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6일 (토) 오늘은 절기상 소한이랍니다.
소한(小寒)이란 말뜻은 큰 추위가 아닌 작은 추위라는 뜻인가 봅니다.
흔히 속담에 '대한(大寒:금년은 20일)이가 소한이네 집에 놀러 왔다가 얼어죽었'다는 말이 있습니다.
대한 때 보다 소한 때가 더 춥다는 익살스러운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은 어제보다는 좀 추운듯 합니다. 영하 3도로 내려갔으니까요
옛날 영하 15도에서 30도(최전방 근무시)를 오르내리는 추위에 비하면 이 정도는 추위도 아니지만요.
그런데 아래 시계를 들여다보면 문득 하루가 12시간으로 표시되고, 1년이 12달로 표시됨을 보게 됩니다.
12진법의 시작인 듯 합니다.
한 해가 도는 것이나 하루 해가 도는 것이나 같은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1년이 대충 360일(삼백예순날)로 보면 왜 원(圓)의 각도를 360도로 정하게 되었는지를 그 기원을 알것 같습니다.
그것이 해가 제일 짧은 동지 12월 21일 무렵으로 시작해서 낮길이가 가장 긴 하지 6월과 대비 됩니다.
180일(180도) 정도가 지나면 해는 다시 원래 위치로 되돌아옵니다.
동지가 지난 지 이제 보름(15일) 정도 지났으니 15분 정도 더 길어지고 햇볕도 그만큼 더 강해졌음을 느낍니다.
햇살이 더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해시계가 정확하게 돌아가니 음력을 즐겨 쓰던 우리 조상님들도 해시계를 무시할수가 없었겠지요.
그래서 일년 360여 일을 한 달을 둘로 나눠서 24절기라는 이름을 붙였군요.
이 해시계에 맞추면 농사짓기도 편하고 세월의 흘러감을 정확하게 알 수 있었던 겁니다.
물론 달(月)로 계산되는 달력(月曆)이 있지만 이것의 부족한 점을 해달력으로 보완한 셈이라고나 할까요.
바닷가 어촌에서는 달을 중심으로 한 음력으로 물때를 아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정월을 동지가 지나서 설날로 정했지만 아직 추위가 맹위를 떨치는 한 겨울인지라 해길이를 중심으로 한 입춘(立春)을 따로 정해서 봄의 출발 깃점으로 삼습니다.
양력 2월 4일 무렵이죠. 아직 추위가 여전할 때입니다.
얼마나 추우면 '입춘 추위에 김칫독이 깨진다'는 말이 있을까요.
옛날시절 영하 8도가 예사였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양력 2월에 비닐 온실을 지어 놓고 매일 아침마다 온도계를 보며 기록하던 때 이야기입니다.
춘분이나 지나야 비로소 봄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음력) 춘 삼월이라는 말이나 삼월삼짓날 민속이 여기에서 나온듯 합니다.
우리 동양이 입춘을 깃점으로 봄의 출발을 삼았다면 서양은 춘분이 들어있는 3월을 봄의 출발점으로 삼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영어로 3월을 March라고 합니다. 이 march는 군인들이 싸움터로 행군하는 뜻을 지녔다고도 합니다.
계절적으로 전쟁하기 가능하거나 좋은 계절/달 말입니다. ( 그래서 러 -우 전쟁도 2월 말에 시작했나요? 6.25 한국전쟁도?)
결혼행진곡을 흔히 웨딩마치라고 하는 '마치'말입니다
강남갔던 제비가 돌아오는 (음력) 3월을, 그들은 전쟁터로 나가는 뜻으로 3월을 나타냈네요.
그러고 보면 1년을, 해의 공전주기를 기준으로 한 360으로 한 해(1년)을 정했다고 하면, 동양은 달의 주기를 기준으로 소위 음력으로 12달을 삼았으니(물론 윤년이니 윤달이니를 두워서 정확성을 기할려고 했지만) 기본적으로 이 둘의 장단점을 활용한 셈이지요.
원의 각도도 이 360에서 나왔구나 하고 생각해봅니다. 여기에서 기하학의 출발이 시작된 것이 아닌가도 의심해봅니다.
숫자 0의 시작도 말입니다.
동양에서 음력이 갖는 단점을, 태양력을 24절기로 즉 한 달을 반분한 15일 내지 16일로 해서 ( 물론 하루 이틀 차이가 있지만) 이용한 것은 현명한 대처가 아닌가 합니다.
12월 동지, 6월 하지, 3월은 춘분, 9월은 추분을 벽시계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는 춘분은 시계숫자판의 9시를, 추분은 3시로 해서 , 전체적으로는 시계반대방향(anticlockwise)으로 천체가 도는 것으로 보입니다.
절, 또는 일만 만(卍)자가 마치 바람개비처럼 돌아가는 우주의 운행을 나타내는 글자라고 하는데
이 표를 보면 시계방향(clockwise)의 반대방향으로 도는 것으로 보입니다.
24절기를 알기 쉽게 기억하기 쉽게 한 것으로 마치 유행가처럼 만든 것에 <농가월령가>가 있습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둘째 아들인 정학유가 지은 것으로 유명하지요.
우선 맛보기로 그 "서가"를 한 번 읽어봅니다.
<농가월령가 서가>
: 정학유 작
1. 序歌 (머릿노래)
2 천지(天地) 조판(肇判)하매 일월성신 비치거다.
3 일월은 도수있고 성신은 전차있어
4 일년 삼백 육십일에 제 도수 돌아오매
5 동지․하지․춘․추분은 일행(日行)을 추측하고
6 상현․하현․망․회․삭은 월륜(月輪)의 영휴(盈虧)로다.
7 대지상 동서남북, 곳을 따라 틀리기로
8 북극을 보람하여 원근을 마련하니
9 이십사 절후는 십이삭에 분별하여
10 매삭에 두 절후가 일망(一望)이 사이로다.
11 춘하추동 내왕하여 자연히 성세(成歲)하니
12 요순 같은 착한 임금 역법을 창제하사
13 천시(天時)를 밝혀 내어 만민을 맡기시니
14 하우씨 오백년은 인월(寅月)로 세수(歲首)하고
15 주나라 팔백년은 자월(子月)로 신정(新定)이라.
16 당금에 쓰는 역법 하우씨가 한법이라.
17 한서온량(寒暑溫凉) 기후 차례 사시에 맞아 드니
18 공부자의 취하심이 하령을 행하도다.
옛날 한문체라 낯설은 표현이 많으나 읽어볼만 합니다.
중국에도 24절기에 대한 노래가 있네요.
소개합니다.
( 출처: 신편 중화문화지식 전지도 : 여명 편저 (중국)해조출판사 2010년 판)
春雨驚春淸穀天, 夏滿芒夏暑相連。
秋處露秋寒霜降, 冬雪雪冬小大寒。
每月兩節不變更, 最多相差一兩天。
上半年來六卄一, 下半年是八卄三。 (84쪽에서)
(봄이 시작하는 )입춘 뒤에 우수, 경칩, 춘분, 청명, 곡우 식으로 표현된 것 같습니다.
(여름에는)입하 다음에 소만, 망종, 하지, 소서, 대서가 연 이어서 온다고 ..... 등등...
옛 선인들의 시간 관념을 대충 살펴 보았습니다.
우수 경칩이면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말을 떠올리면서,
소한 날에 올 겨울도 잘 지나가기를 바래봅니다.
(2024.01.06(토) 자부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