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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 대간을 먼 발치에서 - 황정산 언제 : 2007.02.17(토) 어디로 : 충북 단양군 대강면 누구랑 : 뫼산악회 따라
10:05(윗점 산행시작) → 10:23(고묘1기) → 10:30(이장섭 추모비) → 10:40(대슬랩 지역) → 11:12(수리봉) → 11:23(천일 추모비) → 11:50(신선봉) → 13:03(남봉) →13:38(황정산) →13:48(누운 소나무) → 14:22(점심) → 14:31(영인봉 갈림길) → 15:00(계곡) → 15:22(빗재 산행 끝) → 16:00(평택으로) 겨울도 겨울 같지 않고 명절도 명절같지 않은 설을 지낸뒤 저녁상을 물리고 느긋하게 앉아 있는데 아내가 다가와 말을 건넨다 아 내 : 여보?...사진은 정리 하셨수?.... 빵과버터 : 엥~이! 사진은 정리 했는데 당신이 없었으니 산행기에 쓸 말이 없어 큰일인디?... 아내는 그것 봐라!....나 떼놓고 혼자 가드만 "에~이 꼬시다!.." 라는 듯이 배시시 웃었다. 그것 참!...나처럼 세경 받고 몸품을 파는 처지에 노는 날은 언제나 즐겁기 마련인데 뫼산악회 정기 산행은 황정산이라지만 그날이 섣달 그믐날이고... 재작년 여름에 아내와 같이 다녀온 산이라 심드렁했는데?....비록 우리집에서 명절 차례를 지내지는 않지만 그믐날이라는 명분 때문에 아내는 선뜻 같이 가자고 나서기가 미안했는지 말이 없었고 나역시 둘이만 싸돌아 댕기는게 방학중인 딸네미한테 미안해서 같이 가자고 아내를 꼬실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잠시후 나는 맘이 변해서... 빵과버터 : 여보?...산악회에 전화해서 자리가 있나 좀 알어봐 줄래?.... 아 내 : ???...섣달 그믐날인디 뭐 그렇게 사람이 모일라구요?.. 이틑날 현관문을 나서는 나에게 아내의 염려는 태산 같다....바위산이라 암릉이 많으니 조심하슈!...아이젠은 챙기셨수?... 휴대폰 잘 챙기시고, 장갑도 두어개 챙기시고, 모자는 어떤걸 쓰실래요?........ㅋㅋㅋ
방곡리 도예촌을 지난후 한참만에 널찍한 비포장 도로에 30여명을 내려 놓는다. 섣달 그믐날이라 산객들이 없으리란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평소 안면이 익은 뫼산악회 회원들은 별로 안보이고 대신 다른 산악회를 운영하는 대장, 총무님들이 대거 참석했단다. 말하자면 산에는 가고 싶은데 그믐날이라 산행을 추진한 산악회가 없다보니 얼씨구나하며 참여한 것이리라. 그 짱짱하고 노련한 젊은 산객들이 산으로 몰려 가는 속에 유독 여성 산객은 뫼산악회의 이쁜 총무님과 그미의 언니만이 눈에 띈다.
초반 발동도 늦게 걸리고(더러 잘 안걸릴 때도 있다...ㅋㅋㅋ) 그렇다고 후반에 불이 나는 것도 아닌 나는 후미로 쳐져 오르고 있는데 선두팀은 이길이 아니라고 우르르 빠꾸해 내려오는데 나도 빠꾸 할까 하다가 앞을보니 왜놈 순사가 즐겨쓰는 도리우찌 모자를 쓴 산객과 또 다른 두 사람은 이 길이 그 길이라며 그냥 짖쳐 올라간다. 이렇게 줄을 잘 선 덕택에 다리를 건너 마사토가 흘러내린 가파른 초입의 고묘까지 고작 15분동안 선두의 3명과 함께 달리는 행운을 누린다.ㅋㅋㅋ
대슬랩은 폭 80여m에 높이 60여m, 경사도가 30도 안팎이다. 바위틈에 어렵사리 견뎌온 소나무를 더러 본적은 있지만 이렇게 묘한 그림은 첨이라 경이롭기까지 하다...
귀신의 눈은 속여도 내 눈은 못 속이지!...흐~미...저 호기!... 저 균형!... 저 젊음!...을 내가 어찌 못본 체 하리오?....
나도 바위 맛이라면 한 꺼뻑하는지라... 기냥 달러 붙어?....하다가 참자, 참어! 참어야 하느니라! 를 외우며 총무님 처럼 와이어 로프를 잡고 올라 갔더라. 황정산 정상에 이를 때 까지 뒤 돌아 볼 때마다 마주치는 신기하게 생긴 저 산!...저 눔의 산 이름이 궁금하여 대간종주를 마친 고수님한테 여쭤보니 이 냥반도 왼고개를 치는데 집에 돌아와 아내한테 물어보니 단박에 천주산일껄?.. 하는거라
천주산 : 천주산은 하늘 발침대 곧 천주라는 이름을 가진 산으로 지형도에는 천주봉이라 표기되어 있으나 옛기록에는 천주산이라고 되어 있다. 이름 그대로 하늘높이 우뚝솟아 기둥처럼 보이는 산이다. 또 이산을 멀리서 보면 큰 붕어가 입을 벌리고 하늘을 쳐다보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하여 붕어산이라고도 한다. 8백여m에 불과 하지만 어떤 산보다도 우뚝함을 자랑하고 벼랑을 이룬 곳이 많아 등산객들은 새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정상부는 좁고 긴 능선으로 되어 있고 큰봉과 작은봉이 있으며 천추산 표지석이 서있다. 큰봉 정상에 서면 운달산, 공덕산, 대미산, 문수봉, 황장산이보여 백두대간의 웅장함을 실감할수 있다 (한국의 산하에서)
르프를 목에 걸고 목 메러 가는 건 아닐테지?....... 빵과버터 : 아찌?...뭐 존거 좀 하셨수?... 버섯꾼 : 뭐....석이버섯 쪼깨...음!...사진 찍을려면 저기 절벽 쪽으로 내려 가면 석이버섯이 많은디?.... 빵과버터 : (속으로 : 에잇!..여보슈!...거기까지 갔다가 언제 올라오게...) 강경한 어조로 - 어디 구경좀 합시다!!.... 마른 나뭇잎 같은 석이버섯 여나무 개가 비닐봉지 밑바닥에 나자빠져 있었다.
수리봉으로 오르는 단양군 대강면 방곡리는 엣날 궁중에서 사용하는 원목을 생산했던 곳으로 유명했다. 그 증표인 봉산(封山) 표석이 경북 문경시 동로면 명전리와 경계를 이루는 단양천 건너편 성내골 계류 옆 천수답 한가운데에 있다. 또한 방곡리는 인접하고 있는 수리봉 산기슭에 성분이 우수한 질료감인 모래질 점토가 무진장이어서 600여 년 전부터 도공들이 숨어들어 도요지 마을을 이룬 곳으로 유명하다. 1,200도 이상의 고열을 내는 땔감인 소나무가 많았고, 고령토와 유약 원료인 '묵보래'라는 흙도 흔했기 때문이다 정상에는 단양군에서 세운 안내판과 화강암으로 된 작은 정상비석이 있다. '수리봉 해발 1,019m, 촛대봉 4km, 방곡도요 2.1km, 대강면 11km'란 표시가 돼 있는 정상석이 얹혀 있는 수리봉 정상에 올라서면 나무가 적당히 우거진 가운데 발아래 올산 (858.2m)이 듬직하게 산자락을 펼치고, 그 뒤로 저수재에서 묘적봉(1,148m)과 도솔봉(1,314.2m)을 거쳐 소백산 연화봉까지 뻗어나간 백두대간이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다. (한국의 산천에서) 동행했던 대간꾼은 주저리 저저리 백두 대간 설명에 신이 나서 좋아 죽는다...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 주는 것도 공덕을 쌓는 일인겨!....ㅋㅋㅋ
수목장(樹木葬)할 나무는 아직 구하지 못했고... 나의 묘비명(墓碑銘)은 어떻게 쓸까 고민이 아닐 수 없다...
만만치 않은 산행이었다. 아이젠을 신었다, 벗었다 로프와 쇠줄을 몇차례나 붙잡았는지 아직도 팔뚝 알통이 뻐끈하다
와이어 로프를 잡고 건너는 용아릉 V자 안부 위에 걸쳐 있는 2메타 정도되는 통나무를 건널 때는 오금이 저려온다. 양쪽이 수십 길 단애이기 때문이다.
백두 대간의 한자락이다. 얼마전 단독종주를 끝낸 계백님을 비롯한 백두 대간 종주꾼들의 집념과 열정을 존경과 경외의 심정으로 바라다 볼 뿐이다.
육순을 훨씬 넘긴 뫼산악회의 원회장님이다. 이 분 처럼 대단하면서도 평범한 시민도 보기 어렵다. 왠고하니 육순을 넘기신 보디빌더가 흔치 않을 뿐더러 리지널 컴페티션에서 상위로 입상했으니 내셔널에 도전하기 위해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서 먹는 식사는 병원에 입원한 중환자가 먹는 환자식과 다를바가 없었기 때문이다....먹고 싶은거 참는 것 처럼 힘든 일이 없을텐데?....ㅋㅋㅋ
신선봉 꼭대기에는 깊이 20cm 물웅덩이가 세 개 있고, 길이 1m 되는 발자국 흔적도 있어 신비감이 감도는 곳이다. 인물 사진을 올리는 일은 가급적 자제해야 되는데 신선봉의 물웅덩이와 천주산과 공덕산의 조망이 너무 좋았다고 뻔뻔한 거짓말을 한다....ㅋㅋㅋ
잡목에 가려 앵글 잡기가 곤란했으나 동행한 젊은이는 무슨 산의 쥐바위 같다고 하더라
황정산과 영인봉 백두 대간과 올산(兀山) - 산이름 거져 생겼을리 만무하다. 옥편에 이르기를 우뚝할 올자(字)란다........ 황정산에서 월악 영봉을 볼줄이야?....
황정산을 향하여...
충북 단양군 대강면과 경북 예천군 상리면 경계를 이루는 저수령에서 서진하는 백두대간이 벌재에 이르기 전 살짝 들어올린 산이 옥녀봉(1,076m)이다. 이 옥녀봉에서 백두대간을 이탈하여 북서쪽으로 가지를 치는 산줄기가 있다. 이 산줄기가 장구재에서 잠시 가라 앉았다가 선미봉(1,080m)을 들어올린 다음, 계속 북서로 달아나며 아름다운 바위봉을 빚어놓은 산이 수리봉(1,019m)과 황정상(959m)이다. 황정산에서 더 가지를 쳐서 이어지는 능선은 직치(빗재)에서 가라앉은 다음, 도락산(964m) - 덕절산(780m) - 두악산(732m)을 들어올린 다음, 그 여맥을 남한강에 모두 가라앉힌다.(한국의 산천에서) 한 걸음 펄쩍뛰면 닿을 것 처럼 도락산이 지척이다
누운 소나무와 자빠진 소나무... 어찌 소백이라 이름하지 않을 수 없더라!....
영인봉이다. 후미조들이 주제넘게 행여 영인산으로 튈까봐 원회장님이 불안해 하시며 그냥 앞으로 갓!.....ㅋㅋㅋ
어김없이 이제 알탕의 계절은 왔나보다.어떤 젊은 산객의 알탕 모습을 몰카로 잡었지만 혹시 명예훼손으로 고발당해 벌금을 물면?...ㅋㅋㅋ
계곡에서 대충 땀을 씻고 버스가 주차된 빗재로 오르는 포장도로에서 때아닌 땀이 난다. 20여분 다시 올라가야 하니 짜증난 어떤 산객이 외친다. 어이!....어디까지 가는겨?.....
섣달 그믐날의 산행은 끝났다.... 50여년전 나의 섣달 그믐날....그믐날 잠을 자면 눈썹이 허옇게 된다고 누나들이 겁을 주는 바람에 혹시 잠이 들면 어떻게 할까 싶어 석유 등잔 심지에 불을 붙이고 난 까만 성냥 끝으로 눈썹을 박박 그리곤 했었는데?..........(끝) |
첫댓글 흠... 병든 부모와 효자, 옛 이야기에 가끔 등장하는 석이버섯... 그림으로라도 처음 보는 귀한 버섯입니다. 한송이라도 얻어실 생각은 없으셨는지요? (누님께 점수 딸 절호의 기회일수도 있었는데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는... ^^ ) 그건 글코 도락산 바로 맞은 편이 황정산이었군요. 천주산, 공덕산, 올산 대미산 등... 주변 산이름을 명기해주신 덕에 퍼뜩 이해할 수 있어 즐겁게 보았습니다. 쉽지 않을 것 같은 암릉길, 대단히 수고하셨습니다.
그 석이버섯 전설의 출전은 이천의 도드람산 이었습니다. 공교롭게 정월 초이튿날 아내와 같이 도드람산을 갔지만 산행맛은 좋았는데 제가 쓰는 디카는 엥꼬 됐고 아내의 디카는 전날 집에서 석양모드를 찍는다고 꼼지락 거리드만 모드, 노출....어쩌고 해서 사진들을 전부 조져놨다 캅디다...아까븐것들!....언제 다시 다녀와야 될것 같습니다.
멋진 곳을 다녀 오셨군요~쳐다만 보고 온 산이었습니다 ㅎ가히 사진이 예술입니다
단양에는 멋있는 산들이 많지만 부산에서는 길이 멀어서 탈이지만 더러 안내 산악회에서 산행고지가 나오면 다녀 오시길 권합니다....
이번에도 또 마나님과의 대화를 빠트리지 않으셨군요. 난 이상하게도 산행기 모두에 이야기를 잘 봅니다. 앞으로 산행기는 "나와 그리고 아내" 공저로 하심이........내사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소만 산은 참 좋아 보입니다. 물론 그 냄새랑 분위기랑 산사람들의 호흡소리랑... 너무나 잘 담았길래 그렇겠지만, 우야든동 바위산길 조심하시고 장갑도 두개 챙시시고 모자도 따뜻한 것 두어개 가지고 가슈ㅎㅎㅎㅎ아참 아이젠은 챙겨 넣었능교.....그라머 잘 댕기오소이.......잘 댕기 왔지예 축하 드립니다.
글재주가 신통치 않아 만만한 아내를 내세워 근근히 연명하고 있음을 실토하니 잘 봐주이소!....
단양 제천 상주 부근의 산을 보노라면 언제나 저런 곳을 가보나하는 아쉬움에 짓눌립니다. 남덕유 산행기에 저의 추리에 대해 앉아 천리를 본다고 칭찬하셨지만, 정작 눈과 발로 조망과 모조리 입력되어 있는 형수님의 천주산 확증에 혀를 내두릅니다.
그렇기는 하오만 어디 육안으로 감히 심안을 감당키나 하리오?....ㅋㅋㅋ
좋은 산행하셨습니다.^*^
어김없이 격려를 해주시는 시와산님께 격조했음을 미안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내내 평안하시고 좋은 산행 하시기를 기원 드립니다.
백두대간을 할 때 대충 보고 지난 것이 후회 됩니다. 물론 달리기에만 급급하니 어디 찬찬히 뜻어 볼 여유가 있을리 만무하지요. 황정산을 지나며 눈속에서 고생한 그때가 새삼 떠오릅니다.^^ 님의 산행기 찬찬히 음미하며 읽는 맛이 너무 감칠나서 두번을 읽어 보았습니다. 호롱불 밑에서 눈섭쉴까 걱정하며 잠못 이룬 어릴적 생각을 되새겨 주시기도 한 님의 산행 수필 잘 보았습니다. 내내 건강하시고 즐산 하시길 바랍니다.^^
산으로 님에게도 섣달 그믐날의 추억이 있었군요?...같은 세대를 살었다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친근한 생각이 드네요. 그동안 격려에도 변변하게 고맙다는 말도 못드린것 같습니다....산으로 님은 산 욕심의 많으시니 더욱 건강하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