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지방세포파괴술을 받으러 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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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에게 최근 새로 도입된 획기적인 비만 치료법인 ‘체외 충격파 지방세포파괴술’ 체험기를 쓰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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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오렌지 껍질을 까지 않고 알갱이를 한 알씩 ‘톡톡’ 터트리듯이 지방세포를 파괴하는 비만 치료법으로, 지방흡입술과는 달리 칼을 대지도
않고, 통증도 하나 없으며, 1회 시술 후 허리둘레가 최대 5.8cm까지 준다는 시술이다. 이 시술법을 가장 먼저 도입한 아름다운
나라 피부과에서는 ‘컨투어’라는 이름으로, 리더스 피부과에서는 ‘울트라쉐이프’라는 이름으로 부르는데, 자그마치 부위당 4백만원 선.
지방세포파괴술을 받으러 간다는 나의 말에 주위 사람들은 걱정되는 눈초리로 “무서워”라거나 “괜찮을까?”라는 말을 연발했지만, 에디터는
솔직히 시술 받는 날이 몹시도 기다려졌다. 러닝 머신 위에서 힘들게 땀을 흘리지 않아도, 저녁을 반 공기로 줄이지 않아도 사이즈가
준다는데 이런 달콤한 유혹을 어떻게 뿌리친단 말인가!
영화 한 편 볼 시간에 지방세포를 터트린다?
시술 당일, 예약한 아름다운 나라 피부과 강남점 도착해 의사와 10분 정도 시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복부, 허벅지, 등, 옆구리
중 복부에 시술을 받기로 결정한 후 연계된 비만센터로 안내를 받았다. 간호사는 시술이 3~4시간 정도 걸리니 미리 화장실을 다녀오는
게 좋을 거라고 했다. 긴장된 마음으로 시술실에 들어서니 간호사가 내게 DVD 타이틀 5~6장을 건네며 가만히 누워 있으면 지루하니
보고 싶은 영화를 고르라는 것이 아닌가! 순간 긴장이 탁 풀렸다. 시술실을 둘러보니 시술 침대와 LCD 모니터와 연결된 울트라쉐이프
체외충격파 지방세포 파괴 기구, 그리고 DVD를 볼 수 있는 TV가 있었고 분위기는 마사지실처럼 아늑했다.
침대에 눕기 전 여의사는 내 배를 검진한 후 검은 펜으로 지방이 많은 아랫배 쪽의 볼록한 부분에 둥글고 큰 원을 그리며 시술 부위를
표시하기 시작했다. 침대에 누워 시술이 시작되자 배에 따뜻한 느낌이 전해져왔다. 아까 골랐던 DVD 「새드 무비」는 어느새 플레이되고,
나도 모르는 새 시술도 이미 진행 중이었다.
시술법은 아주 간단하다. 모니터는 체외충격파를 쏠 지점을 알려주고 의사는 손을 움직여 그 지점에 맞추면 삐 하는 소리가 나면서 지방세포막을
파괴하는 체외충격파가 조준되는 것이다. 동시에 피부 밑에 초음파 같은 것이 쐬어지는 느낌이 들면서 잠시 약간 뜨거운 느낌이 들었다
사라졌다. 모니터가 알려주는 점을 하나하나 몇 초에 한 번 꼴로 조준해서 맞추는 게 의사의 일. 나의 경우 복부에 있는 6백90개의
점을 의사가 일일이 맞춰가며 조준해야 했다. 중간에 한 번 다른 여의사로 교체되었는데, 의사 한 명이 다 하기엔 시술이 너무 길고
단조롭기 때문이라고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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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일찍 끝난 시술, 급한 마음보다 더딘 결과
약 1시간 30분쯤 지났을까? 안마기 같은 침대에 편안히 누워 영화를 보면서 내 지방세포가 파괴되는 나지막한 삐- 삐- 소리를 듣고
있자니 잠이 솔솔 오기 시작했다. 그러는 찰나 “다 끝나셨어요.”라는 소리가 들렸다. 3~4시간이 걸린다더니 1시간 30분 만에
시술이 끝난 것이다. 물어보니 시술이 지체될 수도 있어서 일부러 시술 시간을 길게 잡는다며 원래 1시간 30분~2시간 정도라고 했다.
1회 시술로 최대 5.8cm가 감소한다기에 쏙 들어간 아랫배를 상상하며 옷을 입었는데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약간의 붉은 기운이나
물집이 생길 수도 있다고 했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은 듯 부피며 색깔도 그대로였다. 간호사는 병원을 나서는 내게 ‘국소 비만 치료
후 주의사항’이라는 작은 안내 책자를 쥐여주며 분해된 지방이 다시 축적되지 않도록 치료 후 한 달간은 저녁식사량을 반으로 줄이는
게 좋고, 치료 2일째부터 한 달간 매일 30분 이상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게 좋다는 당부를 곁들였다. 아니, 시술 안 받고 그렇게만
해도 자연히 뱃살이 눈에 띄게 빠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닌가!
시술 후 12일이 지난 오늘, 사이즈에 변화를 느끼지는 못해 홍보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배가 약간 말랑말랑해지는 느낌이 들다가
2~3주 정도 지나면 파괴된 지방세포가 1개의 글리세롤과 3개의 지방산으로 분해되어 간으로 전달된 뒤 정상적인 인체 생리 과정을
통해 배출되니 소변량이 많아지실 거예요. 3~4주 정도 지나면 사이즈가 약간씩 줄어드는 게 느껴지실 거고요.” 안 그래도 한 이틀
전부터는 아랫배 살이 말랑말랑하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던 차였다. 1~2주 후엔 나도 아랫배가 2~5cm 정도 줄어 날씬하게 변해
있을 거라 생각하니 마냥 즐거워졌다. 아직 더 변화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뱃살이 쏙 빠질 것 같은 기분 좋은 느낌.
에디터처럼 ‘바빠서’라는 핑계로 지갑 속 헬스클럽 회원권의 존재를 까마득히 잊어버리는 사람이라면 한번 해볼 만 하지 않을까? 4백만원이라는
견적 앞엔 좀 많이 망설여지겠지만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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