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프로야구의 김하성 선수가 계약 기간 4+1년에 최대 3900만달러(약 424억원)를 받는 조건으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했습니다. 김하성 선수가 어느 팀으로 가느냐만큼이나 많은 관심이 쏠렸던 것은 계약 조건, 즉 연봉이었어요. 프로 스포츠에서 연봉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연봉은 선수 개인의 가치를 평가하는 한편 종목의 인기, 포지션의 중요도 등 다양한 정보를 반영하는 척도입니다.
▲ 스위스의 테니스 선수 로저 페더러입니다. /게티이미지
미국 경제 잡지 포브스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린 선수는 테니스 선수 로저 페더러입니다. 작년 한 해만 무려 1억620만달러(약 1172억원)를 벌었다고 하네요. 선수 수입엔 경기 성적으로 거둔 상금과 기업의 후원, 광고 수입 등이 포함됐습니다. 2위는 축구 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차지했습니다. 그는 1억500만달러(약 1158억원)의 수입을 올렸어요.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 네이마르와 농구선수 르브론 제임스, 스테픈 커리, 그리고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 등이 수입 상위 10위 안에 올랐습니다.
연봉을 통해 종목별 인기를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포브스 운동선수 수입 상위 100명 명단엔 농구 선수가 35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식축구(19명), 야구(15명), 축구(12명), 복싱·종합격투기(6명), 테니스 (5명), 골프(5명)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모두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은 종목이죠. 스포츠 리그별 평균 연봉도 미국 프로농구(NBA)가 가장 높습니다. 선수 평균 연봉이 832만달러(약 92억원)에 달해요. 류현진, 김광현 선수가 활약하고 있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와 손흥민 선수가 있는 영국 프로축구리그(EPL)의 평균 연봉은 각각 430만달러(약 47억원), 397만달러(약 44억원)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종목 안에서도 포지션의 중요도와 희소성에 따라 선수들이 받는 연봉이 다 달라요. 미국 프로야구에서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포지션은 수비를 하지 않고 타석에만 들어서는 '지명타자'입니다. 1200만달러(약 132억원)로 다른 포지션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죠. 고액 연봉 계약을 한 선수들이 나이가 들면서 수비 부담이 없는 지명타자로 전향하는 경우가 많고, 홈런을 중요하게 여기는 미국 야구의 분위기 때문이기도 하죠. 2위는 우익수, 3위는 1루수로 모두 타격을 강조하는 포지션이죠. 선발투수와 포수는 타자들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연봉을 받는다고 해요.
반면 국내 프로야구에선 선발투수와 포수의 연봉이 높은 편입니다. 국내 야구 선수 중 연봉을 가장 많이 받는 선수는 롯데 자이언츠의 내야수 이대호 선수(25억원)입니다. 2위는 기아 타이거즈의 투수 양현종 선수(23억원)죠. 연봉 10위 안에 포수는 3명입니다. 엔씨 다이노스의 포수 양의지 선수가 20억원을 받아 전체 연봉 4위를 기록했어요.
김유겸 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