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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17대표팀의 16강행이 무산됐다. 뿐만 아니라 국가대표, U-23, U-20 등 각급대표팀의 골 침묵이 이어지며 스트라이커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
한국은 다르다고 했다. 이회택-차범근-최순호-황선홍 등 간판급 스트라이커 계보를 이은 한국축구다. 무게감 있는 전방 공격라인의 차이가 두 나라의 희비를 갈라놓을 때가 많다고 했다. 곰곰이 생각해보기도 전에 뼈 있는 뒷말이 이어졌다.
“근데 참 이상한 게 하나 있다. 시스템이나 토대는 부족한 것 같은데 계속해서 좋은 공격수가 배출된다. 아무래도 타고난 재능을 지닌 선수들이 많은가 보다. 천재가 이끌어가는 한국축구인 듯하다.”
얄밉기도 해 한 바탕 쏟아 부었지만 한편으론 한 단어가 뇌리 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천재, 천재라......
>>> 한국축구 스트라이커 계보가 끊기다?
근래 한국 연령별 대표팀의 공통된 걱정이 있다. 좀처럼 터지지 않는 골이다. 국가대표, U-23(올림픽팀) U-20, U-17대표팀 할 것 없이 골 결정력 부재로 신음하고 있다. 그야말로 골 가뭄이다. 골도 골이지만 확실한 골잡이가 보이질 않는다는 것이 보다 심각한 문제다. 아시안컵 6경기 3골 중 최전방 스트라이커의 골은 하나도 없었다. 최성국, 김두현, 김정우의 몫이었다. 이동국, 조재진, 우성용은 침묵했다. 베이징올림픽 예선서도 마찬가지다. 센터포워드로는 양동현만이 골을 기록했다. U-20, U-17대표팀이 별반 다르지 않은 흐름이었다.
왜일까? 전방 스트라이커들의 파괴력이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대표팀의 골 결정력 약화로 이어지는 이유는 무얼까? 한국축구를 대표하던 골잡이의 연속성이 주춤하는 까닭은 과연 무엇일까?
K리그 외국인 용병 공격수들의 독점 구조를 원인으로 짚는 분석이 있다. 득점과 어시스트 부문에서 용병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18라운드 현재 득점과 도움 모두 선두는 용병의 몫이다. 각각 까보레와 뽀뽀(이상 브라질)가 1위에 올라 있다. 득점 랭킹 10걸 중 국내 선수는 이근호와 김두현 뿐이다. 도움 순위도 절반이 외국인 선수로 채워져 있다.
용병들이 공격포인트 랭킹 상위를 휩쓸다시피 하는 것은 우선 그만큼 실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구단별 용병 보유 한도인 3명 중 2명 이상을 공격수로 채우고 있는 현실에 따른 결과이기도 하다.
>>> 프로농구 용병과 토종 센터를 떠올리다
용병들의 기량을 탓할 수는 없는 노릇이나 국내 공격수들의 기회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출전 횟수가 줄어들어 감각이 떨어지고 결정력을 끌어올릴 여유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용병들의 활약이 늘어나고 국내 공격수들의 비중이 줄어듦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우려는 네 가지로 요약된다.
△국내 공격수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출전 기회가 줄어 기량 향상을 더디게 할 수 있다. △프로행을 목표하는 국내의 어린 선수들이 용병과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 최전방 공격수 포지션을 회피하거나 동기 부여가 떨어질 수 있다. 프로농구에서 용병 센터의 영향으로 토종 센터의 발굴에 애를 먹고 있는 것이 실례다. △국내 선수의 발굴과 성장의 어려움이 자연스레 대표팀 전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다. △K리그만 놓고 본다면 토종 스타 부재에 따른 인기 저하를 지적하기도 한다.
K리그 용병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공격포인트 상위 랭킹을 휩쓸며 토종 골잡이들의 입지를 좁히고 있다. 피스컵에서 활약하는 성남일화의 용병 골잡이 모따(오른쪽). |
때맞춰 세뇰 귀네슈 FC서울 감독의 국내 공격수 육성 발언이 전해지며 K리그 용병 활약 논쟁이 가열됐다. 공격라인의 잇따른 부상을 용병으로 메우기보다 2군 등 국내 유망주들을 끌어올려 장기적으로 대비하겠다는 취지의 이야기였다. 구단 내부 사정에 기인한 귀네슈 감독의 언급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용병 논쟁에 기름을 부은 셈이 됐다.
>>> 제로섬 아닌 상생의 역할 모델
국내 공격수를 육성하고 보호하는 차원에서 제도적 장치의 마련을 주장하는 근거다. 용병 보유한도를 축소하거나 출전을 규제해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1990년대 타지키스탄 출신 샤리체프(2000년 신의손으로 귀화)의 맹활약으로 골키퍼 영입에 제동이 걸린 K리그다. 샤리체프가 0점대 실점률로 93∼95년 일화의 3연패를 이끌자 여타 클럽들도 용병 수문장 영입에 팔을 걷어붙였다. 외국인 골키퍼 유무에 따라 성적의 희비가 갈리고 또 국내 GK의 설 자리가 줄어들게 되자 프로연맹은 1996년부터 용병 골키퍼의 출전을 시즌의 2/3 이하로 제한했다. 2년 뒤인 1998년부턴 아예 용병 골키퍼의 출전 및 영입을 금지했다.
용병 필드 플레이어의 경우도 보유 한도와 출전 가능 폭을 놓고 변화를 거듭하다 2006시즌부터 보유한도를 4명에서 3명으로 줄였다. 제도 변경의 취지는 국내 선수의 육성과 구단 재정의 건전화였다.
부분적으로 동감할 수 있으나 전적으로 수용하기는 어렵다.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세계축구 시장의 통합 흐름을 살필 때 K리그만 문을 잠글 수는 없는 노릇이다. 자극과 경쟁이라는 성장 동력을 약화시킬 우려도 있다. 수준 높은 용병의 수급은 리그의 수준을 끌어올리고 시장의 확대를 유도한다. 또 선수들의 입장에서는 지켜보고 경쟁하며 기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일종의 역할 모델인 것이다.
>>> 유럽의 외인 선수 의존이 다르지 않다
유독 K리그에서만 용병들의 활약이 눈에 띄는 것이 아니다. 축구의 땅 유럽이 다르지 않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득점랭킹 5걸 중 자국 선수는 웨인 루니가 유일했다. 득점왕 디디에르 드로그바(코트디부아르)를 비롯해 베니 맥카시(남아공) C.호나우도(포르투갈) 마크 비두카(호주) 등 외인 선수들이 득점 상위 랭킹을 휩쓸었다.
스페인 라리가는 더했다. 반 니스텔루이(네덜란드) 디에고 밀리토(아르헨티나) 호나우딩요(브라질) 프레데릭 카누테(말리) 디에고 포를란(우루과이) 등 외국인 공격수들이 득점 순위 5걸을 독차지 했다. 독일 분데스리가도 다르지 않아 케빈 쿠라니 말고는 득점 상위가 용병의 차지였다. 차이가 있다면 용병 수급이 경쟁 리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이탈리아 세리에A 정도다. 득점왕 프란체스코 토티를 비롯한 아주리 골잡이들이 골 순위 상단에 줄줄이 이름을 올렸다.
잉글랜드, 스페인, 독일의 프로리그가 K리그와 마찬가지로 용병 비중이 적지 않다고 해서 인기가 떨어지거나 대표팀 전력에 심대한 문제를 낳고 있진 않다. 외려 실력파 용병의 적극적인 수혈로 리그 수준을 끌어올려 시장을 키우고 벌어들인 수익으로 유,청소년 선수 육성에 재투자하는 선순환적 구조로 축구 인프라를 확대하고 있다.
>>> 경쟁과 라이벌을 회피해선 곤란하다
물론 유럽리그와 K리그는 여러 모로 다르다.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는 위험하고 피해야 한다. 하지만 K리그 미래 발전상을 그릴 때 참조할 수 있는 대상이 또 유럽리그다. 시장의 규모와 특성을 감안할 때 유럽과 같이 EU(European Union/유럽연합)권 선수에 한 해서는 자국 선수에 동일한 자격을 주는 오픈 형태는 K리그에 시기상조일 수 있다. 하지만 현재 K리그의 용병 3명 보유한도가 많다거나 출전을 제한시켜야 한다는 주장은 적지 않은 위험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바르셀로나는 용병이냐 자국선수냐 라는 이분법적 논리로 접근하지 않는다. 시장과 투자의 확대라는 선순환적 시스템 확보가 우선 과제다. |
용병과 국내 선수의 경쟁은 결코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서로 성장하는 윈-윈이어야 한다. 한 쪽을 희생해 다른 쪽을 살리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 양쪽 모두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스템적 접근이 필요하다.
용병과 경쟁하고 더 나아가 세계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선수를 발굴, 육성할 수 있는 토대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먼저다. 경쟁을 피하기 위해 라이벌을 회피하는 방식으로는 경쟁력을 지속시키기 어렵다. K리그 구단들이 당장의 성적을 위해 기존 선수들의 영입에 과도한 비용을 지출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어린 선수들에 대한 투자와 성장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 천재 아닌 다수의 준비된 자원이 필요하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경우가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바르셀로나는 공격라인 스쿼드를 외국인 선수로 채우고 있다. 호나우딩요,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티에리 앙리(프랑스) 사무엘 에투(카메룬) 등 외국인 선수들이 바르샤의 주축 공격수로 뛰고 있다. 때문에 세스크 파브레가스, 제라드 피케, 프란 메리다 등 자국 출신의 유망주들이 팀을 떠나기도 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는 용병이냐 자국선수냐 라는 이분법적 논리로 이 문제를 바라보지 않는다. 팀의 대외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수준급 용병 수급을 지속하는 동시에 어린 선수들을 키우기 위한 투자에도 열의를 더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유스팀에 재정적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바르샤 출신의 영웅 과르디올라에게 지휘봉을 맡기는 등 유망주 투자에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수익 확대와 투자 증대라는 선순환적 구조로 바르셀로나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물론 쉽지 않은 과제다. 당면한 K리그와 대표팀의 공격수 부재라는, 얽히고설킨 실타래를 푸는 것이 마음처럼 그리 용이한 문제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변해야 하고 또 그래야 강해질 수 있다.
누군가의 말처럼 어느 순간 번쩍이는 천재에 의존해 언제까지 지탱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혜성처럼 등장한 천재가 아닌, 오랜 시간 공을 들인 다수의 준비된 자원으로 미래를 맞이해야 하는 시점에 다다른 한국축구다.
첫댓글 솔직히 말해서 용병 탓이라기 보단 국내선수들도 그들의 장점을 보고 마니 배울텐데 우리 국내선수 능력을 탓하진 못할망정 뭐시라 용병 ㅡㅡ 안될소리
또 또 또 또... 실력부족한 선수탓해야지 지들이 노력을 안하니까 골을 못넣고 외국인선수에게 밀리고... 정작 K리그에 외국인선수말고 국내공격수투입해서 리그진행하면 그네들은 국대경기에서 골 넣을까??? 외국인선수들이 다 떠나도 선수들이 노력안하면 그대로일뿐...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유럽 빅리그의 외국인 선수들 다수는 이미 자국리그에서 출중한 기량을 보여줬던 선수들. 우리는 그럴 기회라도 주고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 또한 빅리그는 자국 출신 선수들이 빅팀외에 여럿 있고, 또 하부리그도 탄탄해서 그곳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다. 근데 지금 K리그 여건은 그렇지 않다는거다. K리그에서 주전 못나오면 결국 벤치와 2군만을 오갈 뿐이다. 내셔널리그에 가서 주전 공격수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박문성해설이 예를 들고 있는 빅리그 국가 잉글랜드, 독일, 스페인, 이태리 중 출중한 공격수 부재를 호소하는 혹은 했던 곳이 잉글랜드와 독일이다. 그리고 스페인 역시 이태리보다 중앙 공격수의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 아닌가?? 게다가 위글에서 처럼 이런 빅리그 소유 국가와 우리 K리그의 여건이 같지 않다는 것이다.
우선 이 기사에서 기본적으로 깔고 있는게 무의식적으로 박문성씨 스스로가 한국인과 외국인을 구분하고 있죠. 외국리그 같은 경우 용병들이 득점왕을 차지했다고 해도 거기에 큰 거부감을 느끼는 팬들은 거의 없는데 반해 케이리그는 좀 위험한 발상일지 모르겠지만 토종이라는 이름으로 배타적이고 민족주의를 너무 강조함...
외국인 선수들과의 경쟁도 못이기면서 무슨 한국의 톱 골게이터가 되겠다는거예여?
외국인선수를 탓하기 전에 실력을 우선 갖추어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