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 기다리고 오래 참는 것이다. “사랑은 오래 참고”(고전 13:4)‘Love is long suffering’ 많은 사람이 사랑을 감정이나 뜨거움이라고 생각하지만 사랑은 견딤이고 버팀이다. 이는 실력 없이 안 된다. 버티는 실력이 없으니까 피하는 것이다. 버티는 실력이 있어야 사랑도, 결혼도 할 수 있다.
바울이 벨릭스 총독에게 재판받았지만 2년간 판결을 못 받았다(24:27). 벨릭스는 좌천당하고 베스도 총독이 새로 부임했다. 베스도는 조심스럽고 신중한 사람이다. 부임한 지 3일 만에 예루살렘에 올라가 지도자들을 만났다(1). 거기서 종교 지도자들이 예루살렘에서 바울을 재판하자고 청한다. 베스도는 이 재판이 가이사랴에서 벌어진 것이라 함부로 옮길 수 없으니 원하면 당신들이 내려오라 한다.
바울은 2년 동안 재판이 끝나지 않아 가이사랴에 갇혀 있었다. 끝나지 않는 어려움, 변하지 않는 문제가 지속된다. 이때 이것을 견딜 수 있는 능력을 실력이라 한다. 오래 참을 수 있어야 하나님의 때와 하나님의 방법을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조급하고 초조하면 내 때에 내 방법으로 무엇을 하려 하기에 일을 망치는 것이다. 그래서 오래 참는 것이 실력이다.
오래 참기 위해서는 기대가 너무 커서는 안 된다. 기대를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한다. 희망이 너무 크면 안 될 때 괴롭다. 매사에 희망을 품고 움직이는 사람들은 금방 꺾인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늘 성실하게 산다. 그런 사람이 훨씬 오래 간다.
하나님이 75세에 아브라함에게 나타나셔서 아들을 주겠다고 약속하셨다. 하루하루 기대하고 기다렸는데 10년이 지나갔다. 희망 고문이다. 아무리 기다려도 안 된다고 생각하니 하갈이라는 첩을 얻어서 이스마엘을 낳는다. '기다리면 이삭 되지만 서두르면 이스마엘 된다' 이것 때문에 이스라엘이 지금까지 갈등하고 있다.
너무 기대하지 말고 하나님께서 주실 때까지 맡기고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 물은 막힘이 없으면 흐르고, 막히면 멈추고, 막힌 게 터지면 다시 흐른다. 우리 인생도 막히면 기다리고 하나님이 길을 열어 주실 때 가면 된다. 기다리지 않고 매일 충성하는 게 중요하다. 늘 예배드리고 기도하고 말씀을 보는 사람이 제일 강하다.
일정하게 하는 것과 몰아서 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일정하게 들어오는 돈이 있고 몰아서 들어오는 돈이 있다. 같은 액수라도 일정하게 들어오는 돈이 훨씬 강하다. 매달 100만 원씩 들어오는 것이 한 번에 천만 원 들어오는 것보다 훨씬 세다. 이런 것을 경제학에서 cash flow라고 한다. 돈에는 흐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몰아서 오는 것보다 흐름이 있을 때 강하다.
고정 자산인 부동산이 많아도 현찰이 돌지 않아 흑자 도산하는 예도 있다. 장부상으로는 충분히 있는데 안 팔려서 도산된다. 그래서 지혜로운 사람은 cash flow를 중요하게 여긴다. 예를 들어 일정하게 비가 내리면 옥토가 된다. 몰아서 비가 내리면 홍수가 된다.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인생을 홍수처럼 살면 안 되고 일정하게 비가 내리게 해야 한다.
바울이 강한 것은 그에게는 일상이 있었다. 늘 하나님을 바라보고 기도하고 전도했다. 기대한다고 희망 고문하지 말고 그냥 일상을 사는 것이다. 그게 훨씬 더 강하다.
어떤 사람을 보면 늘 불안한 사람이 있다. 특징이 배터리 모드로 산다. 100% 충전이 되면 안심이 되다가도 충전이 어려운 곳에서 80%, 50%만 돼도 불안하다.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는 배터리 인생은 늘 불안하다. 불안이 짜증으로, 분노로 나오다가 번 아웃 된다.
그런데 전원 모드로 살면 안심이 된다. 이를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 성령 충만이라고 말한다. 일상을 전원 모드로 살아야 한다. 충전 모드로 살면 100%여도 곧 방전된다. 배터리로 가면 시한부다. 늘 하나님과 연결된 전원 모드로 살아가는 인생, 그것이 실력이다.
기회는 반드시 오는데 하나님의 때에 온다. 그때 붙들면 된다. 베스도가 유대인의 마음을 얻으려고 바울에게 예루살렘에서 재판을 받을 것을 제안한다. 바울은 예루살렘으로 가면 죽을 것을 알기에 거절하고 가이사에게 재판받겠다고 호소한다(9-11). 2년 전에도 쓸 수 있는 카드인데 지금 쓰는 이유는 재판받아도 무죄라고 생각했고 죄수가 아닌 자유로운 상태로 로마에 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2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으니까 자존심을 내려놓고 가이사에게 호소한 것이다.
자기를 내려놓으면 쉬워진다. 죄인으로 가면 어떻고 깔끔하지 않으면 어떤가? 로마로 가서 복음을 전하면 되는 것이다. 지킬 게 많으니까 오래 걸리는 것이다. 포기를 못 해서 문제가 안 풀릴 때가 많다. 손을 펴고 힘을 빼 보라. 바로 풀릴 것이다. 움켜쥐는 게 아니라 내려놓는 게 실력이다.
바울이 2년 동안 가이사랴에 구류된 것이 의미 없이 허송세월한 것인가? 그렇지 않다. 고난, 기다림을 거친 것은 가치가 있다. 하나님께선 우리를 가벼울 때가 아니라 무게가 있을 때 옮겨 주신다. 2년 동안 바울에게 무게가 생긴 것이다. 가볍게 로마로 가는 것이 아니라 무게를 가지고 간 것이다. 기다림에는 무게가 생기고 권위가 생긴다. 하나님께서 영광을 주시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기다림을 통해서 무게를 주실 때 그때를 견디는 실력 있는 성도가 돼야 한다.
세 번째로 오래 참는 법은 자기의 모습을 화려함으로 가리지 말라는 것. 있는 모습 그대로 보이는 것이 오래 참는 비결이다. 포장하면 힘들다. 마침 가이사랴의 아그립바 왕이 찾아왔다. 그때 겸손하게 자문을 구하고 재판을 요청한다. 아그립바 2세는 레바논 북부와 갈릴리 지역을 지배하고 있지만 적통이라 예루살렘 성전과 대제사장 임명권을 로마가 아그립바에게 주었다. 종교적 권한까지 가지고 있으니까 신중하게 아그립바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이다.
이튿날 아그립바가 화려하게 꾸미고 나왔는데 이는 부끄러움과 수치를 가리려고 화려함과 허세로 포장한 것이다(23). 하나님께서 우리 겉 사람을 늙게 하시는 것은 돌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이제는 겉이 아닌 속사람에 집중하라는 것이다(고후4:16). 속사람이 날로 새로워져야 한다.
겸손은 낮추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있는 모습 그대로 보는 것이다. 있는 모습 그대로를 보면 더럽고 추하고 늘 실패하고 소망이 없다. 나 자신을 보면 소망이 없다는 것을 깨달으니까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고 힘을 구한다. 하나님은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주신다. 겸손해야 쓰임 받는다. 주님은 내가 죽고 예수로 살 때 사용하신다. 실력 있는 크리스찬은 화려하게 꾸미지 않고 내 모습 이대로 받으시옵소서 하는 자다. 하나님의 능력을 구하는 자가 실력 있는 성도다. 화려함으로 포장하지 말고 주님께서 주신 모든 상황을 영접하라. 그럼 내 하나님의 힘으로 모든 것을 감당하는 참 실력 있는 성도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