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서예[3159]채근담-과실이 없으면 공적이고, 원망받지 않으면 인덕이다
[채근담(菜根譚)] 前集전집 제28장
과실이 없으면 공적이고,
원망받지 않으면 인덕이다
處世 不必邀功 無過便是功
(처세 불필요공 무과편시공)
與人 不求感德 無怨便是德
(여인 불구감덕 무원편시덕)
세상에 처함에는 꼭 공만을 찾을 것이 아니다.
허물이 없게끔 하는 일이 오히려 공이 되는 것이다.
남에게 덕을 베풀어 자기의 은덕에
감사하기를 바랄 것이 아니다.
원망을 듣지 않게끔하는 일이 오히려 은덕이 되느니라.
處世처세=세상을 살아감.
○ 邀功 요공:요구하다 초대하다 추구하다;
. 邀=맞아들일 요. 초대에 응하다, 초청하다, 얻다, 받다.
無過무과=허물이 없다.
○ 便是功(변시공) : 그것이 곧 공이 된다.
便= 곧 ‘변’
與人여인= 남과 더불어 함께.
不求불구=구하지 않는다.
○ 怨= 원망할 원.
고자(古字)
感德 감덕= 恩德(은덕)에 감사함
○ 德덕= 恩惠 (은혜) 恩德 (은덕)
便是德(변시공)= 그것이 곧 덕이 된다.
便= 곧 ‘변’
[해설]
이 구절은 현대인의 일반적인 가치관으로 볼 때
너무나도 소극적인 교훈으로 받아 들여질 것이다.
그 처럼 소극적인 생활 태도로는 가치 있는 인생을 살아갈 수 없을 것이라며
반론을 펴는 사람도 없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적극적인 생활 태도만이 반드시 옳고
소극적인 것은 모두 틀렸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벽돌을 쌓는 데도 순서를 무시할 수 없는 것처럼 인생에도 때에 따라서는
제자리 걸음을 해야 할 때가 있고 쉬어야 할 경우도 있는 것이다.
객관적인 조건과 자기역량을 무시하고 '하면 된다'라는 구호와
더불어 저돌적인 밀어붙이기로 실패를 자초하는 자를 우리는 수없이 보아왔다.
공적과 인덕은 무심(無心)에서 비롯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