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일어나 책을 보다가 딸아이 출근길을 바래다주고
아침상을 차려 밥을 그릇에 담으려고 보니 '아뿔싸!' 밥이
없다. 어젯밤 내가 설거지를 해 놓고 깜박 잊어버린 모양이다.
밥솥에 밥이 있을 거라는 착각을 했던 것이다. 그 찰나에 아들이
눈을 비비고 인사를 하며 나온다. "아들! 밥이 없는데 라면을
맛있게 끓일까?" 내가 라면을 끓일 때는 소금기가 많은 가루 양념
사용을 줄이고 다른 양념으로 바꿔서 사용하기 때문에 아들 입에는
맞지 않을 수도 있겠다. 그런 이유로 우리 집에는 가루 양념이 없는
라면 보관 비율이 높다. 가스 조리기에 한 군데는 소고기를 넣어
끓여 놓은 미역국을 얹고, 다른 한 군데는 라면 두 개에 가루 양념
한 개 반을 넣고 끓여 낸다. 미역국물에 면만 건져 먹는 것은
내 입맛에 맞고, 아들은 가루 양념이 든 것을 그대로 먹는다.
아침을 먹으면서 아들이 학교 업무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힘들더라도 업무에 관련된 것은 절대로 주어진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해 주었다. '책임의식이 모자람'은 많은 문제들을
일으키는 까닭이 된다. 자신의 허물로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기 시작하면 더 큰 문제로 번지고,
모든 게 다 내 책임이라 했을 때 새로운 길이 보이고, 새로운 관계
형성이 이루어진다. '사소한 일에 목숨 걸지 마라'는 책에서도
이와 유사한 내용을 볼 수 있다. 어떤 일에 있어 많은 수의 사람들이
잘못된 행동이나 일처리를 하게 되면 적은 수의 사람들도 그것에
동화되는 현상이 생긴다. 타성에 젖어 개념 없는 생각과 행동인 줄
번연히 알면서도 행해지는 것이 보편화되어 버렸다.
업무를 보고 있는데 후배가 사무실에 놀러 왔다.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행복의 기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후배의 말이 부(富)가 행복의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며,
한 달에 백만 원을 버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을 하고 남들은 친구들
만나서 생선회나 삼겹살을 안주 삼아 한잔하는 데 드는 비용이
삼, 오만원이 된다면 그 사람은 삼겹살 한 근, 소주 한 병을 사서
아내와 아이들과 오손도손 쌈사서 아내에게 한 입 넣어 주고, 아이들과
함게하는 행복을 누리면 좀 좋으냐는 말을 한다. 삶의 형태가 저마다
달라서 피라미드 형태의 삼각형 구도를 지닌다고 한다. 자신이 보통의
삶에도 미치지 못하는 입장이지만 자신보다 더 열악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는 것을 인식하면 그것이 행복이
아니고 무엇이겠냐는 것이다. 고로, 위로 쳐다볼 일이 없다는 논리다.
누구에게나 욕심이라는 것이 잠재되어 있는 것이라서 그리 산다는 게
쉬운 일만은 아닐지라도 되새겨 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책임을 다하는 삶, 그래서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삶을
살아가야 할 것이다.
첫댓글 글이
어쩌면 이리도
교과서처럼 옳으신 말씀만..
나에 책임을 남에게 전가말라..작은것 하나애도 소중히 하라
구구 절절..
옳으신 말씀입니다
좋은글 주심에 정말 감사해요
늘..
건필하시고..
주말 즐겁게 보내십시요
러브
愛
꽃
부족한 글 칭찬을 해 주심에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더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그래요 맞아요 모든것이 내탓임을 알아야 하는데 ~~
요즘은 모두다 책임을 전가 하고 있으니 ~~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지만 예사롭지가 않습니다.
돈은 그것을 귀중하게 여기는 사람에게
모인다지요
서로에게 좋은 감정을 갖도록 해야지요
옳은 말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