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테니스 대표팀. 김천= 박준용 기자
윤용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테니스대표팀이 1년 만에 1그룹에 복귀했다.
9월 17일 김천종합스포츠타운 테니스장에서 열리고 있는 태국과의 데이비스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예선 2그룹 3회전 복식에서 임용규(오크밸리)-설재민(건국대) 조가 태국의 쌍둥이 형제인 산차이 라티와타나-손차트 라티와타나 조에게 경기시간 19분만에 기권승을 거두로 1그룹 복귀를 확정지었다.
태국은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지키며 1-0으로 달아났고 이어서 한국의 임용규는 강력한 서브를 앞세워 1-1동점을 만들었다.
이어진 태국의 서비스 게임에서 임용규의 멋진 다운더인 라인 리턴과 설재민의 네트 플레이로 브레이크하며 2-1로 달아났다.
이때 태국의 산차이 라티와타나가 허리 통증으로 메디컬 타임을 요청하며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기권하고 말았다. 이날 경기에서 임용규와 설재민은 경기 초반부터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로 상대방을 압박하는 것이 돋보였다.
이로써 한국 남자 대표팀은 전날 단식 두 경기와 이날 복식에서 기권승을 거두며 남은 경기에 상관없이 2012년 지역 1그룹 복귀를 확정지었다.
작년 한국 대표팀은 필리핀과의 1그룹 플레이오프에서 두 단식을 먼저 따내고도 내리 복식과 3, 4단식을 내줘 종합전적 2-3으로 지는 바람에 올해 2그룹으로 강등됐었다.
설재민은 "특별한 전략보다는 경기 들어가기 전에 임용규와 편안하게 즐기면서 하자고 했는데 이것이 자신감으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용규는 "서로 이야기를 많이 했고 이기면 좋지만 우리가 지더라도 남은 단식이 있기 때문에 편안하게 최선을 다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윤용일 감독은 "올해 대표팀 감독을 맡으면서 1그룹 복귀가 목표였는데 빨리 달성해 기쁘다"며 "준비를 잘 해 1그룹에서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올해 전체적으로 쉽게 이겼는데 파키스탄과의 복식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런 경기를 하면서 선수들이 자신감이 많이 붙었고 나도 한국 테니스의 희망을 보았다"고 덧붙였다.
향후 대표팀 운영계획에 대해서는 "테니스 종목 특성상 선수들이 따로 모여 훈련을 할 수 없다. 그래서 아직 협회와 아직 상의하지는 않았지만 시즌이 끝나면 진천에 새로 생긴 국가대표 종합훈련원에서 한 달 또는 2~3주 정도 훈련 할 계획을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한국 테니스팬들에게 "원래 한국이 1그룹에 있어야 하는데 잠시 밀려나 있었다"며 "1그룹에 들어가면 일본과 같은 아시아 강자들이 많은데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 그리고 한국 선수들도 좀 더 노력하고 대회를 많이 다니면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해서 내년에도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한편, 이날 대한테니스협회 조동길 회장이 경기장을 찾아 경기를 관람하며 대표팀을 격려했다.
▲ 치료를 받고 있는 산차이. 형 손차트가 걱정스런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다
▲ 경기가 끝난 후 조동길 회장이 대표팀 선수들에게 1그룹 복귀를 축하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