
그 시간에 많은 다른 것들을 하게 됩니다.
발도르프학교는 학생들이 미디어를 응용하여 다루고 조절할 수 있도록 중3학년 시기부터 ‘정보학’이라는 관점에서 매체에 대한 배움이 시작됩니다.
이런 여러 교육내용과 방법적인 면 이외에도 제가 감사한 것은, 여러 어른들이 사랑으로 지켜봐주는 환경입니다. 오랜 기간 학교를 함께 다니다 보니 아이들의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기뻐하며 상호작용하는 어른들을 통해 아이들은 안정감과 사회성을 배웁니다.
11학년 중반을 보내고 있는 제 큰 아이는, 11년 동안 어려운 시기도 있었지만 내면이 단단한 아이로 성장했습니다. 얼마전 패키지 중국여행을 처음으로 다녀왔는데, 일행 분들과 자연스럽게 많은 대화를 나누는 아이를 보며, 요즘 고등학생 같지 않다면 많은 칭찬을 해주시더군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면들이었는데 문득 이 학교에서 여러 어른들이 함께 키워낸 아이의 인성과 개성이 빛난다고 느껴졌습니다.
11년간 배운 외국어가 자연스럽게 물들어 있어서 중국 사람에게 말을 건내는게 어렵지 않고 영어로 소통하는 것도 불편해하지 않는 모습을 확인하며, ‘도구’로서 언어를 자연스레 배움으로 갖고 있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올해 발도르프 상급학년은 태국발도르프학교로 부터 초청받아 태국으로 세계 여러 학생과 만나는 기회도 갖게 됩니다.
이제 졸업을 일년 여 앞두고 있는 시간 속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아직도 찾고 있는 과정이지만, 자신에 대한 믿음과 용기로 스스로의 길을 찾아가리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혹시 저와 비슷한 질문으로 아이의 교육과 입학을 고민하고 있는 부모님들이 계시다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 아이와 함께 행복한 길을 걸어가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사진 삭제링크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서울자유발도르프 학교는
경이로움 속에서 세상을 만나며
사고와 감성과 의지의 조화로움 안에서
자신을 찾아가는 교육을 실천합니다.
올바르게 서서
더 큰 세상을 향해
용기있게 탐험해 나가는
12년간의 항해 첫 항해의 시작인
2025학년도 서울자유발도르프 학교
입학설명회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수업시연: 발도르프 주수업, 과목 수업
발도르프 8년 담임과정
입학 절차와 안내
http://www.seoulwaldorf.org
서울자유발도르프학교 -아이들이 즐겁게 놀며 의지를 키우고 자유롭게 사고 하는, 아이들의 행복한 터전 서울자유발도르프학교입니다.www.seoulwaldorf.org
서울자유발도르프학교 -아이들이 즐겁게 놀며 의지를 키우고 자유롭게 사고 하는, 아이들의 행복한 터전 서울자유발도르프학교입니다.
www.seoulwaldorf.org
일시: 2024.9.28.(토)9:00~13:00
장소: 서울자유발도르프 학교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옥길로 56번길 97)
대상 : 2025학년도 신입/편입 가정 학부모
준비물: 개인컵, 실내화
주차 : 학교 지하주차장, 학교 옆 교회주차장,
버들공원 주차장(공영, 유로 도보 4분)
신청방법 : QR코드를 통한 신청서 작성(네이버폼)
신청기간 : 2024년 9월 9일 ~ 9월 27일
https://naver.me/5S9ve1jy
2025년도 2차 입학 설명회네이버 폼 설문에 바로 참여해 보세요. form.naver.com |
첫댓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