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3선 의원 김세연이 11월17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자유한국당에 독설(毒舌)과 저주를 토해냈다. 김세연은 불출마 선언문에서 “자유한국당은 이제 수명을 다했다. 이 당으로는 대선 승리는커녕 총선 승리도 이뤄낼 수 없고 무너지는 나라를 지켜낼 수 없다”고 했다. “한국당은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이고 생명력을 잃은 좀비같은 존재”라고도 했다.
“한국당 집회에는 총동원령을 내려도 5만 명 남짓 참석하지만 일반 단체 주최 집회에는 10배, 20배의 시민이 참여한다” “정권이 아무리 폭주해도 한국당 지지율은 민주당을 넘어선 적이 없고 조국사태 후에 오히려 격차가 더 벌어졌다. 한마디로 버림받은 것”이라고 했다. 김세연의 이같은 막말성 독설과 저주에 대해 조선일보가 18일자 사설에서 “좀비 한국당” “존재가 민폐” “다 물러나자” 등 틀린 말 없다며 김세연의 편을 들고 나왔다.
김세연이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한 것까지는 결단이라고 본다. 희생하지 않고 욕심만 내는 동료의원이나 정상배들에겐 경종이 될 것이다. 그러나 탈당도 하지 않고 자유한국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소장직은 유지하겠다면서 자신이 몸담고 있는 정당에 대해 ‘살기등등하고 저주에 찬’ 이런 악담을 김세연이 퍼부어 댄 것은 지나친 탈선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자유한국당이 역사의 민폐라면 더불어민주당은 역사의 관폐가 아닌가. 역사의 관폐에 대해선 침묵하면서, 민폐만 들먹거리는 것은 지나친 자격지심이 아닌가? 자기 얼굴에 침뱉은 격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김세연은 부산 지역의 토호(土豪) 故 김도근 회장의 장손이고 한나라당 소속 5선 의원인 故 김진재의 장남이다. 김세연은 전 국무총리이자 4선 국회의원이었던 한승수의 사위이다. 한승수와 김진재는 민정당, 민자당, 한나라당 등 자유한국당의 족보를 같이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김세연이 지적한 바와 같이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라면 김세연의 아버지 김진재와 장인 한승수는 민폐의 조상이요 좀비가 된다. 김세연의 어머니 성(成) 모 여사는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 후보를 당선시키려고 이회창 부인 한인옥 여사와 함께 동분서주한 사실도 알려진 바다.
이러한 가계(家系)를 살펴볼 때 김세연은 부모와 장인을 “역사의 민폐와 좀비”로 비하한 불효를 저지른 것이다. 김진재 5선, 한승수 4선, 김세연 3선을 합치면 모두 12선이 되고 무려 48년을 자유한국당의 뿌리에 빨대를 꼽아놓고 권력의 단물을 빨아 먹은 셈이다. 김세연은 국회의원 출마 당시 ‘김진재 아들 김세연’이란 구호를 선거용 조끼에 새겨입고 다니기도 했다.
김세연은 “유승민이 난도질당했을 때 비겁했었고 후회한다”고도 했다. 유승민은 김무성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으로 몰고 간 선봉장이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앞장선 새누리당소속 국회의원 62명 중에는 김세연도 포함돼 있다. 박근혜 탄핵에 대해 반추할 생각은 없지만 유승민이 난도질당할 때 앞장서서 대응하지 못한것이 비겁했다고 김세연이 후회한다니까 한번 짚고 넘어가 보자.
유승민은 왜 난도질당했는가? 집권여당의 원내대표답게 집권 박근혜 정부를 위해 제대로 행동했는데도 난도질당했단 말인가? 그 대답은 당시의 언론보도와 유승민 자신이 잘 알 것이다. 김세연은 그때 유승민계로 분류됐다. 새누리당 내 친이, 친박의 당내 싸움은 친이계가 먼저 권력을 잡고 친박계를 홀대하면서 비롯된 것 아닌가? 다음에 정권을 잡은 친박계 받아 친 것이나 다름없다. 원죄는 친이계에 있다. 그때 김무성도 공천에 탈락돼 친박연대로 출마해서 친이계의 정 모 후보를 물리치고 당선에 성공했다.
지금와서 지나간 일을 되새김해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마는 쓰레기장 같은 한국 정치판의 이전투구가 그런 것 아닌가? 박근혜 탄핵에 앞장선 62명의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은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못하는가? 세상에 자신들에게 섭섭하게 대한다고 해서 자기들이 노력해서 대통령을 당선시킨 자기당 출신 대통령을 탄핵으로 몰아붙여 우파정권을 좌파들에 상납한 부역자들이 바로 62명 그들이 아닌가? 한마디 사과나 반성도 없이 이제와서 “불가피한 선택”이니 “박근혜를 넘고가자”느니 하는 것은 파렴치한 짓거리가 아닌가?
좌파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노무현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가결됐을 때 그들은 목숨걸고 싸웠다. 탄핵 통보가 헌법재판소로 이송됐을 때도 그들은 결사항전으로 헌재 판결을 무력화시켰다. 정당정치를 하는 나라에서 자기당 출신 대통령을 자기당 소속 의원들이 반역하여 정권을 반대당에 넘겨준 사실이 한국 말고 또 있는가? 자유민주우파정권을 반역자들이 공모작당하여 좌파정권에 상납한 뒤 이제 와서 “역사의 민폐”니 “좀비” 운운하는 이 못난 짓거리가 부끄럽지도 않는가?
김세연 의원, 너무 절망하지 말게. 친노세력들은 절망적인 폐족(廢族)의 사슬에서 벗어나 우파반역자들의 도움으로 7년6개월만에 다시 권력을 잡고 나라를 망국의 길로 몰아넣고 있지 않는가? 박근혜 대통령은 그래도 문재인 정부보다는 국정운영이 앞서지 않았는가? 박근혜 대통령이 외국에 나가서 혼밥 먹고 다닌 적이 있는가? 탈북 귀순어민을 인권 지옥으로 국민 몰래 속이고 강제 송환한 사실이 있는가? 아베와 시진핑 앞에서 그래도 당당하게 대접받은 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 아니었던가? 경제, 외교, 안보, 그 어느 것 하나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 정권보다 잘하는 게 있는가? 박근혜 대통령은 총리나 장관 임명과정에서 여론이 나쁘면 여론을 존중하지 않았던가? 조국 같은 비리백화점을 무리하게 장관에 임명한 사실이 있는가?
김세연 의원, 너무 자학하지 말게나. 민심은 천심이고 아침저녁으로 변하는 법일세. 우리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문재인 정부같은 이런 엉터리 정권을 다시야 만나겠는가? 국민을 속이고, 국민에게 거짓말하고, 입으로는 인권을 말하면서 행동은 인권을 짓밟고, 이 세상에서 제일 썩어빠진 자를 장관에 임명해놓고 가장 훌륭한 학자라고 추켜세우는 이런 대통령, 이런 나라가 이 지구상에 또 있을 것인가?
김세연 의원, 젊은 피는 용솟음 치고 끓는 법일세. 그 순수함을 독설과 저주로 바꾸지는 말게나. 반드시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법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