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막 솟아나 푸릇푸릇한 4잎 클로버를 한 웅큼 수확했습니다. 다 사라져버려서 또다시 올라올까 싶은, 예전에 꽤 수확량이 좋았던 한 구역에서는 왠일인지 5잎 짜리 대 여섯개가 저를 기다렸다는 듯이 잎을 하늘거리고 있습니다.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예감은 여기저기 나누는 것이 좋습니다. 사진으로나마 아는 사람들에게 뿌려주고, 고이 책갈피에 잘 챙겨두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갑자기 태균아빠가 서울을 가야한다고 서두릅니다. 어떤 비영리조직의 사무총장 후보에 올랐다며 면접보러 가야한답니다. 거의 확정적이지 않으면 절대 떠벌리지도 내색도 안하는 성격이라 거의 확실하구나 짐작은 들었습니다.
그러나 금요일, 토요일 제주-김포간 항공권은 완전 매진! 트럭몰고가서 짐이라도 싣고 오라고 했더니 하는 수 없이 배타고 서둘러 서울로 향했습니다. 그러고는 좀 전에 걸려온 전화에서 하는 말, 내일모레 월요일부터 바로 출근이랍니다. 작지만 집도 제공받는다니 참으로 일사천리 취업입니다.
관운은 참으로 좋은 팔자입니다. 지공도사 연령을 훌쩍 넘기고도 좋은 자리에 취직이 되니 말입니다. 아무래도 누군가 저를 도와주려 듯, 태균이랑 편하게 즐겁게 살라고 판을 깔아주는 듯 합니다.
그렇지않아도 너무 넓은 장소 개조를 손대고 있어서 폭풍잔소리를 듣고 있던 차에 오! 이런 즐거운 일이 있을까요? 딱히 뭘해야 된다보다는 가만히 있으면 안되겠다 싶어 시작한 대형건물 임대와 개조작업은 두어달 조금씩 진전을 보여 얼추 완성 모드로 가고 있습니다.
성산에서 표선으로 향하는 대로에 위치한 바다풍경이 시원한 이 넓찍한 장소는 임대료도 부담없어 저의 작업실로 써도 아쉬움이 없습니다. 애닳을 일도 없고, 누구를 고용할 것도 아니고, 장사에 대한 부담도 없고, 주변 사람들은 사업이 잘 되어야 할텐데 하며 걱정해주지만 되도그만 안되도 그만 수준의 제주도즐기기 일환입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지하 1층에 세미나장도 꾸며보았고, 저는 개인적으로 여길 너무 좋아해서 나름 비용을 퍼부었습니다. 제가 꿈꾸는 상시 발달장애 부모대상 교육프로그램이 돌아가면 좋겠지만 위치상 불가능한 이야기이겠지요. 가능치 않아도 저는 꿈을 현실로 만들어보는 몽상실천가이기도 하니까요.
노래방 공간은 태균이가 너~~무 좋아하는지라 별노래를 다 틀어댑니다. 노래는 못해도 동요부터 트롯까지 틀어대며 몸을 흔들고 있습니다. 노래보다 노래방기계 조작의 달인입니다. 그래도 '사랑의 트위스트'는 어디서 배웠을까요? 주간보호센터에서 주 1~2회 댄스하러 어떤 스튜디오를 가던데 거기서 배웠을까요?
그리고 참, 다 큰 자식과 함께 카페라도 운영해보고 싶은 독립투사 기질의 부모가 있다면 그 실습장으로도 활용되게끔 작은 카페도 주차장 앞에 만들었습니다. 컨테이너에 폴딩도어도 달고 전체 다는 아니지만 일부 페인트칠까지 직접 해가며 만든 작은 카페, 우리 부모님들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더욱더 즐거워지고 공사다망할 제주도 생활이 기대됩니다.
첫댓글 아빠님 축하합니다.
대표님도 모든 일이 잘 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