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그림은 조선후기 혜원 신윤복의 그림으로 추정되는 "四時長春" 이라는 춘화도이다.
사랑을 나누는 남녀를 전혀 등장시키지 않고도 가장 에로틱한 장면들...
즉 " 있을 건 다 있고, 될 일은 다 돼 있다 " 라고 해곡 최순우 선생은 평한다.
장황한 수식어나 설명이 없이도 미루어 짐작하면 누구나 다 알 일이다.
눈 똑바로 뜨고 못 볼 것이 두가지 있으니, 하나는 醜態요 둘은 美態다.
어여쁜 자태를 무슨 배알로 직시하겠는가 ? 성긴 그림자로 살그머니 볼 나름이다.
하물며 남녀의 춘정을 표현하는 그림에서랴 .... 지킬 것 지켜 가면서,
가릴 것 가려 가면서, 버릴 것 버려 가면서 그릴 때 운치가 있는 법이다.
음욕이 붓보다 앞서면 그림은 망친다.
사시장춘을 그린 이는 철딱서니 없는 환쟁이가 아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혜원 신윤복이 아니면 절대 그릴 수 없는 것으로 여기고
좌측 상단에 혜원의 낙관을 찍었다 - 이를 전칭작(傳稱作) 이라 한다.
그럼 ~ 지금부터 좀더 구체적으로 그림의 진의를 찾아 보겠습니다.
먼저 밑에 있어야 할 신발이 쪽마루에 벗어놓은 남녀의 신발이다.
뭔가 수줍은 듯 가지런히 벗어놓은 분홍빛의 여자신발과,
흑심을 품은 듯한 남성의 검은신발은 무엇이 그리 급한지 후다닥 벗어놓은 모양새다.
아마도 남성이 쪽마루에 올라가 여성을 잡아 당겨 올려서 방안으로 들어간 듯 하다.
아뿔싸
안스럽게 술상을 받쳐들고 있는 계집종의 굳어버린 자세가 어딘지 곤혹스럽다.
앞으로 쭉 내민 손과 뒤로 은근 슬쩍 빠진 엉덩이가 그것이다.
연분홍 댕기와 짝을 이룬 얼굴에 살짝 띤 홍조도 춘정을 암시하는 듯하다.
정황으로 봐서 분홍신발 주인의 교성이 야릇하게 마당으로 울려 퍼지는 듯하다.
격조를 잃지 않으면서 남녀의 농밀한 운우지정을 에둘러 표현한
신윤복의 천재성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이것이 진정 고수의 경지 아니겠는가 ?
그렇다
방안의 춘정을 몸종이 볼 수 없고, 몸종의 춘정은 측면으로만 그려 내었다 .
몸종의 품신이 아직 성의 단맛을 알 나이는 아니다.
연분홍 댕기마져 애잔해 보이는 풋된 표정을 꼭 확인해야 직성이 풀린다면
그대는 관음증 환자다.
문간 기둥에 떡하니 써 붙여진 "사시장춘" 은 '나날이 봄날이다' 라는 말씀이다.
그 짓이 깨어나고 싶지 않은 춘몽이라는 걸 잘 안다.
갈설이 타령에도 사지장춘이 등장한다.
사랑하는 우리님아
칠야삼경 깊은 밤에 가죽방아 찧을 적에 꿍덕 꿍덕
떡방아만 찧지마라
방아 처음 내던사람 알고 찧나 모르고 찧나
강태공의 낚시방아처럼 사시장춘(四時長春) 걸어두고
떨구덩 떨구덩 찧어주오
얼~시구 시구 디딜방아 들어간다 절~시구 시구 들어간다.
전진은 천천히 후퇴는 빨리, 약입강출(弱入强出) 들어간다.
오른쪽 운무에 쌓인 듯 녹음이 우거진 계곡과 폭포는 언뜻 봐도 여성의 음부다.
수줍은 듯 가려 지거나 사~알짝 일부분만 허락한게 아니라...
맘껏 헤풀어진, 즉 누군가에 의해 광풍이 휘몰아쳐 지나간 흔적이다.
문간기둥 옆의 꽃은 아무리 추워도 초봄 일찍 가장 먼저 피어나는 매화다.
홍매화가 아닌 백매화는 남자가 방사한 정액을 은근히 암시한다
좌측의 큰 소나무가지는 후원전체를 감싸 안을 듯 굳세고 위압적이다.
당연히 초봄의 춘정이 터질듯이 발산하는 남정네의 음모다.
첫댓글 흠칫 놀란 몸종이 더 섹시합니다.
설명해 주는 말씀이 더욱 홍조를 뛰게 합니다. 잘 감상 했습니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