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차에서 가스차로 바꾼 세월이 벌써 17년입니다. 연비는 높지 않지만, 가스가 휘발유나 경유보다는 리터당 단가가 싸기에, 엔진 소음이 상대적으로 적기에 출력이 약한 단점도 극복할 만큼 제겐 좋은 차입니다. 가스 가격이 워낙 올라 민감하게 따지는 편인데, 제 단골 충전소는 현재 리터 당 902원으로 타 충전소보다 100원 이상 쌉니다. 여기는 싸다는 장점도 있지만, 자동세차장을 이용하는 재미도 있기에 더욱 고집하게 되는 곳입니다. 세차 후 만족도야 자동세차라는 특성 때문에 어디건 비슷하겠지만, 제가 좋아하는 이유는 세차기 운용하시는 분에 있습니다. 항상 웃으시고, 인사도 밝게, 큰 소리로 해 주시고, 다른 이와는 달리 자동세차에 앞서 앞 뒤 창을 밀대로 면밀히 닦아주십니다. 기분이 좋아 세차비에 조금 더 얹어 드리면 특유의 활짝 웃는 웃음과 함께“나도 돈 많아요.“ 하시며 거절하십니다. 얼마 전엔 집에서 땄다며 호두를 몇 개 주시더군요. 그래서 고마운 마음에 과자를 몇 개 드렸더니 고맙다며 손 운동하라고 씨알이 작은 호두 여섯 개를 더 주십디다. 참 고마웠습니다. 그저께에는 ”지난 번에 주신 호두로 손 운동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했더니, 이렇게 감사 인사하는 양반은 처음 본다며 호두 몇 알을 더 주시더군요. 참 정이 넘치고 나누길 좋아하시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며 더욱 기분 좋아졌습니다.
부자라야, 가진 게 많아야 나누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불가에서 얘기하는 무재칠시(無財七施)가 새삼 떠올랐습니다. 생각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주문 같은 그분의 웃는 얼굴, 저도 다른 이에게 그리 기억되고, 그런 이미지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의 모든 이가 그리 된다면 더 바랄 게 없겠지요. 특히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말입니다.
대자연도, 우리의 오랜 문화유산도, 오랜 벗들도 무재칠시 중 상당부분을 부지불식간에 베풀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운문사, 반곡지에서 가을의 끝 기운을 느꼈습니다.
운문사, 반곡지에서 가을의 끝자락을 잡고('22년 11월 12일)
동생과 어머니를 모시고 가을의 끝자락을 잡을 여행지를 떠올렸다. 팔공산 단풍은 아직 며칠 건재할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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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곡교천 은행나무길에서 올해 마지막 차박을 하며 늦가을을 자연의 품에서 느꼈습니다.
곡교천 은행나무길에서 가을의 끝자락을 붙잡았다.('22년 11월 10일, 11일)
올해의 마지막 가을 나들이를 겸한 차박지는 어디로 할까, 답은 바로 나왔다. 곡교천 은행나무길. 작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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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교천 바로 옆 현충사에서 충무공을 기렸습니다.
현충사에서 흐트러진 마음을 추스리고, 의도치 않게 가을의 끝자락도 잡았다.('22년 11월 11일)
이번 여행길의 시작이 아산이기에 현충사 이순신 영정은 무조건 찾아뵈어야 한다. 국기가 무너지고 권모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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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하는 길, 여러 곳에서 가을의 정취를 느꼈습니다.
9년 만에 다시 찾은 외암민속마을, 가을과 옛정취를 함께 느꼈다.('22년 11월 11일)
‘13년 가족여행 때 1박했던 외암민속마을을 오랜만에 다시 찾았다. 변화가 크지 않아 더 좋았던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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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사에서 가을의 끝자락을 잡고, 오성당에서 추억의 고로케 맛을 보았다.('22년 11월 11일)
‘18년 여름 마곡사가 기억났다. 더웠지만 서늘했던 기억, 그건 관념적일지 모르나 분명한 기억이었다.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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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재칠시=======
첫째, 안시(眼施). 눈으로 나눔. 눈은 마음을 담는 창이란 말이 있듯이, 눈으로 하는 말이 한 마디 말보다 더 울림이 크다. 상대에 대한 호의를 담아 따뜻하고 그윽한 눈빛을 나눌 일이다. 늘 좋은 눈으로 남을 대하면 천안(天眼)과 불안(佛眼)이 열린다. 눈길에 따라 사람 마음이 부드럽고 온화해진다.
둘째, 화안시(和顔施). 얼굴로 나눔. 얼굴에 가득 넉넉하고 따사로운 웃음을 담아 부드럽고 살갑게 대하는 일이다. 아침에 부드러운 얼굴로 시작하는 사람은 하루가 꽃 피어나고, 하루를 부드러운 얼굴로 사는 사람은 인생이 꽃 핀다.
셋째, 언사시(言辭施). 말로 나눔. 언제나 좋은 말과 부드러운 말씨로 사람을 대하는 일이다. 사랑담은 말, 칭찬하는 말, 위로하는 말, 양보하는 말이 그것이다.
넷째, 신시(身施). 몸으로 나눔. 내 몸을 놀려 적극 나서서 남을 돕는 일. 상대에게 필요한 일을 해주거나, 상대를 따뜻하고 부드럽게 감싸주는 일.
다섯째, 심시(心施). 마음으로 나눔. 다른 이를 대할 때 자비심을 갖는 일. 마음을 늘 평화롭게 하여 일희일비하지 않고 넉넉한 마음으로 이웃을 대하는 일이다.
여섯째, 상좌시(床座施). 자리를 나눔. 언제나 자기 자리를 양보하는 일. 경쟁자 자리를 빼앗지 않고 외려 더 넓게 보고 그에게 앉을 자리를 마련해 주는 일이다.
일곱째, 방사시(房舍施). 방과 집을 나눔. 자기 집을 남에게 하룻밤 숙소로 내어주는 일이다. 또는 다른 이이게 쉴 만한 공간을 내주는 일이다. 상대가 힘들고 괴로울 때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해줄수록 내 존재 영역이 더 넓어진다.
----- 법정 스님의 <숨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