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끝난 후에 참전한 병사들이 가정으로 복귀할 때 흔히 겪는 외상 스트레스 증후군뿐만 아니라 군용이었던 손목 시계도 가지고 돌아왔었다.
이제 손목시계는 앞의 산투스두몽같은 영웅이나 최상층 계급이 과시하는 물건이 아니라 모든 남성이라면 남성성과 현대성, 그리고 선진성을 대표하는 필수적인 상징으로 거듭나기 시작하였다.
전쟁이 끝나고 10년도 채 되기 전에 손목시계와 회중시계의 생산 비율은 50대 1로 역전이 되었다. 수십 년 전에 남성들은 손목시계를 차느니 치마를 입겠다고 생각하는 풍조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제1차 세계 대전 직후의 어떤 재판에서 판사는 변호사가 손목시계를 찬 모습을 보고, 판사는 변호사의 변론을 중간에 끊은 뒤에 참전한 적이 있으냐고 물었고 변호사가 참전한 적이 없다고 하자 판사는 손목시계를 풀라고 명하고 참전 용사가 아닌 사람은 손목시계를 차는 것이 아니라며 훈계를 했다고 하는 에피소드가 전한다. 손목시계는 아마 남자들이 정말 치마를 입거나 귀걸이를 한 것이나 마찬가지로 대접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은 변하여 여자는 진주 목걸이를 둘러서 과시를 하고 남자들은 손목시계를 차면서 남성적 덕목을 보여주는 보석이 되는 세상이 되었다.
이제 손목시계의 시장은 한없이 넓어졌다. 이렇게 되면 광장히 시계는 아주 다양해진다.
다른 산업 분야에도 기술혁신이 끊임없이 진전이 되는 시대, 시계라고 예외가 될 수가 없다. 1926년 롤렉스는 완벽한 방수 시계인 오이스터Oyster를 내놓았고 곧 자동으로 태엽이 감기는 오토 로터Auto Rotor를 선보였다. 1902년에 프랑스의 화학자인 오귀스트 베르뇌유는 보석인 사파이어를 최초로 인조로 합성하는데 성공했다. 이것을 응용할 생각은 한 시계 회사는 쉽게 깨어지는 유리 대신에 처음에는 수정을 쓰다가 나중에는 합성 사파이어로 대체하였다. 이제 소중한 시계가 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쇠 그물을 덮거나 뚜껑을 덮을 필요가 없어졌다.
1930년 경에 예거 르쿨트르란 회사는 가장 작은 기계 시계 무브먼트Movement를 선보였고( 완성된 시계를 만드는 회사가 대부분이지만 순수하게 무브먼트만 만드는 회사도 꽤 있다 ) 곧 브라이틀링은 스톱워치에 대한 특허를 취득했다. 1957년 경에 해밀턴은 처음으로 전자시계-벤츄라(Ventura)란 이름-를 최초로 선보였는데 조만간 대세로 자리 잡게 된다.
witpo
Ⓐ 시계 무브먼트
Ⓑ 쿼츠 시계는 종래의 태엽구동 대신 수정 진동자, 즉 쿼츠( 석영 )를 이용해서 전지로 작동하는 전자식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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