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도 답답해서
신종코로나 사태와 이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장기화로 인해 사회적 피로감이 심해지고 사람들의 삶이 피폐해졌다. 코로나 사태 이전만 하더라도 사람들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쌓인 피로를 여행이나 문화, 예술 및 스포츠 관람 등으로 해소하곤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감염의 우려 때문에 제한을 받게 되었으니 코로나 사태 이전과 같은 일상회복이 시급하다 할 것이다.
이제 사람들의 여가생활 자체가 크게 위축되었다. 사람들은 불안과 두려움에 오랫동안 시달리다 보니 정신건강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근자에는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누구라 할 것도 없이 당혹감과 허탈감이 빠져 중심을 잡지 못하고 허둥거리고 있다. 사람들을 만나면 모두가 “가슴이 답답하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고 있으니 정말 답답한 노릇이다.
며칠 전, 하도 가슴이 답답하여 산행이라도 하면 마음이 풀릴 것 같아 친구인 김건태 한국배구연맹 경기운영본부장에게 연락했다. 그런데 그날은 여자프로배구 경기가 있는 날이라서 산행할 수 없다며 차라리 경기장에 함께 가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의했다. 그래, 가슴이 답답할 때 스포츠 관전만큼 좋은 것이 어디 있을 것인가. 감염에 대한 두려움을 뒤로하고 대뜸 따라나섰다.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 들어서니 관중석이 듬성듬성 비어 있었다. 좌석 비우기로 한 사람씩 띄어 앉을 수 있으나 최근 오미크론 확산으로 인해 관중들이 걸음이 뜸해진 탓이겠다.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 : GX칼텍스 전을 관전하는 동안 관중들의 응원 열기가 무척 뜨거웠다. 경기 결과는 GX칼텍스가 3:0으로 이겼으나 승패가 무슨 상관이랴. 답답했던 가슴이 후련해진 것을.
당초 2021~2022년 프로배구 경기 일정은 금년 4월 초까지 잡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여자선수들 가운데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나 더 이상 경기를 진행할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연맹에서는 여자배구의 경우 포스트시즌을 치르지 않고 시즌을 조기 종료 하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흥국생명 : GX칼텍스 전을 마지막으로 시즌을 끝냈으니 올해 마지막 경기를 관전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