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중국어 ‘V1着V2’에 대한 고찰*
조은경 연세대학교
본고는 현대 중국어 중 ‘V1着V2’ 내의 시간순서 특징과 화용론적 효과에 대해 고찰하는 것에 그 목적이 있다.
일반적으로 ‘V1着V2’는 V1과 V2 사이에 존재하는 지속을 나타내는 상표 지 ‘着’의 영향으로 V1과 V2가 나타내는 동작이 동시에 진행되는 경우가 많 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1) a. (小马)说他挤进去买票, 让我找个地方站着等他。
((小马가) 그가 비집고 들어가 표를 살 테니, 나더러 자리를 잡고 서 서 그를 기다리라고 말했다.)(彭育波, 2004, p.27)
b. 没法,老两口只好抱着娃娃盼天亮。
(어쩔 방도가 없어서 두 노부부는 어쩔 수 없이 인형을 안고 날이 밝아오는 것을 바라보았다.)(彭育波, 2004, p.27)
예문(1a)는 ‘서서 그를 기다리는 것’이므로 V1인 ‘站’과 V2인 ‘等’의 동작 이 동시에 일어났다. 예문(1b)도 ‘인형을 안고 날이 밝아지는 것을 보는 것’이 므로 ‘抱着娃娃’와 ‘盼天亮’이 동시에 일어났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현대 중 국어 ‘V1着V2’의 쓰임 중에는 V1의 동작이 먼저 일어난 후 V2의 동작이 일 어나는 것을 나타내는 예도 존재하는데,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2) a. 这碗菜留着给爸爸吃。
(이 음식은 뒀다가 아빠가 드시도록 드려라.)(呂叔湘, 1984, p.595)
b. 这點差價就可补救出来,而不用非得等着买经济适用房。
(이 가격차는 다시 메울 수가 있으니 반드시 서민 아파트를 기다리 다가 살 필요는 없다.)(CCL)
c. 经过一条小溪时,溪水清澈见底,就随手捉了幾隻小蟹,并烤着吃。 (작은 시내를 지나갈 때, 바닥이 보일 정도로 냇물이 맑아서 손이 가 는 대로 작은 게 몇 마리를 잡아서 (그 작은 게 몇 마리를) 구워서 먹었다.)(秋来吃蟹當心肺吸蟲病, 北京靑年報, 2014.09.12.)
예문(2a)에서는 V1 ‘留’와 V2의 ‘给’가 동시에 일어나지 않으며 ‘留’라는 동작이 일어난 후, ‘给’가 일어났다. 예문(2b)와 예문(2c)에서도 ‘等’한 후에 ‘买’하고 ‘烤’한 후에 ‘吃’라는 동작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러므로 ‘V1着V2’ 사 이에 내재된 시간 순서는 ‘동시성’만 존재하는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한편, ‘V1着V2’는 중국어의 전형적인 연동문과도 비교될 수 있는데, 동작 발생상의 선후 관계는 연속으로 VP1과 VP2를 배열하는 연동문의 형식으로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문(2c)의 ‘V1着V2’ 부분을 전형적인 연동문으로 바꿔서 나타내 보면 다음과 같다.
(3) 烤幾隻小蟹吃了。
(작은 게 몇 마리를 구워서 먹었다.)
예문(3)은 VP1과 VP2 사이에 ‘着’ 없이, VP1과 VP2가 연속으로 배치된 전형적인 연동문이다. 이 문장은 ‘작은 게 몇 마리를 구워서 먹었다’의 의미 를 나타내며 서술어 부분은 예문(2c)와 같이 한국어로 동일하게 ‘구워서 먹다’ 로 해석이 된다. 그렇다면 전형적인 연동문과 ‘V1着V2’ 구문이 나타내는 의 미는 같은 것인가? 다르다면 어떤 점이 다른가라는 의문이 든다. 어떠한 구문 이라도 생성된 배경과 나타내는 의미가 다르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V1着V2’ 만이 나타내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본고에서는 ‘V1着V2’가 나타내는 의미 유형을 고찰한 후 그 안에 내재된 시간 순서에 대해 고찰하고, 중국어의 전형적인 연동문과 비교하여 ‘V1着V2’ 가 지니는 의미적, 화용론적 특징은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II. ‘V1着V2’ 구조의 의미 유형
‘V1着V2’가 연동식을 구성할 때, V1과 V2 사이에는 다양한 관계가 존재 한다. ‘V1着V2’의 연동식을 살펴보기 전에 ‘V1着V2着’의 형태를 먼저 살펴보 면 다음과 같다. 아래 예문과 설명은 呂叔湘(1984)를 참조했다.
(4) a. 想着想着笑了起来。 (생각하다가 웃기 시작했다.)
b. 说着说着不觉到了门口了。 (말하다보니 어느새 입구에 도착했다.)
c. 走着走着天色已经暗了下来。 (걷다보니 하늘이 어두워졌다.)
위 예문들의 특징은 ‘V1着V2着’라는 구조에서 V1과 V2 자리에 동일한 동 사가 출현한다는 것이다. 예문(4a)는 “생각하다가 웃기 시작했다”로 해석되고 예문(4b)는 “말하다보니 어느새 입구에 도착했다”로 해석되며 예문(4c)는 “걷 다보니”와 같이 해석이 된다.(呂叔湘, 1984, p.595). 예문(4a)-(4c)에 출현한 ‘V 着V着’는 李志兵(2006)에서 밝힌 바와 같이 상태지속 혹은 동작이 현재 진행 중임을 나타내는데 이는 ‘V着’의 중첩식으로도 간주될 수 있다. 본고에서는 ‘V1着V2着’와 같은 구조는 논의에서 제외하기로 하고 V2 뒤에 ‘着’가 수반되 지 않는 경우만을 다루기로 하겠다. 丁加勇(2001, p.89-90)에 따르면 일반적으 로 ‘V1着V2’ 구조의 의미 유형은 방식-동작, 동작-결과/목적으로 나눌 수 있 다.
첫째, V1이 V2의 방식을 나타낼 수 있는데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5) a. 进门就哭着说道:“请父王救俺!”
(문에 들어서자마자 울며 말했다: “부왕께서는 저를 구해주십시오!”) (呂叔湘, 1984, p.595)
b. 这一段时间,我还是会尽量搭别人车,实在不行,我就走着去学校,也就幾十 分钟。”
(이 기간 동안 나는 되도록 다른 사람과 카풀을 할 것이며 정 안 되 면 나는 걸어서 학교로 갈 것이며 그래도 몇 십 분이면 충분했다.)
예문(5a)~(5b)의 ‘V1着V2’는 V1과 V2의 동작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예문(5a)의 경우 ‘울면서 말하는 것’을 나타내고 예문(5b)는 ‘걸어서 가는 것’을 나타내는데 특히 예문(5b)는 V1과 V2 동작의 동시성을 나타냄과 동시에 ‘去’라는 동작이 ‘走’라는 방식으로 실행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둘째, V1과 V2 사이에 동작-목적관계가 존재하는데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6) 带这些玩意儿做啥, 留着给巧珠吧。
(이 장난감들을 가지고 뭘 하니, 뒀다가 巧珠에게 주어라.)
예문(6)은 CCL에서 인용한 문장으로, V1과 V2는 ‘동작-목적’의 관계를 나타낸다. 즉 ‘留’라는 동작이 발생한 것은 ‘给’라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이다. 이렇듯 ‘V1着V2’ 사이에는 방식-동작, 동작-목적의 의미 관계가 존재한다. 그 러나 같은 방식-동작의 구조를 보인다 하더라도 시간 순서에 따른 차이가 존재하는데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7) a. 在我的记忆中你是愉快地 跑着登上臺階的。
(내 기억 속에 너는 유쾌하게 뛰어서 층계를 오른 것 같다.)(CCL)
b. 水果这样洗着吃才健康。
(과일은 이렇게 씻어서 먹어야 건강하다.)(水果这样洗吃着才健康, 新浪健康, 2014.01.21.)
예문(7a)와 예문(7b)의 ‘V1着V2’에서 V1과 V2는 모두 방식-동작의 의미 관 계를 지닌다. 그러나 예문(7a)에서 ‘跑’와 ‘登上’은 동시에 이루어지는 동작인 반면, 예문(7b)에서는 ‘洗’한 후에야 ‘吃’할 수 있으므로 동작 사이에 선후 관계가 존재한다. 그러므로 ‘V1着V2’의 의미 유형은 단순히 V1과 V2 동작 사 이에 존재하는 의미 관계 뿐 아니라 구문에 내재된 시간 순서에 따라서도 구별이 되어야 한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