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시꽃
김일연목사, 시인
여름 휴가 이야기
여름 휴가 이야기
전도사 시절, 두 아이를 키우며 약 50만 원 사례비를 받아 참 가난하게 살았던 생각이 납니다.
사역은 중고등부를 담당했고, 주일예배 때 찬송인도를 했고, 수요예배 설교를 주로 담당했습니다.
담임목사님 출타하시면 주일 오후예배 설교도 하고, 당시 04시30분 시작하는 새벽기도 인도도
종종 했습니다.
1년에 1번 정도, 학생회 헌신예배 때 강사로 세워 주시기도 했습니다.
목요일은 전도모임이 있어서 교회 주변 학교길과 아파트로 다니며 전도지를 나누었습니다.
금요일은 철야기도회가 저녁 8시~10시, 11시까지 별관 기도실에서 진행되었고,
가끔씩 주암산 기도원과 주암산에 올라 산기도를 했습니다.
여름휴가는 휴가비 봉투와 1주일 휴가를 주셨는데,
주일은 본교회에서 학생회를 담당했습니다. (6일 휴가)
대구 수성구 상동에서 살았는데 휴가 때는 경북 영덕, 창포항으로 달려 갔습니다.
약 두 시간 거리를 작은 국민차를 타고 가면서 찬송도 부르고 성경 암송도 했습니다.
눈눈눈 성경보고요
코코코 숨을 쉬고요~
입입입 찬송 부르고
귀귀귀 말씀 들어요~
하나님은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시편 23편 말씀 암송!
영덕이라 하면 대게를 생각하지만, 아껴도 아껴도 부족한 전도사 살림살이에 대게는 차를 타고 가게 앞으로 지나가면서 창을 열고 냄새만 맡았습니다.
무더운 분지, 대구에 살다 보니 시원한 동해 바다가 참 좋았습니다.
당시, 국민차를 탔기에 도로비 할인 혜택과 연비가 좋았고, 왠지 집에서 멀리 달려가는 것 자체가 신선하고 참 좋았습니다.
창포항은 청년들을 데리고 여름수련회에 갔다가 우연히 알게 된 바다입니다.
창포항에 도착하면 어느 백화점에서 사은품으로 준 간이텐트를 쳤습니다.
텐트가 아니라 조금 불편했지만 작은 그늘도 생기고, 옷을 갈아입는 정도의 텐트 역할은 했죠.
섬처럼 솟아있는 바위에서 다이빙도 하고, 바위에 붙어있는 게를 잡기도 하고,
주로 작은 조개를 잡아서 라면을 끓였습니다.
집에서 물을 생수병에 담아가서 휴대용 가스렌지에 아내가 정성껏 라면을 끓였습니다.
비가 내릴 때는 우산을 들고 쪼그려 앉아 먹었던 전도사 시절의 라면맛은 정말 최고였습니다.
바닷가에 앉아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눈 앞에 펼쳐진 동해 푸른 바다는 무더위와 스트레스를 함께 날려버리는 오아시스죠!
정말 가슴이 탁 트입니다.
시원한 바다에 풍덩 뛰어들어 아이들과 튜브를 타고 물놀이를 하고,
조개를 잡다가 더위가 느껴지면 바다로 풍덩 뛰어들던 추억을 생각하면 지금도 행복합니다.
행복은 먼 곳에 있지 않습니다.
바닷가에 가족과 둘러앉아 함께 먹는 라면 한 그릇!
서로 사랑하는 마음과 범사에 감사하는 소박함 속에 참 행복이 숨어 있습니다.
대학을 졸업한 자녀들이 지금도 그때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아버지! 언제 영덕 한 번 가요~
지금은 너무 멀어서 못 간다.
승합차는 교통비도 많이 들고, 나중에 결혼하면 가족을 데리고 가거라!
샤워장과 탈의실을 사용하면 입장료가 있어서 간이텐트에서 아내와 아이들은 옷을 갈아입고 저는 젖은 옷 그대로 입고 동해바다를 품고 시원하게 집으로 돌아오기도 했습니다.
순수함 속에 늘 감사로 살았던 20여 년 전의 여름휴가가 문득 그리워집니다.
무척 바쁘신 가운데서도 경남기독문학 청지기로 섬겨 주시고
멋진 시제로 한 주간 섬겨주신 조경식 장로님께 감사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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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37:16
의인의 적은 소유가 악인의 풍부함보다 낫도다
잠언 18:22
아내를 얻는 자는 복을 얻고 하나님께 은총을 받는 자니라
잠언 17:1
마른 떡 한 조각만 있고도 화목하는 것이 제육이 집에 가득하고도 다투는 것보다 나으니라
잠언 31:30
고운 것도 거짓되고 아름다운 것도 헛되나 오직 하나님을 경외하는 여자는 칭찬을 받을 것이라
눈눈눈 성경보고요
눈눈눈 성경보고요
코코코 숨을 쉬고요~
입입입 찬송 부르고
귀귀귀 말씀 들어요~
머리 머리 머리 예수님 생각
가슴 가슴 가슴 예수님 사랑~
손 손 손 봉사하고요
발발발 교회 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