莊子 外編 18篇 至樂篇 第6章(장자 외편 18편 지락편 제6장)
열자列子가 여행을 떠나 길에서 밥을 먹다가 이어서 백년 묵은 해골을 보고 쑥대를 뽑아 해골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보게, 해골 선생〉 오직 나와 그대만이 그대가 아직 완전히 죽지도 않고 아직 전생轉生하지도 않은 것을 알고 있으니 그대는 과연 슬퍼하고 나는 과연 기뻐하고 있는가.”
씨에는 미묘한 작용이 있고 〈씨가〉 물을 얻으면(물속에서는) 계㡭라는 수초水草가 되고, 물가의 습지에서는 청태靑苔(갈파래)가 되어 개구리와 조개의 옷이 되고, 언덕에 생기면 질경이가 된다. 질경이가 거름더미 속에서 자라면 오족烏足이라는 독초毒草가 되고, 오족烏足의 뿌리는 〈땅 속에서〉 나무굼벵이가 되고, 그 잎사귀는 〈땅 위에서〉 나비가 된다. 나비는 얼마 있다가 변화해서 벌레가 되어 부뚜막 밑에서 생겨난다. 〈이 벌레는〉 그 모습이 막 껍질을 벗은 것과 같은데 그 이름을 귀뚜라미라고 하니, 이 귀뚜라미는 천일 정도 지나면 새가 되는데, 그 이름을 간여골(까치 또는 비둘기의 일종)이라고 한다. 간여골의 침[타액唾液]은 시미斯彌(쌀벌레)가 되고, 시미斯彌는 식혜食醯(눈에놀이 벌레)가 된다. 이로頤輅 벌레는 눈에놀이 벌레[식혜食醯]에서 생겨나고, 황황黃軦 벌레는 구유九猷 벌레에서 생겨나고 무예瞀芮 벌레는 부권腐蠸 벌레에서 생겨난다. 양해羊奚 풀은 더 이상 죽순이 생기지 않는 노죽老竹(구죽久竹)과 교합하여 청녕靑寧이라는 대뿌리 벌레[죽근충竹根蟲]를 낳고, 청령 벌레는 〈외뿔에 꼬리가 다섯 달린〉 정程이라는 짐승을 낳고, 정은 말[말馬]을 낳고, 말은 사람을 낳고, 사람은 또다시 씨[종種]의 미묘한 작용作用으로 다시 들어가니 이처럼 만물은 모두 기機에서 나와 모두 기機로 들어간다.
列子 行食於道 從見百歲髑髏 攓蓬而指之 曰
唯予與汝 知而未嘗死 未嘗生也 若果養乎 予果歡乎
(열자 행식어도하다가 종견백세촉루하고 건봉이지지하야 왈
유여여여로 지이미상사하며 미상생야하노니 약이 과양호아 여 과환호아)
열자列子가 여행을 떠나 길에서 밥을 먹다가 이어서 백년 묵은 해골을 보고 쑥대를 뽑아 해골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보게, 해골 선생〉 오직 나와 그대만이 그대가 아직 완전히 죽지도 않고 아직 전생轉生하지도 않은 것을 알고 있으니 그대는 과연 슬퍼하고 나는 과연 기뻐하고 있는가.”
☞ 종견백세촉루從見百歲髑髏 : 종從은 연이어 또 다른 일이 일어남을 나타내는 표현으로 ‘이어서’ 정도에 해당하며 굳이 번역하지 않아도 의미의 전달에 문제가 없다. 또 위치를 나타내는 ‘~에서’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는데 이 견해를 따르면 “길에서 밥을 먹다가 거기서 백년 묵은 해골을 보았다.”는 식으로 번역하는 것이 무난하다.
☞ 건봉이지지攓蓬而指之 : 건攓은 취하다, 뽑는다는 뜻.
☞ 유여여여唯予與汝 지이미상사知而未嘗死 미상생야未嘗生也 : 만물萬物의 생사生死의 이법理法을 나와 그대가 알고 있다는 뜻. 이而는 너(이인칭).
☞ 약과양호若果養乎 여과환호予果歡乎 : 죽음이 반드시 슬픈 일이고 삶이 반드시 기쁜 일이 아닐 수도 있다는 뜻. 若은 ‘그대’(이인칭). “양養은 근심[양恙]으로 읽어야 한다. ≪이아爾雅≫ 〈석고釋詁〉에 이르기를 ‘양恙은 근심’이라고 했다. 그대는 과연 슬퍼하고 나는 과연 기뻐하고 있는가에서 양恙과 환歡이 상대하고 있음은 우憂와 락樂이 상대하고 있음과 같으니 그 말하는 바는 너의 죽음이 반드시 근심은 아니며 나의 삶이 반드시 즐거움은 아니라는 뜻이다. 양恙과 양養은 고자에서는 통용했다.”(兪樾). 이 장은 제4장에 이미 나온 장자莊子와 촉루髑髏의 문답問答과 같은 형식이다. 내용은 장자의 아내가 죽은 내용을 다루고 있는 제2장에서 사생死生을 전생轉生의 과정으로 설명하는 설화說話와 유사하다. 다만 처사장妻死章은 만물의 전화轉化(변화變化)를 설명하는 데 ‘기氣’의 개념을 도입한 데 비해, 이 장은 ‘종種’ 또는 ‘종種의 기幾(機)’라는 개념을 설명하고 있는 점이 다르다. 그러나 실제로는 종種을 기氣와 같은 의미로 사용하고 결국 이들 장章은, 모두 열생오사悅生惡死가 미혹임을 설명, 비판하고 있다는 점에서 같다(池田知久).
種有幾 得水則爲㚍 得水土之際 則爲鼃蠙之衣 生於陵屯 則爲陵舃
陵舃得鬱棲則爲烏足 烏足之根 爲蠐螬 其葉 爲胡蝶
胡蝶胥也 化而爲蟲 生於竈下
(종이 유기오 득수즉위괴요 득수토지제 즉위와빈지의요 생어능둔 즉위능석이오
능석득울서즉위오족이오 오족지근은 위제조요 기엽은 위호접이니
호접은 서야에 화이이충하야 생어조하하나니라)
씨에는 미묘한 작용이 있고 〈씨가〉 물을 얻으면(물속에서는) 계㡭라는 수초水草가 되고, 물가의 습지에서는 청태靑苔(갈파래)가 되어 개구리와 조개의 옷이 되고, 언덕에 생기면 질경이가 된다. 질경이가 거름더미 속에서 자라면 오족烏足이라는 독초毒草가 되고, 오족烏足의 뿌리는 〈땅 속에서〉 나무굼벵이가 되고, 그 잎사귀는 〈땅 위에서〉 나비가 된다. 나비는 얼마 있다가 변화해서 벌레가 되어 부뚜막 밑에서 생겨난다.
☞ 종유기種有幾 : 만화萬化의 근원이 되는 종자에는 미묘한 작용이 있다는 뜻.
☞ 득수즉위괴得水則爲㚍 : 물을 얻으면 괴㚍가 됨. 곧 씨가 물속에서는 괴㚍라는 수초水草가 된다는 뜻. 괴㚍는 계繼와 같다. 괴㚍는 절絶의 古字. 괴㚍는 未詳. 수초水草의 일종.
☞ 즉위와빈지의則爲鼃蠙之衣 : 와빈鼃蠙은 갈파래(수태水苔의 일종)로 물이끼의 일종이며 청태靑苔라고도 한다.
☞ 생어능둔生於陵屯 즉위능석則爲陵舃 : 능둔陵屯은 언덕. 능석陵舃은 언덕에서 자라는 질경이[차전초車前草].
☞ 득울서즉위오족得鬱棲則爲烏足 : 울서鬱棲는 거름더미. 분양糞壤. 오족烏足은 풀 이름. 독초인 부자附子를 말함.
☞ 오족지근烏足之根 위제조爲蠐螬 : 제조蠐螬는 나무굼벵이.
☞ 호접胡蝶 서야胥也 : 서야胥也는 ‘잠깐 있다가’의 뜻.
其狀若脫 其名爲鴝掇 鴝掇千日爲鳥 其名爲乾餘骨
乾餘骨之沫爲斯彌 斯彌爲食醯
頤輅生乎食醯 黃軦生乎九猷 瞀芮生乎腐蠸
(기상약탈하니 기명이 위구철이니 구철이 천일에 위조하나니 기명이 위간여골이라
간여곤지말이 위시미오 시미 위식혜니
이로 생호식혜하고 황황이 생호구유하고 무예 생호부권이니라)
〈이 벌레는〉 그 모습이 막 껍질을 벗은 것과 같은데 그 이름을 귀뚜라미라고 하니, 이 귀뚜라미는 천일 정도 지나면 새가 되는데, 그 이름을 간여골(까치 또는 비둘기의 일종)이라고 한다.
간여골의 침[타액唾液]은 시미斯彌(쌀벌레)가 되고, 시미斯彌는 식혜食醯(눈에놀이 벌레)가 된다.
이로頤輅 벌레는 눈에놀이 벌레[식혜食醯]에서 생겨나고, 황황黃軦 벌레는 구유九猷 벌레에서 생겨나고 무예瞀芮 벌레는 부권腐蠸 벌레에서 생겨난다.
☞ 기상약탈其狀若脫 : 탈脫는 태蛻(또는 세: 허물)와 같은 뜻의 글자로 매미 등의 벗은 껍질 또는 허물을 뜻한다.
☞ 구철鴝掇 : 귀뚜라미.
☞ 간여골乾餘骨 : 까치 또는 비둘기의 일종.
☞ 간여곤지말위시미乾餘骨之沫爲斯彌 : 말沫은 입 속의 침. 시미斯彌는 쌀벌레.
☞ 식혜食醯 : 눈에놀이 벌레. 식혜는 술 독 안에 떠오르는 날개 달린 작은 벌레를 말한다는 주석도 있음.
☞ 이로頤輅 생호식혜生乎食醯 : 이로頤輅는 벌레의 이름인데 정확히 무엇을 가리키는지는 미상未詳.
☞ 황황黃軦 생호구유生乎九猷 : 황황黃軦과 구유九猷는 모두 벌레의 이름. 정확히 무엇을 가리키는지는 미상未詳.
☞ 무예瞀芮 생호부권生乎腐蠸 : 무예瞀芮와 부권腐蠸도 역시 벌레 이름인데 정확히 무엇을 가리키는지는 미상未詳.
羊奚比乎不箰久竹 生靑寧 靑寧生程 程生馬
馬生人 人又反入於機 萬物 皆出於機 皆入於機
(양해 비호불순 구죽하야 생청녕하고 청녕이 생정하고 정이 생마하고
마 생인하고 인이 우반입어기하나니 만물이 개출어기하며 개입어기하나니라)
양해羊奚 풀은 더 이상 죽순이 생기지 않는 노죽老竹(구죽久竹)과 교합하여 청녕靑寧이라는 대뿌리 벌레[죽근충竹根蟲]를 낳고, 청령 벌레는 〈외뿔에 꼬리가 다섯 달린〉 정程이라는 짐승을 낳고, 정은 말[말馬]을 낳고,
말은 사람을 낳고, 사람은 또다시 씨[종種]의 미묘한 작용作用으로 다시 들어가니 이처럼 만물은 모두 기機에서 나와 모두 기機로 들어간다.
☞ 양해비호불순구죽생청녕羊奚比乎不箰久竹生靑寧 : 비比는 ‘비합比合’, ‘교합交合’의 뜻. 양해羊奚는 풀 이름. 순箰은 순筍(죽순)과 같음. 청녕靑寧은 벌레의 이름.
☞ 청녕생정靑寧生程 : 정程은 짐승 이름. 여기서는 정程은 쟁猙과 古音이 비슷하다는 說을 취한다. 쟁猙은 표豹와 비슷한데 외뿔에 꼬리가 다섯 달린 짐승이라 한다.
☞ 인우반입어기人又反入於機 : 기機는 조화造化의 무無를 상징한다.
☞ 만물개출어기개입어기萬物皆出於機皆入於機 : 만물은 모두 기機에서 나와 모두 기機로 들어감. 이에 대하여 곽상郭象은 “이것은 일기一氣이고서 만 가지 형체[萬形]이고 변화變化는 있으되 사생死生은 없음을 말한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