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음] 김구연(아동문학가·인천문인협회 고문)씨 별세
▲김구연(아동문학가·인천문인협회 고문)씨 별세 = 13일. 빈소 : 인천시민장례식장 특1호실(인천시 미추홀구 석정로64번길 22). 발인 : 15일 오전 7시30분. (032)889-4644.
경인일보17시간전
술 한 잔 걸치면 "야, 인간아!" 하던 친구가 뭣 때문인지
2020년 내가 <개도 잔소리한다>를 보내주자 소식 뚝 끊어버려서 나도 소식 보내지 않았는데, "야!, 인간아! 왜 그랬어! 그리고 어째 그렇게 허망하게 가냐!"
평소에는 말이 없다가 술만 먹으면 주사를 부려 좀 부담스러웠던, 70년대 등단 동기!
동화 쓰는 부인과 함께 동기들의 선두주자로 동시와 동화로 세종아동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을 받으며 각광을 받았으나 인세출판은 하지 못하고, 자비출판만 하기에 내가 안타까워 창비에 부탁을 하기도 했지만 허사.
등산을 좋아해서 안 다닌 곳이 없을 정도. 반작용으로 작품 쓰는 것은 소홀.
인천에 있는 대한제분회사 과장으로 퇴직. 인천문인협회 회장 역임.
2018년인가 내가 조수옥 시인과 인천까지 가서 냉면도 함께 먹은 기억이 아직 생생한데,
왜 소식을 끊어버린 거야!
오래 전에 서울에서 여럿이서 술을 먹는데, 옆에 앉은 내 뒷통수를 마구 쳐서 식겁.
아침에 내가 나무라자 새색시처럼 말도 못하던 친구.
1980년인가 방 두 칸짜리 셋방살이하는 안양 우리 집에 이 친구외 다른 두 친구랑
쳐들어와서 밤새 마시고 떠들다가 꼬부라져 잤는데, 이 친구가 술이 취해 밤에 우리 집 에서 제일 비싼(?) 이불에다 실례! 아아 가난해도 순수했던 그때 그 문청시절!
몸이 좋아 나보다 오래 살 줄 알았는데....이 인간이 미리 가네!
전립선염으로 고생하더니 그게 암으로 발전했나? 자넨 술이 탈이야!
평생 낡아빠진 그 단독주택에만 살다가 갔으니 그쪽 세상에선 좀 번듯한 아파트에서 살아 보게나. 이 인간이 가면서 아침부터 날 화나게 아프게 하네! 에이, 나쁜 놈!
이렇게 빨리 갈 줄 알았으면 "야, 인간아! 술 끊어라!"하고 호되게 야단이나 쳐줄 것을...
잘 가게! 편히 쉬게! 나는 10년 더 살다가 갈 작정이네! 으흐흐흐.
*소식을 들으니 어제, 저녁 잘먹고 서재 의자에 앉아서 운명했다고 함.
복 중에서도 최고의 복이 죽을복. 나만 공연히 슬퍼했네. 부럽다!
술 좋아하더니 도통했나 보다.
첫댓글 술 드시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