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다감한 만남
봄 햇살 흙 알갱이 부풀게 한 아침, 시찰 예배 공지가 떴다.
교회 주소 올리며 참석 여부를 물었다.
열세 가정 모두 참여 의사를 밝혔다.
달빛 삼킨 나뭇가지의 일상처럼 행복을 누린 증거였다.
큰댁 가는 차림의 감사한 마음에 작은 선물을 마련해 놓았다.
당일 알림이 가슴을 때렸다.
‘교회 화장실이 없네요. 근처 어린이 공원 이용하세요.
점심은 12시 30분, 15분 거리인 첨단 유자골 순한우로 예약했어요.
차는 교회 주차장에 세우고 길 옆문으로 들어오세요.’
새로 단장한 지하실 예배당에 모여 인사를 나눴다.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시 133:1)였다.
담임 목사님이 강단에 섰다.
‘성도들이 많지 않아 내려왔어요.
처음 은혜받은 자리요 뜨겁게 기도한 곳이라 좋다고 하네요.
시간이 없어 대충 꾸몄어요.
프로젝트 띄우기 어려워 순서지 악보 참고하세요.
내가 주를 향하여 눈을 들리라~’
함께 부른 찬양이 벽과 천장을 뚫었다.
과부가 과부 속을 안다고 바늘로 우물 판 자들의 기도가 터졌다.
‘1988년 개척하여 7년 만에 이 대지를 샀어요.
반드시 내가 너를 축복하리라~ 찬양하며 첫 예배드린 장소네요.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210평 교회 건축 마쳤어요.
기쁘고 성령 충만하여 3년간 강단에서 기도로 살았어요.
습기 많아 이불이 축축할 정도였지요.
시멘트 냄새로 공기도 안 좋았고요.
기도할 때 주태백이 회개하고 장로가 되었어요.
약봉지 달고 산 가정 찾아가 기도로 약을 끊게 만들었어요.
그때 은혜받아 동서남북 교회 목회자로 섬기네요.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이 놀라웠어요.
건강은 조기 축구 중에 힘없이 쓰러질 정도였지만 그 시절이 그립네요.
코로나 전 어린이집 사역을 정리하고 노인 주간 보호를 시작했어요.
어르신들 전도하여 생애 마지막을 책임지려고 확장 공사 중이네요.
1층, 3층, 4층은 요양원으로, 2층은 주간 보호 시설로 쓰려고요.
엘리베이터 설계도 넣었어요.
공사를 크게 벌려 시찰회 모일 형편이 안 되었어요.
시찰장이 이런 모습 보고 기도하자는 요청에 모셨네요.
화장실과 수도 아무것도 없지만 잘한 순종 같아요.
사택도 임시 거처에서 살고 있어요.
아내 사랑하기에 훈련된 조교처럼 정성껏 섬기네요.
갈수록 목회가 힘들고 어렵지요.
은퇴할 나이에 이게 뭐냐? 한 분들도 계세요.
하나님과 동행한 아담의 7대손 에녹의 믿음으로 목회 완주하려고요.
그가 장수한 자들과 비교하면 3분의 1 정도 살았지요.
만만치 않은 시대의 짧은 생애지만 삶의 질이 돋보였어요.
데마는 세상 사랑하여 사역을 팽개치고 말았지만 에녹은 한 결 같았어요.
믿음으로 에녹은 죽음을 보지 않고 옮겼어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한 증거자였지요.
주와 같이 길 가는 것 즐거운 일 아닌가~’
회의 시간, 노회와 총회 헌의 안을 다루고 합심 기도 후 일어섰다.
봄 내음 가득한 식탁의 풍성함을 삼켰다.
미련이 남아 장성 구르미 머무는 한옥 카페로 자리를 옮겼다.
새봄이 ‘나비와 벌과 개미에게 밖에 나가 놀아라!’ 알린 곳,
넓은 잔디 마당을 밟고 뜰 안채로 갔다.
거액의 전통 찻값을 동행한 조도 목사님 딸이 치렀다.
주전부리로 나온 떡과 꿀 앞에 오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시칠장 도움을 받고자 서둘러 우리 교회로 모셨다.
노트북 자료 정리 중인 그에게 ‘몇 시 비행기지요?’ ‘5시 반이요.’
‘후~ 4시 45분인데’ ‘광주공항 가까운 줄 알았어요.’
‘헐~ 40분 걸려요.’ 부리나케 서둘러 순환 도로를 탔다.
도중에 조마조마하여 ‘목사님! 떨구면 KTX로 갈게요?’ 하더니
‘할렐루야!’ 외쳤다.
‘천천히 가도 되겠네요. 15분 연착 카톡 왔어요.’
‘후우~ 여유만만한 시찰장! 사랑해요.’
바래다주고 끈끈한 유대감과 신뢰를 담아 오는 길이 창쾌하였다.
돌아간 동역자들의 카톡이 울렸다.
‘오늘 보고 싶은 시찰회 목사님들 만남 행복했네요.
안전한 귀가 바라네요.’
‘완도에 도착했어요.
진행되는 모든 일정이 주님 은혜 중에 마무리되도록 기도할게요.’
‘진도 잘 왔네요.
목사님! 노고 많으세요.
정상화 과정이 빠르게 이루어지길 소망하네요.
좋은 소식 기다릴게요. 건강 유념하세요.’
‘사랑하는 목사님들과 함께 하는 시간 행복했네요.
정성으로 섬겨 주심 감사하네요.
교회를 향하신 하나님의 놀라운 계획 위해 간구할게요.’
‘해피한 시찰회! 모두 반가웠고 다정다감한 분위기 좋았네요.
12억 공사에 자빠질 뻔?
완공까지 안전하게 마무리되도록 응원할게요.
행복한 나날 바라며 은혜 구할게요.
간식 한 보따리, 빵 두 가마니, 한정식 불고기 한 상,
보양 대추차 한 사발, 배불러 저녁은 굼식.. 섬김 고맙네요.’
‘포천은 늦었네요. 목사님들 뵙고 기뻤네요.
대접해 주신 손길 감사드려요. 공사 일정 위해 구할게요.’
내 흔적도 흘렸다.
‘푸른 하늘과 꽃샘바람에 옷깃을 여미고 나선 날,
함께 누림이 기깔났어요.
하지만 헝클어진 건물 말끄러미 보며 기도 제목 담아 왔네요.
내 삶의 현장은 사치였어요.
시찰 회원의 100% 참석은 교회 사랑의 열정이었고요.
4인 밥상의 5인 분량! 넉넉한 대접의 섬김도 배웠네요.
호미로 가슴 긁는 공사 여정에 건강 챙기시고 삶의 여백 그려 내세요.
파이팅! 힘내세요.’
이튿날 식전에 생뚱맞은 폰을 받았다.
‘목사님! 호밀 빵이 겁나게 맛나요.
먹다가 생각나서 전화했네요.’
‘그래요. 빵 자주 선물한 편인데 이런 인사는 첨이네요.
최 목사님! 다음에 또 사드릴게요.’
2025. 3. 30 서당골 생명샘 발행인 광주신광교회 이상래 목사 010 4793 0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