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내버스 요금 비싼 이유 있었다
검찰, 수백억 비자금·보조금 횡령·수뢰..업체대표·전 공무원 등 구속
충남디트?
류재민 기자 | jaeminwow@empal.com
2014.04.28 11:03:17
충남 천안시내버스 업계가 매일 현금 수입을 횡령해 수백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적자를 부풀려 수십억 원의 보조금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은 시내버스 특성상 현금으로 수입이 들어오기 때문에 하루 100~400만원까지 수입금을 누락하는 방법으로 횡령했으며, 누락된 돈은 대부분 업체 운영진이 나눠 갖거나 관계 기관 로비자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전지검 천안지청은 28일 오전 10시 30분 2층 대회의실에서 천안 버스업계 비리에 대한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시내버스 3사 '담합' 보조금 빼돌려..전직 공무원, 골프 접대 및 1천만원 뇌물수수
검찰에 따르면 천안 시내버스 3사(건창·보성·삼안여객)가 회사 당 20억~85억원 상당의 회사 돈을 횡령하고, 적자를 부풀려 19억~25억원 상당 보조금을 편취한 사실을 적발해 업체 대표 3명 등 업체 관계자 5명을 구속했다.?
또 보조금 지급액을 결정하기 위한 교통량 조사와 버스업체 경영 평가를 부실하게 수행해 준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실사 용역업체 본부장 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버스업체를 비리를 눈감아주고, 보조금을 올려주는 대가로 뇌물을 수수한 전직 천안시청 교통과장을 구속했다.?
적자 폭 부풀리고 회계장부 조작..실제 수입금 서류 즉시 '폐기'?
조사결과 이들은 횡령(총 171억원)으로 인한 손실을 메우기 위해 실제보다 적자 폭을 부풀려 업체별로 19억~25억원에 이르는 시 보조금을 편취해 왔고, 이 과정에서 회계장부를 조작해 수입금을 축소한 뒤 실제 수입금이 반영됐던 서류를 즉시 폐기해 왔다.
이어 시가 민간 용역업체에 의뢰해 실시한 교통량 조사 과정에서 실제보다 적자폭을 늘리기 위해 표본조사 대상 노선 및 구간 승차인원이 적은 구간 위주로 임의 조작했으며, 버스 3사는 매년 경리 담당자들이 모여 회사별 수입액수를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는 담합도 했다.?
담당 공무원은 업체들로부터 수시로 골프접대와 함께 3~4회에 걸쳐 1천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사실을 적발했다.?
앞서 천안지역 버스요금은 지난 2010년 1100원에서 2013년 1400원으로 최근 4년간 전국 최고수준으로 인상(27.3%)됐으며, 시가 시내버스 3사에 지급한 보조금 역시 최근 4년간(2010년 86억→2013년 155억) 80.2% 증가했다.?
최근 4년간 버스요금 전국 최고수준 27.3% 인상..연간 적자액은 55.2% 증가?
그럼에도 버스 3사 연간 적자액은 최근 4년간 55.2%증가(2010년 67억→2013년 104억), 횡령 등 불법 없이는 설명이 불가능한 재무구조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지검 이정만 천안지청장은 “천안지역 시내버스 3사는 만성적자에도 불구하고 매일 현금 수입금 일부를 빼돌려 주로 업체 대표와 관계자들로 구성된 소수 주주들에게 타 지역과 달리 고액 불법배당을 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속적인 횡령으로 인한 손실을 연 12%의 고리 사채와 보조금으로 메우는 악순환으로 인해 요금인상과 막대한 보조금 지원에도 불구하고 적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비정상적 재무구조가 야기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역의 비정상적·구조적 비리를 엄단하고, 국민의 혈세가 시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사용될 수 있도록 공적자금 관련 부패범죄에 수사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