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값
김광한
생김새로 보아 그 인상이 천박하고 비천하여 절대 국회의원이나 그밖의 공직자가 될 수 없는자가 국회의원
이나 국회의장, 또는 당수가 되면 반드시 사고가 난다.얼굴, 즉 꼴안에 들어있는 뇌수(腦髓)의 함량이 과부하
(過負荷)되기 때문이다.뒷짐지고 동네 이장이나 할 사람이 어쩌다가 종북짓하는 자들 틈에 끼어 국회의장까지
된자가 금방 임금이나 된 것처럼 거들먹거리다가 이를 보다 못한 여당 당수가 단식을 해서 다 죽게 생겼다.
그런데도 이 자는 여보란 듯 짜장면 먹는 장면을 인터넷에 올리고 제 여편네를 여왕처럼 비행기 일등석에 태우고 다니는 등 그 행패가 정상적인사람들의 심기를 심히 거슬리고 있다.이자 뿐만아니다.툭하면 나서는 여자 종북 국회의원들 보면 그 얼굴이 왜 그모양으로 만들어졌는지 데리고 사는서방들이 바람 안나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꼴이란 사물의 생김새나 됨됨이를 얕잡아 이르는 말이다. 즉 꼴 같지 않다는 말은 꼴이 격에 어울리지 아니하다는 말이다. 그래서 꼴 같지 않게 논다 라는 말은 생김새에 비해 더하거나 덜하게 논다라는 뜻이 되기도 한다. 사람의 생김새를 비천하게 나타내는 말이 물인데 꼴은 비록 상감처럼 생겼으나 상감은커녕 종보다 못 하게 노는 자를 일컬어 '꼴값이나 하라는 말로 대신한다. 한국 사람의 물은 한국 사람에 맞춰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한국 사람의 생각과 행동에 걸맞아야 꼴값을 할 수가 있는 법이다. 그래서 외국 유학을 몇 년 갔다 왔다고 제법 외국인 행세를 하며 원어(原語) 발음을 억지로 구사하려 애쓰거나, 미국 배우처럼 흉내 내려 드는 건방기 있는 자에게는 '꼴값 떨지 말라‘는 말을 붙이고 있다.
천하게 살다가 개발덕분에 갑자기 졸부가 된 자가 옛날 생각을 못 하고 상류층이나 된 듯 거들먹거릴 때 이를 '꼴값 한다'고 말한다. 꼴값은 남자와 여자 가운데 여자가 더욱 심하게 해서 남들보다 미인처럼 행세하고 싶은 마음에 꼴을 뜯어고치기도 한다. 그런데 이를 거들어 주는 사람들이 성형외과 의사들이다. 꼴값을 높이 쳐주는데 따르는 비용도 만만치 않아서 웬만한 성형외과 의사는 금방 큰돈을 거머쥘 수가 있다. 그래서 미스 코리아에 출전하는 여성들이 맨 처음 찾아가는 곳이 성형외과 병원이라고 한다. 꼴을 뜯어고치기 위해서이다.
성형외과 집무실에는 여러 꼴의 모델을 붙여 두고, '어느 꼴로 만들어 드릴까요? 하고 묻는데, 그 사진들을 유심히 보면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얼굴들이 대부분이다. 탤런트 누구, 영화배우 누구, 가수 누구 등등 기본 모델이 여러 개 결려 있어서 성형외과에서는 이들을 하나의 작품(作品)으로 취급하고 있다.
성형외과 의사에게는 꼴을 들어 고쳐 줌으로써 높은 이득을 올릴 수가 있고, 볼을 뜯어고친 손님은 꼴값을 하기 위해 더욱 바빠진다. 의사에게 있어서 사람의 얼굴은 연구 대상으로 족할 뿐 그 얼굴이 갖는 인격의 가치는 아무런 필요가 없다. 즉 작품이기 때문이다. 한국 사람, 특히 여자의 꼴은 대략 몇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그 형태가 몽고 종(種)이라서 얼굴은 평면이고, 납작한 코에 쌍꺼풀이 있는 두둑한 눈매에 눈은 단춧구멍만한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이런 전형적인 꼴을 외국 영화배우「오드리 햅번」이나「마릴린 몬로」처럼 만들어 달라거나, 탤런트 누구처럼 만들어 달라니 갈 길이 멀기만 하다. 판형이 엇비슷하다면 수정작업이 힘들지 않을 텐데 판형이 워낙 먼데다가 판 형 뼈다귀까지 깎아야 하니 그 작업이 여간 어렵지가 않다.
「이 작품은 어떨까요?」
「글쎄요. 좀 천박하지 않을까요?」
「그럼 이 작품은?」
「그게 좋겠네요.」
「그런데 이 작품은 댁의 판형에 비해 워낙 동떨어져 놔서‥‥.」
「그래도 전 이 작품이 맘에 들어요. 이걸로 해 주세요.」
「비용이 좀‥‥‥‥.」
「얼마나 드는데요?」
「위험부담도 있고‥‥‥‥.」
「그래도 하겠어요.」
시험장에서의 커닝도 뭔가 좀 아는 친구가 한다던데 워낙 동떨어진 원시인이나 유인원같이 생긴 얼굴을 탤런트 누구처럼 작품화시켜 달라는 데는 기가 막힐 노릇이다. 눈 쌍꺼풀 수술을 하는 것도 살가죽이 얇은 사람 같으면 별 것 아니겠지만, 살가죽이 이중으로 되어 있어 한두 번 칼을 대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 짓이겨야 겨우 길(道)이 드러날 눈꺼풀에, 눈 크기마저 크게 만들어 달라고 하니 여간 난감한 일이 아니다. 눈동자는 새알만 한데 눈만 뻥 뚫렸으니 ,그 형상은 마치 큰 접시에 달걀노른자 뜨듯 이상한 형태가 되는 것은 뻔한 이치이다.
아무튼 이렇게 꼴을 뜯어고친 여자들은 이때부터 꼴값을 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과도한 꼴값 때문에 패가망신한 여자가 어디 하나 둘인가.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자. 당나라 현종(玄宗) 때의 양귀비(楊貴妃)는 그녀의 꼴값이 현종에게 높이 쳐져서 마침내 왕의 첩이 되었다. 양귀비는 원래 임금의 아들의 부인이었는데 아들의 부인을 빼앗고, 대신 다른 여자를 왕비로 삼게 해 줬다. 56세의 현종과 22세의 며느리 양귀비, 둘 사이에는 염정이 무르익었고, 양귀비는 이틈에 육촌 오빠인 양국충을 천거, 총대장으로 임명케 했으며, 그 외 양씨 일가를 모두 입궐 시켜 정사를 문란케 했다. 마침내 안록산이란 자가 난리를 일으키자 현종과 양귀비는 궁궐을 빠져나가다가 양귀비는 결국 성난 백성들에게 돌팔매를 얻어맞아 죽게 되었다. 꼴값을 톡톡히 치룬 셈이다.
연산군의 애첩 장녹수 역시 마찬가지였다. 장녹수의 꼴이 마음에 들어 정사는 젖혀두고 주흥에 빠지다 보니 임금이란 자가 제정신이 들 리가 없었다. 끝내는 중종반정에 연산군은 강화도로 쫓겨 가고, 장녹수는 요부(娛婦)로 낙인찍혀 역시 성난 군중에게 돌팔매를 얻어맞고 죽었다.
여자의 꼴이란 오만과 탐욕의 상징과 같다. 역사상 꼴 때문에 비극을 초래한 여자가 어디 하나 둘인가. 요즘도 이 꼴 때문에 신세 망치는 여자가 많다. 남편이 부정직하게 벌어들인 돈으로 학교를 뻔질나게 찾아다니며 머리 나쁜 자식을 두고 반장을 시켜 달라거나 좋은 대학 들어가게 해 달라고 치맛바람을 일으키는 여자, 고급 아파트에 들어가 사는 것이 부(富)의 잣대처럼 생각하며 툭하면 아파트 경비원 모가지를 떼는 여자, 그리고 결혼을 밥 먹듯이 하며, 마치 외국 여배우 흉내를 내는 탤런트, 이 모두가 꼴값을 잘못하고 있는 경우이다.
옛날 송도(松都)의 삼절(三絶)이라고 불리던 황진이는 꼴이 아름다웠지만 결코 꼴값을 하지 않았다. 진주의 촉석루에서 왜장의 몸을 부둥켜안고 남강에 빠져 죽은 논개(論介)는 꼴이 아름다웠을 뿐만 아니라 마음도 지극하였다. 그 나라 위하는 충성심이 갸륵해서 후세인들은 그 물을 사모하기보다는 그 거룩한 마음을 사모하지 않는가.
꼴이란 시기성(時期性)이고, 시간이 지나면 꼴로 변해 버려 흉측해지지만 꼴 안에 들어 있는 아름다운 마음은 영원히 남는 것이다. 일책이 신사임당이나 허난설헌 같은 분들은 꼴도 아름다웠지만 이에 못지않게 마음이 더 아름다웠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녀들이 갖고 있는 아름다운 마음을 사모하게 된 것이다.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할 목적으로 인당수에 빠져 죽은 심청이나 변 사또의 으름장에도 굽히지 않고 정조를 지킨 성춘향 역시 꼴보다 더한 마음의 지주정신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후세인들은 그 정신을 높이 평가하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에는 어떤가. 지성이란 손톱만치도 없으면서 꼴만 다듬고, 뜯어 고쳐서 꼴값을 하고 다니는 아녀자가 얼마나 많은가. 꼴값을 높이 평가받기 위해서는 내면에 들어 있는 마음의 아름다움을 더욱 키워야 할 텐데 꼴 안에 들어 있은 교만, 허세, 사치, 건방기 등 온갖 못된 잡동사니 같은 것들만 키워 꼴값을 하고 다니니 참으로 한심하지 않다 하겠는가. 꼴값을 유난히 하고 다니는 여자 중에 가정생활에 충실한 여자가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 하고 깊이 반성해 보아야 하겠다.
첫댓글 잘 읽고 갑니다.
꼴값
시원하게 읽었습니다. 백 번 옳으신 말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