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2015년 2월에 늦바람에서 처음 이 그림을 그렸습니다.
먹고 사는게 전쟁이라 20년 정도 그림에 손을 놓다가 늦바람에 처음와서 다시 연필의 사각거리는 소리를 느꼈을 때는
정말 온몸의 혈관을 타고 감동과 전율이 휘감는 느낌이었습니다.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 늦바람이 제게는 너무도 소중한 공간이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모두에게도 늦바람은 서울에서 찾아보기 힘든 특별한 공간이기도 합니다.
근데 이곳도 사람이 모이는 곳이라서 사람끼리 문제들도 있더군요. 인간사 자연스럽다면 자연스러운 현상일수도 있겠습니다.
지난주 금요일에 늦바람 모임에서 어느 회원분이 제가 늦바람 카페에 그림을 잘 올리지 않는 이유를
제가 미술협회회원이고 늦바람 회원들과는 수준이 안맞아서 늦바람 카페에는 그림을 안올리는 것으로 말씀하시더군요.
저는 웬만해서는 늦바람안에서 무슨말들이 나오더라도 그런거에 휘말리지 않고 그냥 조용히 제 그림이나 그리려고 하다보니
아무 대꾸없이 넘어갔다가 집에서 되집어 생각해보니 제가 늦바람 카페에 그림을 잘 올리지 않는이유를 밝히지 않으면
정말로 제가 늦바람 회원들을 그림실력으로 무시하고 있는 상당히 재수없는 사람처럼 될 것 같더군요.
오해없으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써봅니다.
저는 늦바람이 유난히 말들이 많은 곳이란걸 잘 알고있습니다. 말을 생산하는 사람들도 알고있고요.
그런말들의 대부분은 상대를 진심으로 응원해주거나 함께 기뻐해주는 마음도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있습니다.
제가 늦바람에 그림을 잘 올리지 않았던 이유는
늦바람 카페에 그림을 매번 올리는것 보다는 올리지 않는 것이 저에 대한 시선들을 최소화 시키는거라 생각해서였습니다.
뒷말들에 질려버렸던 저로서는 제 나름대로는 그런 뒷말들을 최소화 하려는 최선의 선택이었습니다.
그림이란 기본적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행위입니다. 각자가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담는다는
그 하나만으로도 각각의 개인의 그림은 존중받아야 될 절대적인 이유가 있죠.
그런 그림의 가치는 그저 그림그리는 스킬로 순위를 매길 수 있는 그런 가치가 아닙니다.
허울좋게 꾸며서 하는 말이 아니라 실제로 저는 모든 분들의 그림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늦바람의 '말'들 안에서 저는 보통사람이 되어 있었을지, 아니면 어떤 괴물이 되어 있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림 만큼은 서로 순위걸지 말고 그냥 서로 좋은 정보들 공유하면서 함께 응원해주고 함께 기뻐해주면서
서로 힐링하는 그림을 그렸으면 좋겠습니다.
취미로 그리는 그림까지도 경쟁심을 유지하는 분들은 절대 이해가 안가시겠지만.
치열한 경쟁으로 세상에서 먹고사는 것만해도 빡빡한데 취미로 그리는 그림까지도 그러면 좀 힘들지 않겠습니까.
첫댓글 사실관계 다른 부분 있어 댓글 답니다. 저녁 모임에서 회원이 미술협회회원이고 늦바람회원들과는 수준이 안맞아서 카페에 그림 안 올리는 거라는 워딩은 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회원이 왜 그림을 올리지 않느냐는 물음에 미술협회 회원이고 여기는 동호회 아마추어인데 어떻게 그림을 올리냐 라고 말했습니다. 수준이 안맞는다 라는 워딩은 없었고 듣기에 따라서는 그렇게 들릴수도 있을것 같긴 합니다만. 하지 않은 워딩에 대하여는 하지 않았다고 해야 할것 같아 답을 답니다. 서로 오해 없었으면 합니다.
말씀하시는 취지를 이해했습니다.
제가 언급했던 회원분은 그림에대한 열정도 대단하시고 작품에 대해 고민하시는 것도 느껴져서 미술인으로서 한편으로 존경하는 분입니다.
그래서 새삼스레 사실관계가 누가 맞냐 틀리냐 하면서 딥하게 들어가고 싶지도 않습니다.
어쨌거나 화두는 던져졌고,
제가 늦바람 카페에 그림을 안올리는 이유에 대한 오해가 생긴 상황이라 해명을 할 수 밖에 없어서 글을 올렸습니다.
제가 늦바람 모든 회원분들의 그림들을 무게감 있게 존중하고 있다는 것만 회원분들이 오해하지 않고 알아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